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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장난과 진실-손석춘을 비판한다.(0)
  조이즘 2004.02.03 15:49 조회 18 찬성 3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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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장난과 진실
손석춘을 비판한다.


김수환 추기경은 지난 1월 29일 자신을 방문한 열린우리당 지도부에게 '지금 우리 사회가 반미친북으로 흐르는 것 같아 심히 걱정된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손석춘은 2회에 걸쳐 추기경의 인격과 생각, 그리고 소위 '주류언론의 선동'에 대하여 비판하였는데 그 내용은 ①추기경의 과거 민주화운동 기여사실은 과대평가되었고 ②한반도에서 미국이 전쟁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므로 반미운동은 더욱 확대되어야 하며 ③추기경 개인이 민족의 걸림돌이 아니라 그의 정치적 발언이 걸림돌이다라는 요지다.



①에 대하여서는 우선 과연 손석춘씨가 추기경의 민주화운동 기여를 평가할 위치에 있는지 자뭇 궁금하다. 늘상 미국 같은 강대국에 휘둘리는 작은 나라라지만 김수환 추기경은 그래도 로마 교황청의 특사이자 한국 천주교의 원로로써 수십년에 걸쳐 군사독재의 갖은 간섭과 탄압을 받으며 인권과 민주화를 위해 나름대로 노력하였다. 그의 이러한 역사적 공로에 대하여 비판도 비판 나름이지 과대 평가되었다고 할 수 있는가. 과대와 과소 적정의 기준은 무엇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손씨는 한걸음 더 나아가 추기경의 노력이 과대평가된 까닭은 '이 땅의 영혼이 가난해서' 또 '낮은 데로 임하는 종교인이 적어서이다'라고 하였다.
다시말해서 추기경의 역할이 제대로 평가되려면 영혼이 풍부해지고 낮은 데로 임하는 종교인이 많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영혼에도 여러 사람의 영혼이 존재한다. 손씨의 영혼이 있는가 하면 굶주림을 못 이겨 제 살던 나라를 떠나는 동포들의 영혼도 있다. 낮은 데가 어디를 의미하는지 설명이 없어 아쉽지만 일견 불쌍하고 탄압받는 대중의 곁에서 종교활동을 하라는 의미인 듯 싶다. 추기경이 탄압하는 쪽에 도움을 주었다고 볼 수는 없다. 추기경을 비롯한 일단의 신부들이 독재에 맞서 싸운 역사적 사실까지도 의심할 수 있을까?


②에 대하여는 우선 한반도 전쟁을 이야기할 때 가장 그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 원인은 핵문제이다. 영토 또는 종교 문제로 남북간에, 북미간에 전쟁이 일어날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따라서 북한핵을 둘러싼 북미간의 긴장이 어떻게 진행되는가가 전쟁발발의 관건이라고 볼 수 있다.
전쟁의 원인은 북미 당사자 어느 쪽에서도 제공할 수 있으며 어느 쪽에서도 해소할 수 있다. 전쟁 해소의 과정은 일방적인 제압도 있고 협상애걸도 가능하지만 통상 일면 위협 일면 협상으로 진행된다. 갈등이 해소되지 않으면 전쟁이 예상되는 한반도 핵문제 역시 위협이 필요한 부분과 협상이 필요한 부분이 공존하고 있으므로 어느 하나의 주장만으로는 아마 해결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올바른 관점이다.
지금 북미 양측은 협상과 위협을 교차하면서 시간을 끌고 있다. 위협이나 협상 모두 이상하게 볼 필요가 없는 자연스런 나라간의 갈등해소 과정이 아닐까. 북미 공히 위협을 되풀이 하고 있다. 따라서 지금의 논점은 위협을 누가 누구에게 하느냐가 아니라 북한의 핵개발이 민족의 독립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인가 아니면 정권유지를 위한 쓸데 없는 도박으로 볼 것이냐이다. 미제국주의에 사무친 한이 맺힌 나라는 여럿이다. 그러나 제 나라 동포를 굶기면서까지 군사대국을 꿈꾸는 나라는 거의 없다. 분명한 사실은 핵무기를 개발하면 정권의 자존심은 살겠지만 인민대중의 행복은 마이너스이다. 이것이 수많은 한국좌파들이 문제의 본질을 피하고자 하는 실상이다. 왜 인민대중의 행복과 핵개발을 분리해서 보는가.
언필칭 미국의 불장난을 막기위해 반미운동이 더욱 확대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북한핵이 무조건 즉시 폐기되어야 한다는 주장은 없다. 손씨에게는 민족전체의 생명 그리고 북한인민대중의 행복은 아랑곳할 바 아니며 북한정권의 자존심만이 사활적 의미를 갖고 있는 것 같다. 인민대중이 모두 굶어죽어도 핵무기 몇 개만 있으면 정권의 정통성이 보전되는지 묻고 싶다.



③에 관해서 이야기해보자. 말은 의식의 반영이며 본질적으로 사람의 뇌에서 구조와 내용이 결정된다. 따라서 '말이 걸림돌'이라고 주장하여 듣는 이가 '사람을 걸림돌'이라고 표현했다고 주장한다면 크게 왜곡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손씨의 반박에는 말장난의 냄새가 물씬 난다. 추기경이 친북반미로 가는 사회분위기를 걱정하여 자신의 견해를 표명했는데 이 말이 민족의 걸림돌이 된다? 지금 핵문제 때문에 한반도의 긴장이 조성되어 있는 상황에서 친북반미노선만이 민족의 이익을 도모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라면 유력인사의 말 한마디가 민족의 운명을 개척하는데 걸림돌이 될 수는 있겠다.

지금 우리 사회에는 친북반미를 유일한 대안으로 생각하지 않는 상당수의 대중이 존재하며 추기경의 걱정도 이와 같은 현실을 대변한 것이다. 좌와 우로 나뉘어 대결적 분위기로 가는 사회도 있고, 좌도 있고 우도 있지만 대화와 타협으로 대안을 모색하는 사회도 있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 어느 누가 자신의 정치적 가치관에 따라 나라를 걱정하는 한 마디를 했을 때 자신의 견해와 다르다고 민족을 걸고 영혼을 걸어 대립적인 분위기를 조성할 필요는 전혀 없어 보인다. 반미친북이 걱정이다라는 표현에 문제가 있다면 민족이나 영혼을 팔지 않고도 얼마든지 다른 견해를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아무리 곰곰히 생각해도 추기경의 표현이 민족의 걸림돌로는 생각되지 않는다. 오히려 자기와 다른 의견을 낮은 자세로 경청하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걸림돌이다.
손기자여 이러한 경우 순수한 우리말로 어떻게 표현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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