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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노조 "사측의 라인 매각 반대... 정부도 방관해선 안돼"

[전문] 첫 입장 "기술·노하우 보호가 최우선... 일본 소프트뱅크의 요구, 부당"

등록 2024.05.13 11:48수정 2024.05.13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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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 분당구에 있는 네이버 본사 ⓒ 연합뉴스

 
네이버 노동조합이 13일 네이버의 라인야후 지분 매각을 공식 반대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네이버지회 '공동성명'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라인 계열 구성원과 이들이 축적한 기술, 노하우에 대한 보호가 최우선"이라며 "최선의 선택은 지분 매각을 하지 않는 것"이라고 밝혔다. 네이버 노조는 정부를 향해서도 "대한민국 노동자들이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정부의 적극적이고 단호한 조치를 요구한다"고 했다.

최근 일본의 국민 메신저 '라인'을 운영하는 라인야후의 경영권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네이버 노조가 공식 입장을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네이버 노조는 "지분 매각은 단순히 네이버가 A홀딩스(라인야후의 대주주)의 대주주 자리를 내놓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라며 "네이버의 서비스에서 출발한 라인이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기 위해 애써 온 구성원들의 열정과 노력, 기술과 경험이 일본 기업인 소프트뱅크에 넘어갈 가능성, 그리고 구성원들이 고용 불안에 놓일 가능성을 의미한다"고 했다. 네이버 노조는 "10일 열린 온라인 간담회에서 참여한 300여 명의 직원들 역시 애정을 쏟아 왔던 서비스와 구성원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표출했다"고 했다.

네이버 노조는 "네이버의 글로벌 메신저 플랫폼으로 시작한 라인이 아시아 NO.1 플랫폼으로 자리 잡기까지는 국내에 있는 2500여명 라인 계열 직원 외에도 네이버, 네이버클라우드, 엔테크서비스, 엔아이티서비스, 인컴즈 등 수많은 네이버 계열 구성원들의 하나된 헌신과 노력이 있었다"면서 "네이버 경영진은 라인 계열 구성원과 이들이 축적한 기술, 노하우에 대한 보호를 최우선 순위로 삼으라"고 했다.

노조는 사측을 향해 "50% 지분 중 일부라도 소프트뱅크에 넘어가게 된다면 2500여명의 대한민국 노동자인 라인 구성원들이 소프트뱅크의 자회사 소속으로 고용 불안을 우려하는 상황이 벌어질지도 모른다"라며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을 위해 노력한 대가가 미래에 대한 불안이라면 앞으로 누가 새로운 시도와 도전에 나서려 하겠나"라고 비판했다.

네이버 노조는 경영진뿐만 아니라 한국 정부에도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노조는 일본 정부가 개인정보유출 사건 등을 빌미로 네이버의 라인 지분을 축소하려 압박하고 있는 점을 언급하며 "보안 사고의 대책으로 지분을 늘리겠다는 소프트뱅크의 요구는 상식적이지도 않고, 부당하기까지 하다"고 했다.

네이버 노조는 "한국 기업이 해외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고, 기술을 탈취 당하고, 한국의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게 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상황에서 적극적이고, 단호하게 대처하고 부당한 요구에는 목소리를 내어달라"라며 "이번 사태에 방관자로 머물지 말아달라"고 했다.


다음은 이날 네이버 노조의 입장문 전문.

[전문] 네이버노조 "라인야후 지분 매각 반대… 정부, 방관자 머물러선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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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후 라인야후가 입주해 있는 일본 도쿄 지요다구의 도쿄가든테라스기오이타워에 사람들이 들어가고 있다. 걸어가는 사람 앞으로 '라인야후'라고 적혀 있다. 라인야후는 전날 네이버에 모회사의 공동 대주주 자리에서 물러나라는 요청을 공식화하면서 탈 네이버를 선언했다. ⓒ 연합뉴스

 
공동성명은 네이버의 라인야후 지분 매각에 반대합니다.

라인 계열 구성원과 이들이 축적한 기술과 노하우에 대한 보호가 최우선이며, 이들을 보호하는 최선의 선택은 지분 매각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노동자들이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정부의 적극적이고 단호한 조치를 요구합니다.

공동성명은 라인을 포함한 네이버의 모든 구성원들이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일하며 서비스 이용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요구하고 행동하겠습니다.

"지분 매각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고 소프트뱅크와 성실히 협의해 나가고 있습니다"

지난 주 금요일 발표한 <일본 라인야후에 대한 네이버의 입장을 말씀드립니다>는 공식 입장문에 포함된 이 한 문장은 많은 구성원들을 불안에 떨게 했습니다.

