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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듣기 등록 2019.10.11 07:51 수정 2019.10.11 07:51
오마이뉴스는 금강과 낙동강을 탐사취재한 뒤 '삽질 10년, 산 강과 죽은 강' 특별기획 보도를 이어간다. <4대강 부역자와 저항자들>(오마이북)을 원작으로 오마이뉴스가 제작한 4대강 다큐멘터리 영화 <삽질>(영화투자배급사 엣나인필름)은 11월 초에 영화관에 개봉한다.[편집자말]

조명래 환경부 장관이 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환경부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 환경부

 
"4대강조사평가기획위원회의 발표에 대해 그 지역 더불어민주당 소속 자치단체장과 시의원들이 전부 반대 의사를 표명했어요. 물관리위원회가 이를 간과하면 민란이 일어날 것 같아서 지적한 겁니다. 장관은 이를 아시겠습니까?"

지난 2일 환경부 세종청사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임이자 자유한국당 의원이 조명래 환경부 장관에게 호통치면서 추궁한 말이다. '세종보 해체, 공주보 부분 해체' 등 지난 2월 4대강조사평가기획위원회(이하 4대강기획위)가 제안한 '금강, 영산강 보처리 방안'을 최근 출범한 대통령 직속 국가물관리위원회가 받아들인다면 민란이 일어날 것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가짜'이거나 '과잉'. 4대강 사업 때 만든 보 처리 문제에 대한 자유한국당의 대응은 대부분 이런 식이었다.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등 자유한국당 지도부도 지난 3월경 공주보와 세종보를 돌면서 지역 농민들을 부추겼다. 보를 해체하면 농업용수가 부족할 것이라고 성토했다.

이에 호응한 일부 농민들은 '보 철거 반대', '우리 농민 다 죽인다' 등이 적힌 현수막을 공주지역에 도배하면서 반발했다. 하지만 수문을 전면 개방했던 올해, 농민들은 차질없이 농사를 지었다. 금강은 보를 해체했을 때와 비슷한 수위를 유지했지만, 농업용수는 풍족했고 민란은 일어나지 않았다.

이날 이장우 자유한국당 의원은 "물관리는 적어도 100년 가까이 지켜보고 보완하면서 결정을 해야 하는데, 전 정권에서 전임자들이 한 일이기에 이를 갈아엎으려 한다"면서 "이 문제를 결정할 물관리위원회의 위원들은 조국과 같이 정치권을 기웃거리는 폴리페서로 꽉 차 있고, 이런 홍위병들을 앞세워 (보처리에 대한) 정책 결정을 하려고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4대강 사업의 주역이었던 한나라당 후신인 자유한국당 스스로 자문해야 할 말이다. 4대강 사업은 2~3년 만에 끝냈다. 이 사업으로 훈·포장을 받은 자들은 단일 건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인 1000여 명에 달했다. 이에 부역했던 '폴리페서'들도 많았다. 이들은 청와대에 들어갔고, 장관도 됐다. 일부 학자들은 수십, 수백억 원대의 정부 프로젝트를 땄다.

이날 두 의원의 말을 들으면서 떠올린 인물이 있다. 지난 8월 22일 금강유역환경회의 등 '자전거 탄 금강' 답사단과 동행취재 할 때 만난 박정현 부여군수였다. 임 의원의 주장과 달리 민주당 소속인 박 군수는 4대강기획위의 제안을 찬성했다. 어정쩡하게 반대 입장을 밝힌 김정섭 공주시장과 이춘희 세종시장과는 달리 그는 백제보와 하굿둑의 해체도 주장했다.

[거짓말 #1] 보를 만들어 수질 개선?  

당시 박정현 부여군수에게 자유한국당이 4대강기획위 제안을 반대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물었다.

"4대강 사업이 거짓말로 지어진 사업이라는 것을 감추고 싶은 것이다. 운하사업에 대한 반대가 워낙 거세니까 운하로 가기 위한 전 단계 사업을 했다. 홍수와 가뭄 해결, 수질개선 등의 목표를 내세웠지만, 모두 거짓말이라는 게 증명됐다. 지금 와서 잘못된 사업이라고 시인하면 4대강 사업의 목적과 취지 완전 부정하는 것이기에 목숨을 걸고 반대하는 것이다."
 

