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윤아, 다윤아..."

신발도
가방도
다 나왔는데...
넌 왜 아직이니?

2015년 4월,
세월호 참사 실종자 허다윤, 그리고
아빠 허흥환, 엄마 박은미의 이야기

step

"다윤이 빼곤..."



엄마의 깊은 한숨.
1년 전 수학여행 떠난 딸은
아직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다 나왔어요.
신발도, 가방도, 옷도..."

텅빈방



"이 방에 있어야 할
다윤이만 없어요."

왜 혼자 나왔니



수학여행 전날,
2014년 4월 14일 밤.
다윤, 엄마, 언니 세 모녀는
오순도순 짐을 쌌다.
2014년 7월 어느 날,
다윤이의 캐리어가 나왔다.
엄마는 차마 용기가 안 났다.
아빠가 젖은 캐리어를 받아 들었다.

아빠의 눈물



아빠는 오랜만에 캐리어를 꺼냈다.

"마음 약해질까봐 못 꺼냈는데
다윤이 찾으면 그때 꺼내려 했는데."

껌딱지 우리 딸

바다냄새



다윤이의 교복.
빨고, 또 빨았지만
다윤이의 블라우스에선
짙은 바다냄새가 났다.

엄마는 딸의 교복만큼은
고이 접어 장록 깊숙이 넣어뒀다.
언제든 볼 수 있게,
언제든 품을 수 있게.

입학 선물



엄마는 다윤이의 고등학교
입학선물로 처음 스마트폰을
사줬다. 스마트폰은 다윤이의
배낭에서 나왔다.

왜 안 받았니...



스마트폰을 배낭에 넣어둬서
다윤이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사고 소식을 접한 엄마·아빠는
백 번도 넘게 전화를 걸었다.

흔적도 없이...



심하게 부식된 다윤이의 스마트폰.
복원조차 할 수 없었다.
엄마는 딸의 흔적 하나하나가
그립고, 안타깝다.

가정통신문



다윤이의 캐리어에선
명찰과 함께 성적통지표가 나왔다

"교우관계가 깊은 학생,
예의 바르고 성실한 학생,
서기를 맡은 꼼꼼한 학생..."

비스트



가수 비스트를 좋아하는 다윤이는 수학여행을 다녀온 뒤, 친구와 비스트 콘서트에 가기로 약속했다.
친구는 다윤이의 학생증을 들고비스트 콘서트를 찾았다.

"다윤아, 우리 함께 콘서트 온 거야."

책상



단원고 2층.
2학년 2반 맨 뒷자리.
다윤이의 책상엔 다윤이가 없다.

다윤이의 꿈



다윤이가 키웠던 꿈,
유치원 선생님.

다윤이는 말했다.
"꿈과 희망을 이야기 하는
멋진 유치원 선생님이 되고 싶어요."

깜비



다윤이가 아꼈던 반려견 깜비.
4월 15일 밤, 가족과의 마지막 문자.
"깜비 잘 있으라고 해."
step
다윤이가 깜비를 껴안고 잤던
방엔 이제 깜비만 남아 있다.
엄마는 깜비에게서 다윤이를 본다.

삭발



"다윤이가 싫어할텐데..."
그래도 아빠는 머리를 밀었다.
세월호를 인양해 딸을 찾기 위해서.

"유가족이 소원"



"근데 이젠 (다윤이를)
빨리 찾아서 좋은 곳으로
보내주고 싶어요.
다윤이도 편하게
친구들 만나서 못했던
이야기를 나누며
놀 수 있게 해 주고 싶어요.
그게 소원이 돼 버렸네요."

엄마의 통곡



다윤이가 머물러 있는
바다로 향하는 길.
엄마는 목 놓아 딸을 불렀다.
2015년 4월 2일.
먹구름이 가득했다.
엄마와 아빠는
오늘도 집을 나선다.
이날도 엄마와 아빠는
청와대와 광화문에서
"실종자 9명을 찾아달라"며
손팻말을 들었다.

집에 오는 길



엄마와 아빠는 다윤이와 함께
올 날을 기다리며 계단을 올랐다.
대통령이 약속했잖아요.
마지막 한 명까지
찾아 주겠다고...
오마이뉴스는
9명의 실종자가
다시 가족 품에 안기길
기원합니다.

기획 / 사진 / 영상 / 글
이희훈 소중한
디자인 고정미
프로그래밍 최용민
제작 이종호,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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