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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듣기 등록 2019.10.15 17:45 수정 2019.10.15 17:45
오마이뉴스는 금강과 낙동강을 탐사취재한 뒤 '삽질 10년, 산 강과 죽은 강' 특별기획 보도를 이어간다. <4대강 부역자와 저항자들>(오마이북)을 원작으로 오마이뉴스가 제작한 4대강 다큐멘터리 영화 <삽질>(영화투자배급사 엣나인필름)은 11월 초에 영화관에 개봉한다.[편집자말]

2일 열린 환경부 국감에서 이상돈 의원이 영주댐의 흑조 현상을 설명하면서 공개한 사진 ⓒ 이상돈

 
"영주댐 시험담수를 하고 안 하고의 결정 권한은 수자원공사에 있습니까, 환경부장관의 권한입니까?"

지난 2일 환경부 세종청사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바른미래당 이상돈 의원이 조명래 환경부장관에게 던진 질문이다. 조명래 장관은 이에 대해 "환경부장관의 권한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2018년 3월 전임 김은경 장관의 영주댐 시험담수 포기 결정을 자신이 번복했다고 밝힌 것이다. 이에 이 의원은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영주댐은 2018년 3월에 극심한 녹조, 녹조가 아니라 '흑조'가 돼서 시험담수를 중단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1년이 넘어서 이를 번복하는 데 있어서 숙의가 제대로 된 것인지 저는 의구심을 갖고 있습니다."

[이상한 환경부] 수문 여는 데 10년, 닫는 건 한 순간
 

백제문화제 주무대 건너편인 공산성 앞쪽에도 상류에서 떠내려온 황포돛배 50여 척이 뒤엉키고 부서진 채 방치되고 있다. ⓒ 김종술

    
비단 영주댐 문제에 국한된 건 아니다. '녹조댐'으로 불리는 영주댐 수문은 1년 반 만에 닫혔고, 공주보 수문은 백제문화제 행사 기간 동안 잠시 닫혔다가 다시 열고 있다. 백제보 수문은 3달여간 열렸다가 닫힌다. 환경부가 최종 결정한 일이다. 수문 개폐와 관련한 환경단체들과의 협의체가 구성됐지만, 이 테이블에선 제대로 논의되지 않았다.

이명박-박근혜 정권 때 수문을 열어달라고 지속해서 문제를 제기했던 환경단체들은 최근 환경부의 이런 조치에 허탈해 하고 있다. 지난 2017년 5월 문재인 대통령이 심각해지는 4대강 수질 개선 방안 마련을 지시한 뒤 어렵사리 열린 일부 보의 수문이다. 이 수문을 여는 데 무려 10년이 걸렸다. 하지만 닫히는 건 한순간이었다.

환경부는 자치단체 등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낙동강의 8개 수문은 아직도 굳게 닫혀 있다. 농민들이 반대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문재인 대통령의 4대강 재자연화 공약을 위해서는 수문을 열어서 농업용수와 지하 수위 등의 변동 등에 대한 모니터링 작업을 해야 하는데, 환경부장관은 이에 대해서는 '자의적 결정'을 미루고 있다.

며칠 전 기자는 지난 7월부터 개방한 백제보 수문을 오는 10월 21일 닫는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곧바로 환경부에 확인 전화를 걸었다. 환경부 담당자는 "백제보 민관협의체와 금강 수계 민관협의체에서 논의한 뒤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협의체에 참석하고 있는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금시초문"이라고 반박했다. 누가 거짓말을 하는 것일까?

우선 최근 일련의 환경부 조치를 복기해보자.

[공주보 담수] 약속 어긴 공주시, 민관협의체 들러리 세운 환경부
 

기자회견 장면. ⓒ 이경호

 
지난 9월 25일 환경부 청사 앞에서 '독단적 공주보 담수 규탄 기자회견'이 열렸다. 금강유역환경회의 등 시민환경단체들은 "금강수계 민관협의체와는 별도로 이루어진 환경부 독단의 결정"이라면서 "환경부는 '공주시가 백제문화제 행사 진행을 위한 담수 요청'에 원칙 없이 수문을 닫았다"고 성토했다. 민관협의체를 들러리로 전락시켰다는 것이다.