지분 매각은 단순히 네이버가 A홀딩스(라인야후의 대주주)의 대주주 자리를 내놓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네이버의 서비스에서 출발한 라인이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기 위해 애써 온 구성원들의 열정과 노력, 기술과 경험이 일본 기업인 소프트뱅크에 넘어갈 가능성, 그리고 구성원들이 고용 불안에 놓일 가능성을 의미합니다. 지난 10일 공동성명 주최로 열린 온라인 간담회에서 참여한 300여명의 직원들 역시 애정을 쏟아 왔던 서비스와 구성원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표출했습니다. 하지만, 회사의 공식 입장문에는 주주, 사용자, 정부에 대한 감사는 표했지만, 이 상황에서 가장 큰 영향을 받게 될 구성원에 대해서는 어떠한 배려나 언급도 담겨 있지 않았습니다.

네이버의 글로벌 메신저 플랫폼으로 시작한 라인이 아시아 NO.1 플랫폼으로 자리 잡기까지는 국내에 있는 2500여명 라인 계열 직원 외에도 네이버, 네이버클라우드, 엔테크서비스, 엔아이티서비스, 인컴즈 등 수많은 네이버 계열 구성원들의 하나된 헌신과 노력이 있었습니다.

경영진의 결정에 따라 동료와 동료들의 노력, 축적된 기술 모두 토사구팽이 될 지 모른다는 우려를 하는 구성원들의 걱정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입장문에 강한 유감을 표하며, 공동성명은 네이버 경영진에 아래와 같이 요구합니다.

라인 계열 구성원과 이들이 축적한 기술, 노하우에 대한 보호를 최우선 순위로 삼으십시오. 이들은 경영진이 말하는 성실한 협의의 결과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사람들입니다. 라인 계열 구성원들은 2021년 소프트뱅크와 50:50으로 합작회사를 설립하면서 네이버의 라인야후 경영 비중이 낮은 것을 우려하면서도, 경영진의 결정을 존중하고 라인의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을 위해 열정과 노력을 쏟아 부었습니다. 라인의 기술 만큼은 온전히 우리의 것이라는 자부심이 있었고, 글로벌 진출을 위한 전략이라는 경영진의 말을 신뢰했기 때문입니다.

50%의 지분 중 일부라도 소프트뱅크에 넘어가게 된다면 2500여명의 대한민국 노동자인 라인 구성원들이 소프트뱅크의 자회사 소속으로 고용 불안을 우려하는 상황이 벌어질지도 모릅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을 위해 노력한 댓가가 미래에 대한 불안이라면 앞으로 누가 새로운 시도와 도전에 나서려 하겠습니까?

경영진을 신뢰하고 진정성을 바탕으로 국내에서 시작해 성공한 글로벌 서비스를 만들어온 구성원들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을 보여주십시오.

구성원 보호를 위한 가장 최선의 선택은 매각을 하지 않는 것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 매각으로 불안감을 느낀 라인 구성원들의 인재유출은 서비스의 질적 하락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2021년 연단에서 이해진 GIO는 라인을 '네이버'의 글로벌 성공 사례로 꼽으며 자부심을 드러 냈습니다. 10여년 전 대지진의 위험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함께 라인을 만든 구성원들과 그들을 지지해온 수많은 직원들이 일궈온 자부심을 남의 것으로 만들지 말아주십시오.

한국 정부에 요구합니다. 보안 사고 발생 시 재발 방지를 위한 조치를 마련하고, 보안을 강화하는 것이 통상적입니다. 보안 사고의 대책으로 지분을 늘리겠다는 소프트뱅크의 요구는 상식적이지도 않고, 부당하기까지 합니다. 한국 기업이 해외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고, 기술을 탈취 당하고, 한국의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게 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상황에서 적극적이고, 단호하게 대처하고 부당한 요구에는 목소리를 내어 주십시오. 이번 사태에 방관자로 머물지 말아주십시오.

마지막으로 라인의 글로벌 시장 성공을 위해서 일해온 라인 계열 법인 동료들, 네이버와 계열사 동료들에게 말씀드립니다. 공동성명은 우리의 동료들이 경영상 결정의 희생양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너무나 많은 구성원들이 불투명한 사업의 미래와 고용 불안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계십니다. 심지어 더 이상 공동성명의 구성원이 되지 못할까 걱정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참담한 마음을 느꼈습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립니다. 공동성명은 노동조합의 손을 잡기를 원하는 단 한 분도 외면하지 않겠습니다. 시시각각 바뀌고 불투명한 상황 속에도 한 가지만은 확실히 약속드립니다. 노동조합은 어떠한 상황이 벌어지더라도 구성원들을 최우선 순위에 놓고 공동성명의 울타리 안에서 보호할 것입니다. 구성원들이 안정적으로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일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함께 요구하고, 함께 행동할 것임을 약속 드립니다.
#네이버노조 #라인 #소프트뱅크 #경영권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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