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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참여 미디어바우처로 작지만 강한 언론 성장할 것"

[논쟁 / 미디어바우처 법안 - 찬성]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21.07.05 07:08최종 업데이트 21.07.05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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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 이희훈

 
"신문사는 종이신문을 막 찍어내 지국에 밀어 넣고 지국은 이를 소화 못하니 멀쩡한 새 신문을 폐기처리하고 이것들이 팔려 계란판이나 동남아시아 과일 포장지로 쓰이고 있다. 이런 상황인데도 ABC협회는 올해도 <조선일보>의 유료부수를 100만 부로, 유가율(발행부수 대비 유료부수 비율)을 94%로 발표했더라. 이런 문제는 정말 단시간 내에 뚝 끊어버려야 한다."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 달 전인 6월 초 '국민참여에 의한 언론 영향력 평가제도의 운영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했다. 이른바 '미디어바우처법'으로 불리는 법안이다.
 
법안에는 정부가 제공한 바우처를 국민들이 마음에 드는 언론사에 주면 이에 따라 정부광고가 집행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최근 ABC협회(광고비의 기준이 되는 종이신문 유료부수를 공식 심사하는 기관)의 유료부수 산정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는 점이 드러나면서 이를 대체할 정부광고 기준으로 미디어바우처를 택한 것이다.
 
언론계는 미디어바우처 제도 자체엔 찬성하지만 법안의 구체적 내용을 지적하며 반발하고 있다. 미디어바우처와 정부광고를 연계해선 안된다는 게 핵심이다(관련기사 : 동상이몽, 미디어바우처 http://omn.kr/1u1d2).
 
<오마이뉴스>는 김승원 의원과 전대식 전국언론노조 수석부위원장을 만나 각각의 의견을 들어봤다. 이 기사에는 지난 1일 국회에서 만난 김 의원과의 대화를 담았다. 
 
"따로 재정 마련? 국민들 이해해주실까"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 이희훈

 
- 미디어바우처 법안에 대해 언론계가 반발하고 있다. 미디어바우처와 정부광고를 연계시켜선 안된다는 주장이다. 

"그러려면 추가 재원이 필요하고 기획재정부 승인 등 상황이 복잡해진다. 내년 대선 이후로  미뤄질지, 안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우선 ABC협회의 부수 산정에 문제가 있다는 게 드러난 만큼 이를 계속 정부광고 기준으로 삼는 건 말이 안 된다. 그런 기준으로 이른바 메이저 신문 10개사가 전체 정부광고의 30%를 독점하고 있다. 이 때문에 몇 만개에 이르는 언론사들은 소외됐다. 일반 기업의 경우 유니콘 기업이라고 해서 몇 년 만에 1조 매출을 달성하는 스타트업 기업이 속속 나오는데, 언론 시장은 그 구조가 고착화 돼 변하질 않는다.
 
ABC협회의 조작된 부수 산정에 따라 정부는 계속 광고를 주고 민간기업도 이에 따라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비싼 가격에 광고를 주고 있다. 언론은 그동안 아무런 형사적·행정적 책임을지지 않았다. 이런 구조부터 바꿔야 하지 않겠나. 국민들이 평가하는 미디어바우처 제도에 따라 매체 영향력을 평가하고 언론 시장의 독과점 구조를 깬다면 작더라도 강한 언론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번에 발의한 법안은 이러한 의도에서 출발했다."
 
- 매체 영향력과 광고 기준을 갑작스럽게 미디어바우처로 바꿔버리는 건 너무 급하지 않냐는 지적도 있다. 

"언론권력을 국민에게 되돌려 주는 게 목표다. 그동안 언론은 일방형 소통을 해왔다. 기사를 내놓으면 국민은 댓글을 쓰는 것 정도만 할 수 있었다. 언론도 국민들로부터 판단을 받고 그러면서 쌍방향으로 소통할 필요가 있다. 거대언론의 경우 미디어바우처 제도를 도입하면 광고비가 줄겠지만, 그만큼 좋은 중소언론과 지역언론이 힘을 얻을 수 있다. 그러면 다양한 여론이 존재하는 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다. 한편 광고배정에 있어서 미디어바우처뿐만 정부에도 재량권을 줬다. 공익성, 공정성을 위해 지역언론과 작지만 강한 언론을 위해 정부가 홍보비를 배분할 근거를 법안에 담았다."
 