이들의 주장처럼 2018년 3월에 전면 개방된 공주보 수문은 백제문화제 행사를 앞둔 지난 9월 19일에 닫혔다. 환경부가 백제문화제 때 강물에 유등을 띄워야 한다는 공주시 요청을 받아들인 결과였다. 하지만 이는 2018년 백제문화제에 한해서만 수위 회복을 하겠다는 민관협의체와 한 약속을 어긴 조치였다. 당시 한시적 수문개방의 조건은 '단 한 번'이었다.

따라서 환경단체 인사들은 그동안 약속이 지켜지는 줄 알고 있었다. 공주시도 올해 백제문화제 행사는 수문을 개방한 채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왔다. 올해 열린 각종 민관협의체 회의 때마다 이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지만, 그때마다 공주시 공무원은 "현 상태에서 유등을 띄우는 데 문제가 없는 만큼 약속대로 행사를 치를 것이다"라고 말해왔다.

공주시는 지난 8월 5일 충남도 금강보처리 민관협의체에서 "담수 없이 백제문화제 준비를 완료했다"고 보고하면서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된 백제문화제 추진계획을 첨부하기도 했다.

"황포돛배 357척과 유등 293점을 부교 주변에 금강 수위에 맞도록 연출한다. 보 개방으로 수위가 낮아 미르섬 경관조명 및 주간프로그램 강화. 낮아지는 수위에 유등 조명효과 미비, 유동적인 조명효과 대체→움직이는 튜브스터, LED 헬륨 풍선 등 활용한다."
 

공주보가 다시 닫히고 백제문화제 행사를 위해 유등을 띄우고 있다. ⓒ 김종술

 
공주시는 공주보 수문 개방을 대가로 정부에 1223억 원의 사업비를 요청하기도 했다. 금강생태교육과 설치 100억 원, 탄천지구 다목적 농업용수 개발 420억 원, 쌍신지구 지표수보강개발을 위해 정안천 라보댐 건설 58억 원 등 10개 사업이다. 공주보 수문개방과는 관계가 없거나 적은 것들이 대부분이다. 공주보 수문개방을 '볼모'로 잡은 꼴이다.

하지만 백제문화제가 임박한 지난 9월 10일, 18일 공주시는 두 차례에 걸친 공주보 민관협의체에 유등축제 진행을 위해 공주보 담수를 요청했다. 지금까지와는 상반된 태도였다. 민관협의체는 공주시가 제시한 3개 이유가 근거가 없다고 평가했고 결론을 내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환경부는 공주시의 근거 없는 사유를 들어 담수를 강행했다. 공주보 민관협의체 개최 이후 하루 만에 일어난 일이다. 환경부는 이미 공주시의 의견을 받아들여서 공주보 담수를 결정한 상태에서 민관협의체 논의를 형식적으로 진행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금강유역환경회의 등 환경시민단체들은 25일 기자회견에서 "담수 기간이 단지 20일이라 하더라도 물생태환경에 주는 영향은 매우 크다"면서 "환경부는 '금강 수계 민관협의체'를 무시하고 기만한 것에 대해 사과하고 독단적 판단으로 갈등과 불필요한 논쟁을 만드는 일을 중단하라"고 촉구했지만, 환경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지하수영향조사] 막대한 예산 들여 관정 판 환경부, 헛돈 썼나?

환경부의 일방적 행정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환경부는 대한지질공학회에 '보 개방에 따른 지하수 영향 정밀조사' 연구용역을 의뢰했다. 이와 함께 공주보 개방에 따른 지하수 공동관정 28개소를 설치하여 지하수 부족을 해소하겠다고 했다.

이와 관련 지하수 연구용역을 하던 전문가는 "조사가 이루어지는 시기에 지하수 관정을 파게 되면 정밀한 결과를 가져올 수 없다"는 입장을 피력했지만 환경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공주보와 백제보 인근에 지하수 관정을 팠다.

환경부가 이상돈 의원실에 제공한 '금강 보 개방 관련 관정 설치 현황'을 살펴보면 공주보 쌍신동은 지하수 조사가 진행 중이던 4~5월 6억2900만 원을 투입 관정 26개, 백제보 자왕·저석리 일대에는 7~8월에 21억6000만 원을 투입해 120개의 설치했다. 여기에 들어간 예산은 27억9900만 원이다.
 

