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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08.30 07:48 수정 2019.09.01 11:54
사법농단이란 초유의 사태 이후 사법개혁 목소리가 높습니다. <오마이뉴스>는 독일 현지에서 약 1700km를 누비며 그 해법을 고민했습니다. 이 연속보도를 통해 '서초산성'이 되어버린 한국 법원이 나아갈 방향을 함께 찾아보고자 합니다.[편집자말]

사법농단 사태를 세상에 알린 이탄희 변호사. ⓒ 남소연


취재차 독일로 떠나기 전, 많은 이들로부터 "그 사람들에게 사법농단을 잘 설명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 섞인 조언을 많이 들었다. "외국인들은 전관예우란 단어도 잘 이해하지 못하더라"는 각자의 경험담과 함께.
 
실제로 그랬다. '사법농단'이란 단어를 어떻게 번역해야 할지, '재판거래'나 '법관 블랙리스트'를 어디서부터 설명해야 할지 애를 먹었다. '제왕적 대법원장 체제'를 이해하지 못하는 독일의 법조인들을 만나, 주어진 인터뷰 시간 중 절반을 사안 자체에 대한 설명으로 써야 했다. 미소를 머금고 있던 그들의 얼굴이 비로소 어두워져야, '이제 조금 설명이 됐구나'라는 안도감(?)이 찾아왔다.
 
사법개혁의 힌트를 얻기 위해 독일에 다녀온 뒤인 지난 7일, 서울 광화문역 인근에서 이탄희 변호사(전 판사)를 만났다. 그도 과거에 비슷한 경험을 한 모양이다. 판사 시절 미국에 연수를 다녀왔던 그는 "사법선진국뿐만 아니라 민주주의가 확립된 근대 국가 대부분은 법원을 재판하는 곳으로 생각한다, (우리처럼) 법원을 피라미드 구조, 위계조직으로 생각하는 곳은 거의 없다"라며 "보편적 시각에서 볼 때 사법농단이 얼마나 황당무계하고 잘못된 일인지 제대로 음미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2017년 2월 법관 블랙리스트 관련 지시를 거부하고 사표를 낸 뒤, 이 변호사는 많은 해외 법조인들과 그 내용을 공유했다고 한다. 그는 "다들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대법관이 대통령 비서실장을 공관에 가서 만나고, 대법원장이 피고의 법률대리인을 집무실에서 세 번이나 만난 것 자체에 경악한다"라며 "뿐만 아니라 지금도 그들(사법농단 연루자)이 재판을 한다는 것에 또 한 번 경악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법조계에 일본에서 들여온 문화가 많다, 지난 70년 동안 변화가 적었기 때문에 다른 직역보다 더 심할 수 있다"라며 "법원을 하나의 위계조직으로 생각하는 것이 특히 그렇다, 다른 나라는 다 안 그러는데 우리나라와 일본만 그런다면 일단 의심해보는 게 좋다"라고 쓴웃음을 내보이며 말했다. 이 변호사는 인터뷰 동안 "법조계에 일본과 우리가 공유하는 문화가 있다면 그건 잘못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반복해 강조했다.
 
요원과 법관
 
이 변호사는 사법농단에 연루된 이들을 법관이 아닌 '요원'이라고 표현했다. 그가 설명하는 요원의 특징은 "시키는 대로 하는 사람, 더 부정적으로 이야기하면 심리적으로 노예상태에 있는 사람"이며 "뭐든지 은폐하고 책임지지 않는 사람"이다. 이는 법관이 지녀야 할 덕목과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이 변호사는 "법관은 시키는 대로 하는 사람이 아니고 본인의 법정에서 주장과 증거를 통해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지는 사람이다, 또 은폐가 아닌 진실을 드러나게 하는 사람이다"라며 "근데 (사법농단에 연루된) 법원행정처 법관들은 진상조사 과정에서 사안을 은폐하려고 했으며 '다 시키는 대로 했다', '수족에 불과했다'고 말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더 무서운 건 한 번 요원의 덕목을 내면화한 사람은 완벽히 법관의 상태로 돌아오기 힘들다는 것이다, 저는 그걸 확신한다"라며 "국민들은 사법행정 잘하고 제도설계 잘하는 법관을 존경하는 게 아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법관이 잘 할 수 있는 건 재판이다, 법관은 재판만 잘하면 된다"라며 "사법개혁의 중요한 원칙 중 하나는 '법관은 재판만 해야 한다'는 것이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법관은 재판만 해야 한다"는 그의 말은 역설적으로 자신이 법원을 떠난 이유와도 비슷했다. 2017년 2월 이 변호사의 첫 사표는 반려됐으나 이후 사법농단의 실체가 속속 드러났고, 그는 2019년 1월 다시 사표를 낸 뒤 결국 법원을 떠났다. 이 변호사는 "(사법농단이 알려지고) 막상 일이 진행되는 걸 겪어보니 진실이 드러나는 걸 막고 싶은 사람들이 있더라, 거기에 맞서 싸우는 게 투쟁 아니겠나"라며 "그 과정에서 제가 운동하는 사람에 가까워졌다는 걸 느꼈다, 그러한 점이 제가 생각해 온 법관의 모습과 달랐기 때문에 법원을 떠났다"라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그런 기준이면 진짜 법원을 떠나야 할 사람들은 따로 있는 것 아닌가"라는 질문에 "그래서 끊임없이 빨리 나오라고 외치고 있다"라고 답했다.
 
