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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8.10.31 08:00수정 2018.10.31 08:00
최근에는 씨 부분에 적색이 도는 레드키위가 나오고 있다. 당도가 높아 재배 면적이 빠르게 늘고 있다. 레드키위는 중국 육성 품종인데, 그린키위나 골드키위와 종류가 다른 건 아니다. 골드키위의 한 종류다.

최근에는 씨 부분에 적색이 도는 레드키위가 나오고 있다. 당도가 높아 재배 면적이 빠르게 늘고 있다. 레드키위는 중국 육성 품종인데, 그린키위나 골드키위와 종류가 다른 건 아니다. 골드키위의 한 종류다. ⓒ 김진영

 
집에서 내비게이션을 켜니 390km라고 나온다. 목적지는 한반도의 맨 끄트머리 해남이다. 추수가 얼추 끝나가는 들판을 지나 해남 옥천면에 도착했다. 전라남도 농촌기술원 과수연구소가 최종 목적지다. 과수연구소는 농업기술원 산하 연구소 가운데 아열대·온대 과일을 연구하는 곳이다. 주로 연구하는 품종은 참다래, 무화과, 비파, 석류, 유자 등이다.

풍경이 멋들어진, 모든 수확하는 것이 맛들어지는 가을. 수확하는 모든 것들에 단맛이 가득하지만, 다섯 손가락을 꼽을 때 빠지면 섭섭한 게 참다래다. 참다래는 우리나라에서 1970년대부터 재배한 과일이다. 중국이 원산지로, 1901년 뉴질랜드 선교사가 씨앗을 본국으로 가져가 정원수로 심기 시작해 개량을 거치면서 현재의 모습이 됐다. 

참다래 도입 초기에는 '차이니즈 구스베리(Chinese gooseberry)'로 불리다가 본격적으로 수출을 하면서 뉴질랜드 국조(國鳥)인 키위를 닮았다 해서 '키위 프루트'로 이름을 지었다. 뉴질랜드를 대표하는 과일이지만 고향은 중국 양쯔강 중류다.

뉴질랜드 대표 과일 '키위'의 고향은 중국
 
과수연구소에 색다른 키위가 달려 있었다. 녹색 바탕에 짙은 갈색을 띠며 털이 있거나 없는 모양새가 보통의 키위와 비슷하다. 형태만 다를 뿐 색은 비슷한 키위들 사이에 뜬금없이 연회색 털이 복슬복슬한 키위가 있으니 바로 눈에 띄었다. '비단'이라는 이름이 달려 있다. 국내 육성 품종으로 최근에 품종 등록했다.

과수연구소에 색다른 키위가 달려 있었다. 녹색 바탕에 짙은 갈색을 띠며 털이 있거나 없는 모양새가 보통의 키위와 비슷하다. 형태만 다를 뿐 색은 비슷한 키위들 사이에 뜬금없이 연회색 털이 복슬복슬한 키위가 있으니 바로 눈에 띄었다. '비단'이라는 이름이 달려 있다. 국내 육성 품종으로 최근에 품종 등록했다. ⓒ 김진영

 
우리나라에는 1970년대에 소개됐다. 1991년 키위 관세가 철폐되면서 타격을 받았다. 수입 키위에 대항하기 위해 국내에서 자생하는 다래에 착안해 '참다래'라는 명칭을 붙이고 연합사업단까지 꾸렸다. 

사업단이 활성화되면서 키위는 수입, 참다래는 국내산으로 구별하기 쉽도록 이름을 구분해 불렀다. 키위 프루트라는 과일에 국내산은 참다래라고 부르고, 수입 키위는 양다래로 부르는 경우도 있었다. 똑같은 과일인데 세 가지 이름으로 불린 것이다. 최근에는 키위로 통합되는 분위기다. 한국참다래협회도 한국키위협회로 이름을 바꿨다. 

과수연구소에서 보유하고 있는 키위 종류는 모두 115종이다. 키위 재배 초반부터 2000년대까지의 주 품종은 그린키위였다. 털이 복슬복슬하고, 자르면 속이 초록색 과육인 품종이다. 그린키위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을 때 속이 노란 골드키위가 수입됐다. 

국내에서는 뉴질랜드 회사와 계약한 제주 농가에서만 재배해 국내에 유통했다. 골드키위가 수입되면서 1995년부터 연구에 들어가 2004년도에 품종 등록한 게 '해금'이다. 현재 국내에서 가장 많이 재배하는 골드키위 품종이다.

