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가족 의료지원진 "안홍준, 농성장 방문부터"

단식자 관련 발언 논란... 안홍준 의원, 8일 페이스북에 입장 밝혀

등록 2014.08.08 17:07수정 2014.08.08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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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참담한 심정으로 안홍준 의원과 다른 의사 출신 국회의원들이 최소한의 양심과 의사로서의 윤리적 의무를 지키기를 요구한다."

새누리당 안홍준 국회의원(창원 마산회원)이 단식농성하고 있는 '세월호 참사' 유가족을 두고 한 발언이 논란에 휩싸운 가운데, '세월호 유가족 의료지원진'(아래 의료지원진)은 이같이 밝혔다.

8일 의료지원진은 "의사인 새누리당 안홍준 의원은 정말 유가족들이 단식으로 죽기를 바라는가?"라는 제목의 성명을 냈다. 산부인과 의사 출신인 안 의원은 7일 황우여 교육부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장에서 "단식을 제대로 하면 벌써 실려 가야 되는 게 아니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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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안홍준 국회의원. ⓒ 윤성효

의료지원진은 "단식하고 있는 유가족들에 대한 의료지원을 해왔던 우리 의료인들은 세월호 유가족들이 자식을 잃은 상태에서 하루하루의 단식을 지속하는 것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곁에서 지켜봐왔다"며 "우리에게 의사인 안홍준 의원이 다른 의사출신 국회의원들과 나누었다는 이야기는 우리를 참담하게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의료진들은 단식이 단식자들의 건강과 생명을 해칠 우려가 있어 윤리적인 딜레마에 부딪친다"며 "특히 이번처럼 이미 심신이 극도로 피폐해진 상황에서 유가족들이 단식에 돌입하게 되자 우리들의 우려는 심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의료진은 단식자들에게 그들의 건강상태를 알리고 단식중단에 대한 의학적 권고를 해왔다"며 "다만 우리는 세계의사회의 '단식투쟁에 대한 말타선언(WMA Declaration of Malta on Hunger Strikers)'에 따라 단식자들의 '자율성을 존중하라'는 지침에 따라 행동했다"고 덧붙였다.

의료지원진은 안 의원 등에 대해 "우리가 의사인 안홍준 의원이 다른 동료의사인 새누리당 신의진․서용교 의원과 나누었다는 말에 충격을 받는 것은 이들이 단식자들의 건강과 생명에 어떠한 관심조차 가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라 밝혔다.


이들은 "이들에게 세계의사회의 단식투쟁에 대한 선언을 상기시키는 것조차 사치스럽다"며 "말타선언은 환자들의 건강과 생명을 우선해야 하는 의사들의 윤리적 의무를 기본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식은 죽을 각오로 해봐야 해 등'의 발언을 도대체 어떻게 의사가 할 수 있단 말인가?"라고 밝혔다.

의료지원진은 "제대로 단식을 하면 25일까지 못 간다는 그의 말도 과학적 근거가 없고, 이는 또한 유가족들의 단식을 거짓으로 매도하는 파렴치한 발언일 뿐"이라며 "안홍준 의원이 할 일은 망언을 내뱉는 것이 아니라 농성장에 방문부터 하는 것"이라 밝혔다.


안홍준 "단식자의 건강을 염려해서 한 발언"

한편 안홍준 의원은 8일 페이스북을 통해 입장을 밝혔다. 안 의원은 "어제 발언은 '세월호 사건'에 대한 야당 의원의 질의 중 유가족분들의 단식이 25일째라는 것을 듣고, 의사 출신으로서 단식자들의 건강이 위험하다고 염려되어 한 발언이었음을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그런 취지에서 옆 자리에 앉아 있는 또 다른 젊은 의사출신 의원에게 단식으로 견딜 수 있는 시간을 물어봤던 것이고, 정치인이나 일부 이벤트성으로 단식 농성하는 경우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단식농성을 하려면 제대로 해야 한다는 과거 시민운동 할 때부터의 소신을 말한 것일 뿐"이라 덧붙였다.

안 의원은 "동료의원과 사적 대화다 보니 언론에서 발언의 전체적인 내용이나 취지를 보지 않고, 일부만을 보도한 측면이 있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세월호 유가족분들을 폄훼하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본의 아니게 세월호 유가족분들의 마음에 상처가 되었다면, 진심으로 사과와 유감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안홍준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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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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