지난 8월 22일 오후 충남 부여군 백제보 문화관에서 만난 박정현 부여군수. ⓒ 권우성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민란', '농민 다 죽인다' 등의 선정적 구호를 내세우며, 국정감사장까지 이 문제를 끌고 와서 성토하고 있지만, 박정현 군수는 이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자유한국당과 일부 언론들은 최근 세종보와 공주보의 수문을 개방해서 수질이 나빠졌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박 군수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백제보 수문을 닫으면 4.2m 수위를 유지한다. 물을 빼면 1.7m 수준이다. 며칠 전부터 수문을 전면 개방했는데, 백제보와 1년 전부터 수문을 개방한 공주보 구간은 지금 자연 상태의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이 구간에 녹조현상이 완전히 없어졌다. 공주보보다 일찍 수문을 개방한 세종보 구간도 녹조는 없다.

하지만 여전히 수문이 닫힌 하굿둑으로 갈수록 녹조가 심각했다. 자유한국당의 주장과는 달리 수문을 열어 강물을 흐르게 하면 수질이 개선된다는 명백한 증거이다. 4대강 사업으로 보를 만들어 수질을 개선하겠다는 주장은 거짓말이다."


[거짓말 #2] 홍수 예방하고 가뭄 대비?

이명박 정부는 수질 개선 이외에도 홍수 예방과 가뭄 극복을 4대강 사업의 목적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박정현 군수는 "전국적으로 봤을 때 1980년대 이후 4대강 본류에서 홍수가 난 사례는 5%도 안 된다"면서 "나머지 95%는 산간벽지나 도서 지역, 지류 지천에서 난 사고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보의 수문을 닫아서 물을 항상 담아뒀다가 급작스런 호우에 물을 제대로 빼지 못하면 홍수가 날 위험이 있다"면서 "홍수를 예방하겠다는 4대강 사업의 목적은 말도 되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4대강 보를 통해 가뭄에 대비하겠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다음과 같이 반박했다.

"금강 주변은 보가 없을 때도 물이 풍족했다. 또 가뭄에 대비해 물을 저장해놓는 기능은 지류 하천의 상류 쪽 저수지 등이 담당한다. 그곳에서 흘려보낸 물을 농업용수로 사용한다. 가뭄을 대비한다면 지천의 상류 쪽 저수지를 개선하거나 지천에 보를 세우는 게 타당하다. 가뭄 극복이라는 4대강 사업의 이 목적도 거짓말이다."

최근 자유한국당이 주장하는 보 해체시 농업용수 부족에 대해서도 박 군수는 반박했다. 그는 "2017년 백제보 수문을 전면 개방했을 때 자왕벌 시설원예 농가들의 수막재배에 필요한 지하수, 즉 난방 용수가 부족해서 농작물이 얼어버리기도 했지만, 환경부와 부여군, 농어촌공사 등이 총 12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안정적인 용수공급에 합의한 상태이기에 그 민원은 해소됐다"고 밝혔다.

"수막재배 지하수 문제 때문에 자왕벌 주민들이 청양과 공주 쪽 농민들에게 함께 대응하자고 요청했다. 하지만 그때 농민들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서 호응을 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지난 2월 금강 보 처리방안이 발표되자 물이 없어서 농사 못 지을 것처럼 주장하고 나왔다. 특정 정치인이나 정당에서 온 문자나 지시를 받지 않고 나섰다는 것을 양심껏 고백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정치 세력이 이 문제를 쟁점화시키면서 지역을 분열시키고 있다."

박 군수는 "수막재배용 용수만 확보된다면 백제보는 완전히 효력이 정지된다"면서 "금강의 자연성을 회복하려면 백제보도 철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려] 녹조물로 지은 쌀, 누가 사 먹을까?

박정현 부여군수는 금강 하구의 녹조물로 농사를 짓는 것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명했다.

"녹조물로 농사를 지으면 위험하다. 농수로의 물이 중금속 등에 오염되면 농작물이 다 빨아들이고, 열매에까지 침투한다. 녹조라고 예외일 수 없다. 남조류는 마이크로시스틴이라는 치명적인 맹독성 물질을 함유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이를 제대로 알지 못해서 지금은 큰 영향이 없지만 녹조물로 지은 쌀을 누가 사 먹을까? 국민건강을 위협하고 농산물을 판매해야 하는 농민들에게도 치명적인 위해를 가할 것이다."
 

