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직장은 대학교 앞 작은 책방이에요. 학생들에게 책을 팔고 그걸로 먹고사는 사람이지요. 그래서 책은 나의 또 다른 삶이에요."

하지만 먹고살기 위해서만 책방을 운영하는 건 아니에요. 책을 통해 삶을 찾고 책 속에서 세상을 보고 싶은 사람이거든요. 저의 꿈은 책과 함께하는 공동체를 만드는 거예요. 그래서 책방도 일부러 대학교 앞에 낸 거고요. 젊은 학생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정말 즐거운 책방이에요.

▲ 1987년 6월 12일 연세대학교 정문 앞 도로에 누워 '이한열 군 최루탄 직격 발사 피격 사건'에 대해 항의하고 있는 대학생들 ▲ 1987년 6월 한국은행 앞 교차로에서 가두 시위를 벌이다 경찰이 최루탄을 쏘며 달려오자 다음 시위장소를 향해 뛰어 가는 시민 학생들

6월 18일은 최루탄 추방 국민결의의 날입니다.
살인무기, 최루탄=독가스탄 추방에 동참하는 시민들께서는 다음과 같이 행동합시다.
- 6월 18일 밤 10시부터 10분간 소등을 하여 최루탄=살인탄 사용에 대해 항의하고 희생자들의 쾌유를 기원합시다.
- 주거지 관할 경찰서에 최루탄=살인탄 사용 중단을 요구하는 전화를 합시다.
- 전투경찰들에게 최루탄 사용 중지를 호소합시다.
1987년 6월 18일 "최루탄=살인자 몰아내자 이 땅에서", 민주헌법쟁취 국민운동본부

경찰이 우리 서점을 수색해 책들을 압수해 가고 나를 경찰서로 끌고 간 건 작년 일이었어요. 정부에서 읽지 말라는 책들을 학생들에게 판 건 죄라고 하더라고요. 우리 책방에서 파는 책에는 불온한 사상이 숨어 있다네요. 포르노나 도색잡지는 팔아도 되지만, 철학책이나 역사책은 안된다는 말이에요. 그것 때문에 구속될 수도 있는 게 지금 세상인가봐요.

요즘 우리 책방 단골 학생들이 도통 보이질 않네요. 학교에도 안 온다는 소문이에요. 매일 거리에서 산다고 하더라고요. 어제 일이었어요. 햇볕에 얼굴이 까맣게 탄 학생들 무리 속에서 우리 책방 단골손님들을 발견할 수 있었어요. 하얀 마스크를 쓰고 있었지만 난 다 알아볼 수 있겠더라고요. 반가운 얼굴은 뭘로 가려도 쉽게 찾아지는 법이지요. 날씨도 참 좋더라고요.

▲ 1987년 6월 늦은 밤까지 민주화 요구 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부산 지역 시민 학생들

전국에 걸쳐 연인원 수백만 명이 넘는 국민들의 항의 시위와 끊이지 않는 경찰과의 충돌에도 불구하고 완전무장한 경찰의 독가스탄 난사로 인해 사경을 헤메는 학생은 있을지언정 '비폭력'과 '질서'를 외치는 시위 군중에 의해 경찰의 인명이 위협당하는 사례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시위 군중의 자제에 의해 보호받는 경우가 자주 있었다.
1987년 6월 20일 "성명서", 민주헌법쟁취 국민운동본부 공동대표, 상임집행위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