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1번에 공천된 박경미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후보자 1번에 공천된 박경미 홍익대 수학교육과 교수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실에서 열린 중앙위원회에 참석해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유성호
또 비례대표 1번 순위를 받은 박경미 홍익대 수학교육과 교수는 과거 제자 논문표절 의혹을 받기도 했다. 지난 2004년 당시 다수 언론보도에 따르면 박 교수가 그해 11월 발표한 <한국, 중국, 일본의 학교 수학 용어 비교 연구>라는 논문이 같은 대학 대학원 제자의 석사학위 논문을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박 교수는 당시 언론에 "학술지에 일단 투고를 한 뒤 이름을 같이 올리려고 생각하고 있었고, 정씨에게도 그 사실을 말하려 했으나 시기를 놓쳤다"고 말했다. 그러나 제자 정씨는 "박 교수가 기본 아이디어를 제공했지만, 비교 분석과 설문조사 결론 쓰기 등의 전체 과정을 혼자 했다"라고 말했다.
당선 가능권에 순위를 받을 것으로 보이는 심기준 강원도당위원장은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을 주도했던 경력으로 인해 시민사회가 낙천을 요구한 인물이다.
강원지역 20여 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강원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지난 10일 심 위원장을 공천 배제 명단에 포함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의 정무특보를 지낸 심 위원장이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 추진에 앞장서고, 케이블카 사업 추진이 더민주의 당론인 것처럼 언론에 유포했다는 이유였다.
이들 단체는 당시 기자회견에서 "심 위원장이 2015년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을 조건부 승인한) 국립공원위원회의 심의를 앞두고 '설악산 케이블카 추진이 더민주 당론으로 채택되었다'는 허위 사실을 유포한 바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심 위원장은 "설악산케이블카 사업이 강원도의 오래된 3대 현안 중에 하나로서 환경 보전 문제도 있지만 그쪽 주민들의 먹고 사는 문제 등을 따져서 관철해야 되겠다 판단했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당선권의 인물 대부분이 대학교수나 정관계 출신 인사들로 채워져 있다는 점도 논란이 되고 있다. 그동안 더민주가 강조해 왔던 중산층과 서민을 대변하는 인물을 찾기 어렵고, 여성, 청년,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전혀 배려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 된다.
당선이 유력한 A그룹 가운데 당과 관련 있는 김성수 당대변인, 김종인 대표, 이용득 전 최고위원 등을 제외한 나머지는 의사, 교수, 퇴역 장성, 고위공무원 출신으로 채워졌다
(관련기사 : 김종인, 비례대표 2번에 '셀프공천).
당헌상 반드시 배치하게 돼 있는 당직자, 장애인, 노동, 청년 후보는 순번에 따라 당선이 가능한 B그룹에 포함됐다. 더민주의 비례대표 당선 가능선이 15번까지 전망되는 상황에서 이들의 당선권 진입을 장담할 수 없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더민주 고위당직자는 "어떤 기준으로 후보를 선정한 것인지 도저히 모르겠다, 왜 저 사람들이 비례대표가 돼야 하는 건지 아무런 설명이 없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 당이 어떤 철학과 비전이 있는지 비례대표를 통해 보여줘야 하는데, 단지 면접 점수가 높다고 높은 순위를 주면 스펙 좋은 사람만 국회의원이 될 수 있다는 얘기와 뭐가 다른가"라고 질타했다.
중앙위 파행, "칸막이 없애고 투표해야"한편, 이날 표결을 통해 비례대표 순번을 정하기 위해 소집된 더민주 중앙위원회는 일부 중앙위원들의 반발로 파행됐다.
비대위가 비례대표 후보군을 A·B·C그룹으로 나눠 후보자 순위를 투표로 결정하는 방식을 채택하려 했지만 일부 중앙위원들은 각 그룹의 '칸막이'를 헐고 투표할 것을 촉구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더민주는 43명 후보자를 A·B·C 등급으로 나눴다. 1번부터 10번까지 A그룹은 당선 안정권이었고 11번부터 20번까지의 B그룹은 순번에 따라 당선 가능성이 달라진다.
이 중 A그룹에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권한으로 박경미 홍익대 교수와 김 대표 본인이 각각 1번과 2번을 받았고, 최운열 서강대 교수가 6번을 받았다. 사무처 당직자인 B그룹 송옥주 더민주 정책실장은 13번을 부여받았다.
일부 중앙위원들의 요구는 이렇게 순번이 정해진 인물들을 제외하고 나머지 후보는 등급별 구분 없이 투표를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우섭 인천 남구청장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그룹을 나누는 것은 당헌 102조3항 '당선안정권의 100분의20 이내에서 전략상 특별히 고려가 필요한 후보자를 선정하고 그 외엔 중앙위 순위투표로 확정한다'는 것을 위배하는 것이고 중앙위원 권한침해"라고 지적했다.
한 중앙위원은 또 "벌써 '정의당에 비례대표 주라는 이야기지?'라는 연락이 날아온다"라며 "비례대표 후보 1번은 제자 논문 표절이라고 나오고 어떤 분은 자격 문제가 나오는데 이런 부분을 중앙위원들이 통제하고 자정할 기능을 가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더민주 비대위는 중앙위를 정회하고 내일(21일) 오후 2시 재소집하기로 결정했다. 비대위는 중앙위 재소집 전까지 일부 중앙위원들이 제기한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김성수 대변인은 "43명을 그룹으로 나누지 않고 중앙위 한번의 투표로 순위를 결정하게 되면 비례대표 취지에 맞지 않은 사람이 선정될 수도 있다"라며 "등급을 나눈 것은 비대위 실문진의 판단이고, 등급별 구성은 공관위 면접 점수를 보고 비대위원들이 판단 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중앙위에서 제기된 의견을 감안해 재논의하겠다. 칸막이 없이 투표할 경우 43명에서 숫자를 줄여야할 것 같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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