"물을 흐르게 놔두면 예전에 있었던 민물조개, 재첩도 돌아온다. 백제의 고도인 부여, 관광지이면서 청정농업 지역인 이곳은 강이 살아야 산다." ⓒ 권우성


박 군수는 "쌀만 위험한 게 아니라 부여군에서 생산되는 모든 농산물 판매에 타격을 받을 것"이라면서 "수문을 열거나 보를 해체하면 해결이 되는 문제인데, 일부 정치권의 영향을 받은 농민들은 이 사실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군수는 금강하굿둑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그는 "금강 하굿둑에 해수를 유통시키면 전북지역 농업용수 공급에 지장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하는데, 이런 물로 계속 농사를 지을 수는 없다"면서 "전북 쪽에서는 하굿둑이 열렸을 때 농업용수에 대한 대안 마련에 쓸 수 있는 예산이 없다고 난색을 표하는데, 중앙정부가 나서서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부여군수는 마지막으로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물을 흐르게 놔두면 예전에 있었던 민물조개, 재첩도 돌아온다. 참게와 민물장어도 있다. 물을 맑게 하는 모래가 쌓이고 그 백사장에 사람과 새들이 돌아올 것이다. 백제의 고도인 부여, 관광지이면서 청정농업 지역인 이곳은 강이 살아야 산다."

[증거] "사진은 거짓말하지 않는다"

다시 환경부 국감장으로 돌아가 보자. 이날 이장우 의원이 물관리위원회의 위원 구성을 계속 지적하자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나름대로 객관성과 중립성을 유지하려고 최대한 노력했다"고 답변했다. 이에 이 의원은 "말 같지 않은 대답하지 말라"고 몰아붙였다. 이날 오후 질의에서도 이 의원은 조명래 장관을 상대로 4대강기획위가 발표한 보처리 방안에 대한 비판을 계속했다.

"국민 혈세 22조 원이나 투입한 것을 다음 정권, 그다음 정권이, 서로 정권이 바뀔 때마다 계속 갈아엎으면 국민 혈세는 뭐가 되고, 국가 경제는 뭐가 됩니까. 그게 제대로 된 정치입니까?"

"만약에 잘못하면 나중에 현 정권이 얘기하는 적폐 장관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거예요. 그래서 신중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나중에 그 책임을 반드시 져야 합니다."

이 의원은 이날 이명박 전 대통령의 '업적'에 약간이라도 흠집이 나면 큰일이 날 것처럼 호통을 쳤다. 물관리위원회 위원들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하면서 근거조차 제시하지 않고 '홍위병', '폴리페서'라고 규정했다. 4대강기획위가 제안한 보 처리 방안을 물관리위원들이 받아들이지 못하도록 사실상 압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그간 환경시민단체 인사들은 물관리위원회에 대해 "현 정부가 4대강 재자연화 공약을 지키려고 하는지 의심되는 인사들로 구성되어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0여 년간 학자적 양심을 지키면서 4대강 사업을 비판한 학자들은 대부분 배제됐다.

이날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국감장에서 사실상 4대강 사업은 잘한 사업이라고 강변하고 있는데도,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도 이를 반박하거나 반론을 펴지 않는 것도 이상했다. 이상돈 바른미래당 의원만이 4대강 사업 마지막 구간인 영주댐으로 내성천이 파괴되는 문제, 낙동강 상류의 오염원인 영풍제련소 문제 등을 지적하면서 환경부의 적극행정을 촉구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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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돈 의원은 박정현 군수의 말을 증명하듯이 수문개방 이후 살아나는 금강의 모습을 사진으로 보여주면서 고군분투했다. 이날 국감장에서 이상돈 의원이 "사진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말하면서 보여준 아래 사진을 확인하면 자유한국당 의원들과 박정현 군수, 이상돈 의원 중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2017.8. 금강 녹조 유입 논 ⓒ 이상돈 의원실

  

2017.8. 금강 녹조 유입 논 ⓒ 이상돈 의원실

   

2019.5. 공주 상서뜰. 공주보 수문을 전면 개방했지만, 농업용수는 부족함이 없었다. ⓒ 이상돈 의원실

 

2016.7. 공주보 일대 녹조 ⓒ 이상돈의원실

  

2018.8. 백제보 일대 녹조 ⓒ 이상돈의원실

  

2019.9. 세종보 하류 유구천 합수부. ⓒ 이상돈 의원실

  

2018.5. 세종보 일대 ⓒ 이상돈 의원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에 보내주시는 ‘좋은 기사 원고료’는 지난 10년여 동안 금강을 취재해 온 오마이뉴스 김종술 시민기자의 취재비로 전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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