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0
원고료주기
등록 2019.06.13 09:55 수정 2019.06.13 09:55
2019년 5월 15일 미국이 중국 화웨이 회사에 대한 부품 수출 금지(90일 유예 후 실시) 조치를 취하면서 미중 무역전쟁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이전까지는 중국 언론에서 '미중 무역전쟁'(한국, 미국 용어)을 '중미 무역마찰'이라는 용어로 사용했는데, 현재는 '중미 무역전쟁'이라는 용어도 사용한다.
 
중국이 미국의 화웨이 부품 수출 금지에 맞서 적극적으로 여러 가지 대응 조처를 하면서, 중국과 미국의 대국민 언론 홍보전이 날로 격화되고 있다. 그중에서 중국이 국영방송(CCTV)에서 한국전쟁 영화를 자주 상영하기 시작하면서, 미국 언론에서도 중국의 이런 상황을 보도하고 있다. 그러니까 두 나라의 무역전쟁에서 70년 전 한국전쟁이 소환된 것이다.
 

중국 국영방송에서 방영하는 한국전쟁 영화 ⓒ 중국 바이두

  

중국 텔레비전의 한국전쟁 영화 방영 내용을 보도하는 미국 CNN 방송 ⓒ 미국 CNN

  
한국과 중국 사람이 생각하는 한국전쟁
 
한국 사람은 중국에 대해 어떤 부분은 긍정적으로, 어떤 부분은 부정적으로 생각한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부분은 중국이 오랜 역사와 문화를 가진 국가라는 사실이다. 두 나라가 지리적으로 가깝기 때문에 중국에서 한국으로 많은 문화가 전래하였고, 그중에서 특히 유교는 한국 사람의 생활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한국 사람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부분은 중국이 공산주의 국가라는 사실이다. 한국과 다른 이데올로기를 가진 나라이기 때문에 편하게 중국을 바라보기 힘들다. 특히 중국이 한국전쟁에 참전하여, 분단 상황이 지속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면 중국 사람은 한국전쟁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할까?
 
한국 사람은 한국전쟁 기간 한국이 중국(중공)과 전쟁을 했다고 생각하지만, 중국 사람은 한국전쟁에서 싸운 상대방이 한국이 아니라 미국이라고 생각한다. 아버지가 군인으로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중국 친구는, 나에게 아버지가 미국과 싸우기 위해 한국에 갔다고 이야기하지, 아버지가 한국과 싸우기 위해 한국에 갔다고 말하지 않는다.
 
중국 대학생에게도 한국전쟁에 대해 물어보면, 역시 한국전쟁에서 중국은 미국과 전쟁을 했지, 한국과 전쟁을 한 것이 아니라고 하며, 고등학교 교과서에서 그렇게 배웠다고 한다. 그러니까 현재 중국 텔레비전에서 한국전쟁 영화를 방영하지만, 과거 한반도에서 중국이 미국과 전쟁을 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특별히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지지는 않는다.
  

중국 랴오닝성 단둥시에 있는 ‘항미원조전쟁’ 기념관 ⓒ 중국 바이두

 
중국에게 한반도는 태평양 해양세력(일본, 미국)의 중국 침략을 막아주는 방어선이다. 1592년 일본이 한반도를 침략한 임진왜란이 일어난다. 그래서 중국 명나라는 조선 한반도에 원군을 보낸다. 중국에서는 임진왜란을 '항왜원조전쟁'(抗倭援朝戰爭)이라고 부른다. 해석하면 '중국이 일본의 침략에 대항해 조선을 도와준 전쟁'이라는 의미지만, 그 이면에는 일본이 중국 본토를 침략하기 전에 한반도에서 일본을 저지해야 한다는 의도가 있다.
 
1950년 한반도에서 6.25 한국전쟁이 일어난다. 중국은 미국이 한국을 도와 전쟁에 참여했다며, 북한을 돕는다는 명분으로 전쟁에 참여한다. 한국전쟁을 중국에서는 '항미원조전쟁'(抗美援朝戰爭)이라고 부른다. 해석하면 '중국이 미국의 침략에 대항해 조선을 도와준 전쟁'이라는 의미다.
 
여기에서 '조선'이라는 단어는 '북한'을 지칭할 수도 있지만, 중국은 '한반도' 전체 지역을 지칭하는 의미로 해석한다. 그러니까 미국이 중국 본토를 침략하기 전에 한반도에서 미국을 저지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중국에서 6.25 한국전쟁은 중국 밖 한반도 영토에서 미국과 싸운 전쟁으로 여긴다. 그렇기에 한국전쟁 기간 중 참전한 중국 군인 135만 명 중 38만 명이 사망·실종·부상했지만, 한국에 대해 나쁜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다. 
 

중국 본토 동북부 민간인 지역에 떨어진 미국 세균 감염 곤충 폭탄 (사진 왼쪽) 중국 동북부 지역에서 벌어진 ‘미국 세균 박멸 애국 위생 운동 (전염병 예방 운동)’(사진 오른쪽) ⓒ 중국 바이두

 
또 전쟁 기간 중 미국은 비행기로 세균에 감염된 곤충을 전쟁 지역에 살포했는데, 중국 본토 동북부 민간인 지역에까지 세균을 살포한다. 그래서 중국 정부는 '미국 세균 박멸 애국 위생 운동', 즉 전염병 예방 운동을 벌인다. 이 기간 중국 동북부 지역에 살던 중국 사람은 미국이 살포한 병원균 곤충에 물려 죽지 않기 위해, 매일 주변을 소독해야 했다.
 
이런 역사적 기억들이 중국 국가뿐만 아니라 중국 국민에게까지 '6.25 한국전쟁은 미국과 싸운 전쟁'이라고 생각하게 만들었다. 또 중국 학교 교과서에서도 이렇게 가르치기 때문에, 중국 젊은이들 역시 한국전쟁 기간 중국이 미국과 전쟁을 했지, 한국과 싸웠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댓글0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좋은 사람'이 '좋은 기자'가 된다고 믿습니다. 오마이뉴스 지역네트워크부에서 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