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결과를 가르는 주요 요소 중 하나는 '돈'이다.

2017년 5월 9일, 19대 대선 결과는 다음과 같았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1342만3800표(41.08%)를 얻어 19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785만2849표(24.03%)를 얻은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699만8342표(21.41%)를 얻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그 뒤를 이었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220만8771표(6.76%),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201만7458표(6.17%)를 얻었다.

2017년 1월부터 5월 대선 전까지 20대 국회의원 정치자금 사용내역을 분석하자, 이러한 결과를 방증하는 '숫자'가 튀어나왔다.

2800만원 vs. 300만원

바로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자당의 19대 대선 후보에게 후원한 정치자금 총액이다. 민주당 의원들은 문재인 후보에게 2800만 원을 후원했지만 한국당 의원들은 홍준표 후보에게 300만 원밖에 후원하지 않았다.

후원한 의원 수에서도 차이가 크다. 윤후덕(경기 파주갑)·김경협(경기 부천원미갑)·김병기(서울 동작갑)·남인순(서울 송파병)·박남춘(인천 남동갑)·송영길 의원(인천 계양을) 등 6명의 민주당 의원이 문재인 후보 후원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을 통해 문 후보를 후원했다.

그러나 홍준표 후보의 경우엔, 단 1명이었다. 같은 당 정유섭 의원(인천 부평갑)이 300만 원의 정치자금을 후원했다. 심지어 김진태 한국당 의원(강원 춘천)은 홍 후보가 아닌 타당 대선후보에게 더 큰 정치자금 후원을 했다. 그는 2017년 4월 17일 대한애국당 조원진 대선후보에게 500만 원을 후원했다.


조원진보다 후원 못 받은 홍준표, 당내 지지 약했다?



▲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같은 당 후보인 홍준표 후보가 아니라, '태극기 동지'인 조원진 후보에게 500만원을 후원했다. 사진은 17년 1월 대구에서 열린 탄기국집회 무대에 함께 오른 조원진, 김진태 의원. ⓒ 오마이뉴스 조정훈


앞서 <오마이뉴스>가 2012년 12월 대선 결과와 19대 국회의원 정치자금 사용내역을 연관지어 분석했던 때와는 정반대의 결과다. 당시 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은 박근혜 후보에게 4500만 원을 후원한 반면, 민주당의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은 문재인 후보에게 1100만 원을 후원하는 데 그쳤다.

그만큼 홍 후보가 당내 의원들로부터 호응을 얻지 못했다는 방증일 수도 있다. 다른 당 대선후보들도 홍 후보보다 낮은 득표율을 기록했지만 같은 당 소속 의원들로부턴 그보다 큰 후원을 받았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1370만 원을,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1500만 원을 자당 소속 의원들로부터 후원 받았다.

대상을 당내 대선 경선후보로까지 확대하면 더욱 그렇다. 대선 경선주자였던 원유철 한국당 의원(경기 평택갑)은 같은 당 김순례 의원(비례)로부터 500만 원을 후원 받았다. 역시 대선 경선주자였던 김진태 의원은 '친박(친박근혜)' 핵심인 최경환 의원(경북 경산)으로부터 2회에 걸쳐 총 1000만 원을 후원 받았다. 즉, 홍 후보는 경선 후보들보다도 당내 의원들로부터 후원을 받지 못한 셈이다.

참고로 민주당의 경우,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는 박남춘·백재현(경기 광명갑)·이원욱(경기 화성을) 의원으로부터 총 800만 원을 후원 받았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이원욱 의원으로부터 100만 원을 후원 받았다. 국민의당(바른미래당의 전신)의 경우, 경선 후보였던 손학규 현 대표가 3000만 원, 박주선 의원(광주 동남을)과 문병호 전 의원이 각각 100만 원을 후원 받았다.




다만, 한국당 의원들은 대선 당시 특별 당비를 내는 데는 인색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1월부터 5월 대선 직후(5월 12일)까지 쓰인 정치자금 사용 내역 중 총선이나 대선 등 특별한 시기에 내는 '특별당비'와 대선 관련 명목으로 기재된 자금 지출을 모두 모으면 민주당 의원들의 총 지출 규모와 엇비슷해지기 때문이다.

후보 후원금과 이러한 지출액을 합산하면 민주당은 총 2억9581만5700원을, 한국당은 총 3억1060만5561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민주당은 같은 기간, 특별당비로 총 57명의 의원으로부터 2억6777만9400원을 모았다. 가장 많은 특별당비를 낸 이는 김병관 의원(경기 성남분당갑)이었다. 그는 2017년 5월 8일 2회에 걸쳐 특별당비 5000만 원(4000만 원, 1000만 원)을 냈다.

대선 관련 '지출' 총액은 총 166건, 2803만6300원이었다. 대다수가 밥값이었다. 당 내외 인사들과의 식대 비용으로 분류된 '간담회-식대' 지출 건수는 총 113건(1778만3400원), 언론 관리를 위한 기자 식대로 분류된 '언론-기자식대' 지출 건수는 총 13건(229만9000원)이었다.

한국당도 비슷한 규모였다. 현재 한국당 소속이지만 분석 기간 중 바른정당 소속으로 활동한 권성동(강원 강릉), 이은재(서울 강남병) 의원과 대선 경선 주자로서 자신의 경선 관련 비용을 지출한 조경태(부산 사하을), 김진태 의원의 지출 건수를 제외하면, 총 126건 '대선' 관련 정치자금 지출이 있었다. 총액은 2240만5561원이었다.

역시 '밥값'이 눈에 띄었다. '간담회-식대' 지출 건수가 총 97건(1563만3450원), '언론-기자식대' 지출 건수가 총 23건(429만3500원)이었다. 가장 적극적으로 나섰던 것은 캠프 주요 당직자들이다. 캠프 공동중앙선거대책위원장이었던 나경원 의원(서울 동작을)이 '간담회-식대' 지출로 총 19건, 389만5100원을 지출했다. 캠프 종합상황실장이었던 김선동 의원(서울 도봉을)도 '간담회-식대' 지출로 총 16건, 184만3000원을 지출했다. 언론 관리는 캠프 미디어본부장이었던 민경욱 의원(인천 연수을)이 맡았다. 그는 '언론-기자식대' 지출로 총 8건, 153만9000원을 지출했다.

같은 기간, 한국당의 특별당비는 2억8820만 원이었다. 특별당비를 낸 37명의 의원 중 가장 큰 돈을 낸 것은 정우택 의원(충북 청주상당구)이었다. 그는 2000만 원을 특별당비로 냈다. 다만, 그의 지출은 대선 이후인 5월 12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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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는 19-20대 국회의원 총 482명이 6년간 지출한 정치자금 2587억원의 지출내역을 공개합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정보공개를 통해 받은 정치자금 수입·지출보고서 2200여건, 10만 3617매를 전수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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