"난 안 변했다" 
     

사법농단 사태를 세상에 알린 이탄희 변호사. ⓒ 남소연


독일에서 마주한 사법 시스템의 원리는 '견제와 균형'이었다. 이 원리에 입각해 아주 촘촘한 장치들이 행정부·입법부·법원 곳곳에 마련돼 있었다. 큰 틀에서 행정부가 사법행정권을 행사하는 독일의 제도 자체를 우리에게 적용시키긴 어렵겠지만, 견제와 균형이란 원리에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이 변호사가 강조한 "법관은 재판만 잘하면 된다"는 원칙과도 연결돼 있다. 사법농단 사태에서 볼 수 있듯, 독점과 독선의 체제는 법관이 재판 외 다른 것의 눈치를 보게 만든다. 그는 "대법원장이 평판사부터 대법관까지 모든 법관의 임명 과정에 관여하고, 주기적으로 진행되는 전보·승진 및 법원장 보직 권한까지 갖고 있다"라며 "국회가 법관을 탄핵하는 건 삼권분립 차원에서 견제와 균형에 충실한 행동인데도 이에 역행하는 행동인양 한쪽에서 몰아세운다, 제도적으로 문화적으로 모두 독점과 독선에 가까운 사법 시스템이다"라고 비판했다.
 
사법농단 사태 후 김명수 대법원장 체제의 현 대법원은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에 법원조직법 개정안을 넘겼다. 지난해 12월 제출된 이 개정안의 주된 내용은 ▲ 사법행정회의 및 법관인사운영위원회 신설 ▲ 법원행정처 폐지 및 법원사무처 설치 등이다. 현재 이 개정안은 국회에 계류 중이다. 이 변호사는 "개정안에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잘 투영돼 있다고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그렇게 보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최소한 내부에서 자기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는 공감대를 만들 정도로 지속적인 자정운동이 필요한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 특히 현재 대법원의 리더십이 그런 의지를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대법원은 사법발전위원회 및 '사법발전위원회 건의 실현을 위한 후속추진단 후속 추진단(아래 후속 추진단)'의 제안보다 후퇴한 법원조직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고, 사법농단 연루 법관들에게 제대로 책임을 묻지 않고 대거 면죄부를 줬다(대법원은 검찰이 넘긴 비위 명단 66명 중 10명만 징계청구했으며 현재까지 징계 법관이 누군지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 기자 주)."
 
이 변호사는 그 동안 인터뷰에서 현 대법원과 관련해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여왔다. 그는 이전 인터뷰에서 "아직은 말을 아끼고 싶다"(2월 11일 <한겨레>), "긍정적으로 평가할 부분이 많지만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5월 14일 KBS <김경래의 최강시사>), "리더십이 좀 약한 면이 있다"(6월 6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 "경각심을 갖고 지켜봐야 겠다"(6월 10일 <시사in>)라고 이야기해왔다. 이번에 만난 이 변호사의 비판 수위가 훨씬 높아진 셈이다.

그는 "시기마다 현 대법원에 대한 생각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는 것 같다"는 질문에 "내가 변한 건 아닌 듯하다"라며 옅은 미소를 내보였다.
 
법관의 덕목
 
앞서 말한 대법원 개정안에 담긴 사법행정회의는 사법행정사무에 관한 '심의·의사결정기구'로 규정돼 있다. 의장을 맡는 대법원장을 포함해 위원 11명으로 구성되며, 여기에는 법원행정처를 대신해 신설되는 법원사무처의 처장(비법관 정무직)도 들어간다. 나머지는 전국법원장회의 추천 법관 2명, 전국법관대표회의 추천 3명, 외부위원 4명으로 채워진다. 한편 인사운영 부분은 법관인사운영위원회를 설치해 맡기기로 했는데, 이곳은 전원 법관으로 구성된다.