해금이 만들어지기 전에는 '제스프리 골드' 품종을 허가받은 농가에서 재배하고 있었다. 골드키위는 그린키위보다 당도가 높고 과육이 부드러워 인기가 많다. 최근에는 씨 부분에 적색이 도는 레드키위가 나오고 있다. 당도가 높아 재배 면적이 빠르게 늘고 있다. 레드키위는 중국 육성 품종인데, 그린키위나 골드키위와 종류가 다른 건 아니다. 골드키위의 한 종류다. 

과수연구소에 색다른 키위가 달려 있었다. 녹색 바탕에 짙은 갈색을 띠며 털이 있거나 없는 모양새가 보통의 키위와 비슷하다. 형태만 다를 뿐 색은 비슷한 키위들 사이에 뜬금없이 연회색 털이 복슬복슬한 키위가 있으니 바로 눈에 띄었다. '비단'이라는 이름이 달려 있다. 국내 육성 품종으로 최근에 품종 등록했다.

'비단'은 그린키위의 일종인데, 비타민C가 많이 들어있는 키위 가운데서도 함유량이 압도적이다. 영양학 사전에 나온 키위의 비타민C 함유량은 97mg/100g, 더 많은 것이라고 해도 퀴즈쇼에 나온 게 167mg/100g이다. 그런데 비단키위의 비타민C 함유량은 1000mg/100g으로 다른 키위와는 비교가 안된다. 참고로 비타민C 하루 권장량은 100mg이다.
 
비단키위는 압도적인 비타민C 함유량, 특이한 외형뿐만 아니라 먹는 방법도 색다르다. 보통의 키위는 반을 잘라 숟가락으로 파서 먹거나 껍질을 깎아내고 잘라 먹는다. 그런데 비단키위는 바나나처럼 껍질을 까서 먹는다. 다른 키위보다 먹기 편하다. 

키위의 문제는 후숙... '숙성 스티커' 개발 예정  
 
비단키위는 압도적인 비타민C 함유량, 특이한 외형뿐만 아니라 먹는 방법도 색다르다. 보통의 키위는 반을 잘라 숟가락으로 파서 먹거나 껍질을 깎아내고 잘라 먹는다. 그런데 비단키위는 바나나처럼 껍질을 까서 먹는다. 다른 키위보다 먹기 편하다.

비단키위는 압도적인 비타민C 함유량, 특이한 외형뿐만 아니라 먹는 방법도 색다르다. 보통의 키위는 반을 잘라 숟가락으로 파서 먹거나 껍질을 깎아내고 잘라 먹는다. 그런데 비단키위는 바나나처럼 껍질을 까서 먹는다. 다른 키위보다 먹기 편하다. ⓒ 김진영

 
키위가 영양상 좋다고 하더라도 맛있게 먹으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키위를 먹기에 가장 좋은 시점은 만져봤을 때 말랑말랑한 촉감이 느껴질 때지만, 구매 시점에서는 대부분 겉이 딱딱하다. 완숙에 가까울 때 수확해야 하지만, 유통과정 중에 물러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조금 일찍 수확한다. 맛있게 먹으려면 구매한 뒤 며칠 가량 그냥 놔둬 후숙을 해야 한다.

과수연구소를 나와 키위 과수원으로 갔다. 제철 맞은 키위가 주렁주렁 달려 있었다. 나무에서 익은 키위 몇 개가 떨어져 있다. 동행한 조윤섭 박사님이 키위를 주워서 건넨다. 반을 잘라 먹으니 후숙해서 먹었던 키위와 다르게 부드러운 과육에 단맛이, 단맛 속에 살짝 신맛이 숨어 있었다. 땅에 떨어져 자연으로 돌아가기 전에 내가 먼저 몇 개 더 주워 먹었다.

키위의 문제는 후숙이다.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확할 때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지만 같은 나무에서도 익는 게 제각각이다. 익은 듯해서 수확해 같은 포장지에 담으면 어떤 것은 빨리, 어떤 것은 늦게 후숙돼 먹을 때마다 숙성 정도가 다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익을 때 나는 향기 성분에 반응하는 스티커를 개발할 예정이다. 익은 정도에 따라 스티커의 색이 변해 숙성 정도를 쉽게 알 수 있도록. 키위 수확할 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깊어지는 가을, 키위의 단맛 또한 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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