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OO(16세, 여)

한OO씨의 꿈은 메이크업 아티스트였다. 메이크업 자격증까지 땄던 한씨는 지인의 화장을 해주거나 머리를 예쁘게 만져줬다.

지난 6월 한씨와 '병동 메이트'로 지낸 문OO(15)씨는 한씨를 '초딩'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한씨가 장난기가 많고 밝고 에너지가 넘쳤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한 달 동안 병원 생활을 함께 했다. 통증 탓에 문씨가 음식물을 넘기기 어려울 때, 한씨가 크림빵을 잔뜩 사와 크림만 발라내 건넸다고 한다. 두 사람은 "한강에서 꼭 라면을 먹자"고 약속했으나 지킬 수 없게 됐다. 문씨가 "다 포기하고 싶을 때 어떻게 하냐"고 묻자, 한씨는 "포기하면 안 되지"라며 문씨를 잡아줬다. 문씨는 "언니 몫까지 살아가야겠다, 정신과 의사가 돼서 저처럼 아픈 사람도 치료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출처 : <한겨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