사법행정회의는 대법원장의 사법행정권 독점을 막기 위한 신설하려는 기구다. 당초 후속 추진단에선 사법발전위원회를 총괄기구로 규정해 대법원장의 힘을 '1/N'로 제한하는 안을 내놨다. 하지만 대법원 개정안에 담긴 내용은 총괄기구가 아닌 심의·의사결정기구였다. 이는 사법행정의 총괄 권한을 여전히 대법원장이 갖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후퇴안'이란 비판이 나왔다. 뿐만 아니라 사법행정회의 위원의 다수, 법관인사운영위원회 위원의 전원이 법관으로 채워지는 것도 논란의 대상이다.
 

사법농단 사태를 세상에 알린 이탄희 변호사. ⓒ 남소연


이 변호사는 위원 구성 및 운영에 좀 더 방점을 뒀다. 그는 "사법행정회의가 실질적으로 힘 있는 기구로 출발하면, (심의·의사결정기구라 하더라도 시간이 지나) 결국 총괄기구로 만들어질 수 있다"라며 "중요한 것은 외부위원이 실질적 권한을 갖도록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법관징계위원회, 법원감사위원회 등 지금까지 외부위원이 참여하는 위원회가 여럿 꾸려졌다. 근데 이게 다 유명무실해서 사법농단을 막는 데 아무런 힘을 쓰지 못했다. 위원들 거의 모두가 거수기 역할만 했기 때문이다. 외부위원이 권한을 가지려면 상근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또 외부위원 숫자를 최소환 법관 위원과 동수로 구성해야 한다. 한쪽 집단이 무리하게 의결하려고 할 때, 다른 집단이 이를 막을 수 있어야 한다.
 
또 사법행정회의 안에 법원사무처장이 위원으로 들어가게 설계돼 있다. 비법관이라고 하더라도 법원사무처장은 일상적으로 사법행정을 집행·총괄하는 사람이다. 법원사무처장과 일반 위원들의 정보는 엄청난 격차가 있을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3일 전에 회의 자료 보내주고 겨우 1~2시간 회의를 진행한 뒤 법원사무처장이 쭉 설명하면서 '이거 통과시켜 달라'라고 하면 제대로 대처할 수 있는 위원이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럼 그냥 법원사무처장이 원하는 대로 통과만 시켜주는 기구가 되고 말 것이다."

 
이 변호사는 법관인사운영위원회가 전원 법관으로 채워지는 개정안 내용도 "견제 받고 싶지 않고, 투명하게 드러나는 게 두려운 것"이라고 비판했다. 법원행정처를 없애고 법원사무처를 만드는 것과 관련해선 "이름을 어떻게 바꾸든 법관은 그 안에서 모두 빠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 법원 내부에선 인사권만큼은 법원이 행사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한 것 같다.
"법관은 재판하는 사람이다. 헌법 어디에도 법관이 꼭 법관을 뽑아야 한다고 규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법관이 되고 나면 통제가 쉽지 않기 때문에 최소한 '누가 법관이 되느냐'는 법원 외에서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다양한 사람이 법관이 될 수 있다."
 
- 법원행정처를 법원사무처로 바꾼다는 계획은 어떻게 생각하나.
"어떻든 법관이 모두 빠져야 한다. 만약 법관의 경험이 필요하다면 사직 후 가면 된다. 더 이상 행정관료로 일하던 법관에게 재판을 받고 싶지 않다는 공감대가 국민들 사이에 형성돼 있다. 김경수 경남지사 1심 판결과 관련해 논란이 있지 않았나. 비서(김 지사 1심 재판장이었던 성창호 부장판사는 양승태 대법원장 비서실 소속이었다 - 기자 주)의 덕목이 법관의 덕목과 다르다는 걸 국민들이 아는 것이다."
 
양승태
 

보석으로 풀려나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사법행정권 남용, 재판 개입 등 '사법농단'으로 구속되었던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7월 22일 오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재판부 직권보석 결정으로 석방되고 있다. ⓒ 권우성


구속 상태에서 재판에 넘겨진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지난 7월 22일 구속 기한 만료를 앞두고 재판부의 직권보석 결정으로 구치소를 나왔다. 구속된 지 179일 만이었다. 이 과정에서 재판을 고의로 지연시켰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증인 대거 신청, 과도한 증거검증 요구 등 일반 재판에선 일어나기 힘든 일이 벌어지며 시간만 속절없이 지나갔다.
 