한국대한지질공학회의 ‘쌍신동 지역 지하수 정밀조사’ 요약본 ⓒ 익명 제보

 
최근 기자가 입수한 한국대한지질공학회의 '쌍신동 지역 지하수 정밀조사' 요약본에 따르면 금강 인근 제외지(GZM-101)에 설치된 관측정에서는 보 개방에 따른 지하 수위 변화가 관측되지 않았다. 시추 조사 및 지하 수위 관측 자료를 볼 때 금강과 쌍신뜰 지하수의 상호작용은 크지 않는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 조사 결과가 확정된다면, 환경부가 막대한 예산을 들여 관정을 팔 이유가 없었던 셈이다. 이상한 점은 또 있다. 공주보, 백제보 수문개방에 따른 지하수 영향을 받았다는 것을 전제로 판 관정의 깊이다.

백제보 관리 수위는 EL 4.2m이다. 완전 개방하면 EL 1.4m 정도로 수위가 떨어진다. 공주보도 비슷한 수치다. 농민들이 사용하는 지하수 관정의 깊이는 대략 8~12m 정도이다. 두 개 보의 수문을 개방해 지하 수위가 하락했다고 해도, 기존의 관정의 깊이를 초과해서 수위가 떨어질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환경부가 공주보와 백제보 일원에 판 지하수 관정의 깊이는 최소 50m에서 최대 248m까지였다. 보 개방에 따라 지하 수위가 하락할 경우 최대 5m가 넘지 않는 상황인데 많은 예산을 들여 이토록 깊게 관정을 판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환경부는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보 처리방안 제시가 끝나고 모니터링이 더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고 그 일환으로 시작한 것이다. 관정 굴착은 맞는데, 농가의 사용량이 많아서 수막재배 사용에 충분한 양은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농민들이 지속해서 부족하다는 의견 있었다."

하지만 50~200m 이상 내려가야 할 정도로 지하 수위가 떨어졌다는 것은 보 개방에 따른 지하 수위 변동의 영향으로 보기 어렵다.

한 전문가는 "100~200m 깊이까지 관정을 뚫었다면 그 물이 어디에서 흘러든 것인지는 아무도 모른다"면서 "금강과 맞닿아 있는 곳이라면 수위변동에 따라 그 비슷할 정도로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백제보 담수] "환경부, 수문개폐 맘대로 결정... 협의체는 몰랐다"  
 

환경부는 백제보를 상류의 비닐하우스 수막재배 때문에 보를 닫아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전면 개방된 백제보 전경 뒤쪽으로 비닐하우스들이 늘어서 있다. ⓒ 김종술

  
공주보 수문은 백제문화제를 마친 뒤 차츰 개방해 오는 10월 16일경 전면 개방될 예정이지만, 10월 21일에는 백제보 수문이 다시 닫힌다. 지난 7월 16일에 전면 개방한 뒤 3달여만이다. 수십억 원을 들여 백제보 수문개방의 대안으로 100여 곳 이상에 관정을 팠지만, 이 역시도 무용지물이다. 환경부 보 개방 부서의 담당자에게 백제보 담수 이유를 물어봤다.

"120개의 지하수 관정은 봄, 여름, 가을에 백제보 수문을 열기 위해서 한 것이었다. 이 지역의 수막재배를 위해서는 이 관정으로는 부족하다. 하반기 보 개방 협의체에서 논의를 거쳐 결정한 사항이다. 백제보 민관 협의체에서 작년보다 15~20일 정도 빨리 백제보를 닫아달라고 요청해서, 전문가와 농민들과 조정해 21일로 결정했다."

하지만 백제보 민관협의체에 위원으로 참석하고 있는 추교화 부여환경연대 대표는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추 대표는 "나는 11월 3일에 백제보 수문을 닫는 것으로 알고 있고, 그 이후에 별도로 협의하지도 않았다"면서 "공주보를 닫을 때처럼 환경부가 거짓말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공주보 회의 때에도 백제문화제를 위한 한시적 개방도 불가하다는 입장을 분명하게 밝혔었는데, 환경부가 협의체를 들러리로 세운 뒤 결정을 한 것"이라면서 "이렇게 환경부가 일방적으로 수문 개폐를 맘대로 결정한다면 협의체가 무슨 필요가 있겠냐"고 말했다.