이 변호사는 양 전 대법원장을 "공사 구분을 못하는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본인이 공직에 있을 때 한 행동에 대해 조사를 받는데 마치 집안일에 대해 조사받는 것처럼 말해왔다"라며 "직무상 사용한 컴퓨터를 일기장으로 표현하고, 직무행위에 대해 조사받는 걸 사찰이라고 표현하는 등 공사 구분이 완전히 무너진 모습을 보였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변호사는 "이는 사법농단을 주도한 사람들이 가진 공통의 생각 같다"라며 "공직은 주권자인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한을 행사하는 역할에 불과한데 자기가 입신양명해서 획득한 신분이자 소유물로 생각한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조직이나 권력그룹의 일부에서 소속감을 확인하고 싶은 사람은 법관과 어울리지 않다"라며 "대법원장이 주도하는 인사 시스템 때문에 '내가 법관으로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잘 생각해보지 않는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외국 법관들과 교류해보면 우리 법원은 굉장히 봉건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걸 느낀다. 대법원장이란 가부장을 중심으로 직무가 아닌 평판 및 관습을 중심으로 사고한다. 그러면 법정 안팎의 경계가, 재판과 행정의 경계가 희미해진다. 그러니 대법원 재판연구관 같은 보직을 받으면 회식 때 대법원장에게 큰절하는 법관들이 나왔던 거다. 과거 체육대회 때 대법원장이 입장하면 법원별로 지역 특산물을 입에 떠먹여주는 장면이 연출되는 거다. 어떤 법원에선 상자에 비둘기를 담아 와서 날리고, 목마를 태우고, 카드섹션을 준비하고, 코스프레를 선보이고...
 
2018년 1월에 2차 조사 결과가 나왔을 때 대법관 전원의 이름으로 '(원세훈 전 국정원장 관련) 재판개입은 없었다'라는 입장을 냈다. 하지만 그 재판 당시 대법관 13명 중 6명은 대법관이 아니었다. 법관은 본인이 모르는 걸 대외적으로 사실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런데 왜 대법관 전원이 입장문을 냈을까. 가족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가족을 지키기 위해 법관이라는 공직자가 해서는 안 되는 행동도 하는 거다."

 
사법농단 관련 재판이 지연되는 것과 관련해 이 변호사는 "증인으로 채택된 현직 법관들이 출석하지 않아 재판이 미뤄지는 모습에 화가 많이 났다"라고 떠올렸다. 그는 "당직이라고, 체육대회 있다고 증인으로 출석하지 않은 법관들이 있던데, 평소 자기 재판에서 그런 증인이 있다면 과태료를 부과했을 것이다"라며 "이는 정당한 사유가 아니라는 건데 그럼에도 버젓이 재판에 나오지 않는 이유는 대법원이 사법농단 연루자들의 잘못에 대해 책임을 묻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선 법관들에게 이 사건이 별 것 아니라는 신호를 준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날의 낮잠  
 

사법농단 사태를 세상에 알린 이탄희 변호사. ⓒ 남소연


이 변호사는 국회의 역할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제도 개혁은 국회의 역할이잖나. 근데 국회에서 법원의 의견에 너무 휘둘리는 것 같다"라며 "다른 분야 중 그런 데가 있나. 검찰 개혁이나 국정원 개혁을 두고 이렇게 휘둘리진 않잖나, 국회도 열심히 공부해 두 눈 부릅뜨고 법원을 봐야 한다"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국회가 자꾸 법원에 의존하면 그때부터는 국회의 잘못이 된다"라며 "국회 스스로 독립적으로 사고해 자신 있게 입법활동을 했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이 변호사는 지난달 고 노회찬 의원 1주기를 맞아 '제1회 노회찬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고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씨도 공동수상자였다. 이 변호사는 "시상식이 있던 날 아침 모란공원에 들러 고인의 깊은 뜻을 많이 생각해봤다"라며 "고인이 노동과 사법 분야에 관심이 많았고 개선을 위해 노력을 많이 했기 때문에 저와 김용균씨의 어머님이 선정된 것으로 안다, 앞으로 사법 시스템 전반을 개선하는 데에 그 역할을 피하면 안 되겠구나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인터뷰 말미, 이 변호사에게 "첫 사표를 냈던 2017년 2월부터 지금까지 가장 또렷하게 생각나는 장면"을 물었다. 그는 "낮잠"을 떠올렸다.
 
"떠오르는 장면이 너무 많아 꼽긴 어렵지만... 첫 사표를 내기 전까지 거의 잠을 못자고 고민했다. 사표를 내고 나서 오전 재판을 소화한 뒤 오후부터 휴가를 내고 일찍 집에 갔다. 그때 일순간이나마 푹 잤던 기억이 갑자기 난다. 이미 10년 가까이 법관 생활을 했고, 정년까지 법원에 있을 거라고 생각했고, 좋은 재판을 하고 싶다는 꿈을 여전히 간직했던 때다. 때문에 사표를 내는 건 굉장히 힘든 결정이었다. 사안의 특성상 많은 사람과 상의할 수도 없었다. 사표를 내고 나니 여기저기서 압박과 회유도 있었다. 그럼에도 스스로 잘한 선택, 올바른 선택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날 오후만큼은 맘 편하게 잤던 것 같다. 꽤 잤던 것 같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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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법조팀. 선악의 저편을 바라봅니다. extremes88@ohmy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