유진수 금강유역환경회의 사무처장도 "환경부가 금강 수계 민관협의체에서 백제보 조기 담수에 관해 이야기를 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면서 "지난 9월 23일 세종보에서 있었던 10차 보 개방 민관협의체 회의에서는 특별한 논의가 오가지 않았다"고 밝혔다.

[영주댐과 낙동강 수문] '오락가락' '독단 행정' 환경부
 

4대강 사업 관련 낙동강 현장조사팀이 지난 8월 30일 경북 영주댐 상류 내성천 모래톱에서 '내성천 SOS' 현수막을 들고 있다. ⓒ 권우성

   
지난 2일 환경부 세종청사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이상돈 의원이 지적한 영주댐의 담수도 환경부장관이 결정한 일이다. 영주댐의 발전시설 하자보수 기간이 오는 12월 말로 예정되었기에 이에 따른 조치라는 게 환경부의 설명이었다.

하지만 이 의원은 물론 대부분의 환경단체도 2018년 3월에 담수를 포기했던 영주댐의 재담수 사실을 알지 못했다. 이 의원실에 따르면 환경부는 사실상 영주댐 담수를 시작한 뒤에 언론사에 한 장짜리 보도자료를 뿌렸다. 언제까지 담수를 할지도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환경부는 이렇듯 힘겹게 열린 4대강 수문을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닫고 있지만, 낙동강 8개 보의 수문을 여는 것은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 자유한국당과 일부 농민들이 농업용수 부족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2일 국정감사에서 이상돈 의원의 질문에 이같이 답변했다.

이상돈 의원 "농업용수가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전반적으로 볼 때 보를 개방해서 농업용수가 그렇게 많이 부족하다고 볼 수 있습니까? 어떻게 생각하세요, 장관님?"

조명래 장관 "준설을 했기 때문에 지하 수위가 낮아져서 농민들은 지하수 부족을 그냥 느낌으로만 가진 부분도 없지 않을 것이고..."

이상돈 의원 "그리고 수막재배는 농업용수가 아니고 난방용수입니다. 지하수법 해석상 농업용이 아니라 난방용이라고 볼 수 있는 거지요. (중략) 이렇게 진한 녹조 물로 농사를 하고 거기서 나오는 쌀을 먹어도 됩니까? 장관님, 별문제 없다고 보세요?"

조명래 장관 "오염수는 아무래도 농업에도 해롭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국회 환경노동위 이상돈 의원과 오마이뉴스 김종술 시민기자가 21일 오전 충남 서천군 화양면 망월리 금강과 화산천 합류점에서 금강녹조 상태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 투명카약을 타고 있다. ⓒ 권우성

   
금강에서는 수문 개방 시 농업용수 부족 우려는 거짓으로 판명이 났고, 조 장관의 답변처럼 낙동강의 경우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우려일 뿐이다. 환경부는 아직 확실치 않은 자유한국당과 일부 농민들의 주장을 이유로 들어 낙동강의 수문조차 열지 못하고 있다. 보를 열었을 때 실제로 농업용수가 부족한지에 대한 확인 작업도 벌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올해에도 녹조가 창궐한 낙동강은 지금도 1300만 영남인들에게 먹는 물을 공급하는 수원지이다. 조 장관은 이 물로 농사를 짓는 것이 해롭다고 인정하면서도 수문개방 조처를 하고 있지 않다. 환경부는 올해 초에 낙동강과 한강의 수문을 개방해서 이로 인한 영향을 모니터링한 뒤 '보 처리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지만, 이 약속도 지키지 못하고 있다.

수문을 닫는 건 단체들과 제대로 된 논의 없이 결정하면서 낙동강 수문도 열지 못하는 환경부장관, 아무래도 이상하다. 영주댐 수문을 닫으면 내성천 환경 파괴가 가속되고, 공주보 수문을 닫으면 개방 후 살아나는 생태계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에 개의치 않는 환경부.

정부 부처 중 강의 환경을 최우선 고려해야 할 환경부가 계속 이런 모습이라면, 앞으로도 4대강 재자연화라는 대통령 공약 이행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면, 환경부는 '환경' 간판을 떼어야 하지 않을까.
덧붙이는 글 독자들이 이 기사에 보내주시는 ‘좋은 기사 원고료’는 지난 10년여 동안 금강을 취재해 온 김종술 기자에게 전달됩니다. 많은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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