- 정부광고의 집행 목적은 단순히 광고비 분배가 아니라 홍보 및 공고의 목적도 있는데 이를 미디어바우처에 따라 결정하는 게 맞냐는 주장도 있다.

"ABC협회 심사에 따라 광고비를 배정하는 기준의 정확한 명칭이 바로 '언론매체의 영향력'이다. 또한 거기에서 가장 큰 배점을 차지하는 게 부수이다. 요즘 종이신문을 보는 이들이 많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 부수 산정마저 조작된 것으로 드러났다. 종이신문 부수에 의존해 영향력을 판단하는 게 아니라 미디어바우처를 통해 영향력을 판단하는 게 더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 언론계는 미디어바우처 제도의 성격을 언론지원으로 보고 있는 것 같다.

"저희도 처음엔 미디어바우처를 언론에 직접 제공하는 방향으로 구상을 시작했다. 하지만 재원 마련을 위해선 기획재정부와 협상이 필요하다. 더구나 ABC협회 문제가 터지면서 지금 기준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나지 않았나. 최근 <조선일보>의 삽화 사건이나 몇몇 언론인들의 금품수수 문제가 터지면서 안 그래도 낮은 언론 신뢰도가 땅으로 떨어진 상태다. 미디어바우처 제도를 위해 새로운 재원을 마련하자고 하면 과연 국민들께서 이해해주실까?"

"복붙 쏟아내는 언론, 이건 아니지 않나"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 이희훈

 
- 법안에는 '마이너스 바우처'를 줄 수 있는 내용도 담겨 있다. 마음에 들지 않은 언론에 집중적으로 마이너스 바우처를 주는 등 확증편향을 강화할 수 있다는 문제제기가 있다.

"시행 초기엔 그런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처음엔 극보수와 극진보가 대립할 수도 있겠지만, 기자들도 그렇게 극단으로 기사를 썼다가는 (마이너스 바우처) 벼락을 맞을 수도 있기 때문에 점점 그러한 기사는 배제될 거라고 본다. 국민들에게 좀 더 영향력을 드리자는 게 마이너스 바우처의 취지다. 여론조사를 해보니 80%가 미디어바우처를 주고 싶은 기사로 ▲ 가짜뉴스 바로잡는 기사 ▲ 권력의 부조리를 파헤치는 기사 ▲ 유용한 정보를 주는 기사 ▲ 공동체의 미래를 전망하는 선도형 기사를 꼽았다. 이를 근거로 보자면 마이너스 바우처도 조작된 뉴스, 가짜뉴스, 제목을 비트는 뉴스 등에게 갈 것이다. 국민의 집단 지성을 믿어줬으면 좋겠다."
 
- 처음 미디어바우처란 아이디어는 포털로 대표되는 뉴스 플랫폼 독점을 극복해보자는 취지에서 나왔다. 이번 법안이 그 역할을 할 수 있을까.

"포털의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포털이 메인 노출 등을 통해 특정 뉴스를 부각시켜 스스로 언론 역할을 하고 있고 이용자가 1만, 2만이 아닌 1000만, 2000만 명 단위에 이르고 있다. 국민들이 다양한 기사를 접하고 각자의 판단에 따라 여론을 형성해야 하는데 지금은 포털이 제공하는 일방적 뉴스에 따라 여론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야말로 확증편향을 강화시키는 반민주적 구조다. 미디어바우처 제도가 만들어지면 국민들은 바우처 행사를 위해 다양한 기사를 보셔야 한다. 낚시성, 가십성 기사를 쓱 한 번 소비하고 지나치는 게 아니라 여러 기사를 비교해보는 분들이 많아질 것이다. 그러면 기자들도 발로 뛰는 기사, 심층·탐사보도 기사를 많이 내놓을 수밖에 없다.
 
지금 언론 시장은 어떻게 돌아가고 있나. 포털에서 클릭수로 광고비를 나눠주니 페이퍼컴퍼니를 만들어 기사 대행사가 '복붙' 기사를 쏟아내고 그 수익을 타먹고 있다. 거대언론은 '포털대응팀'을 만들어 젊은 기자들을 뽑아 그들에게 클릭수 올리는 기사를 쓰도록 하고 있다. 이로 인해 중소언론, 지역언론은 계속 뒤처지고 있다. 이건 정말 아니지 않나.
 
'익산 약촌오거리 살인사건'을 생각해보자. 억울하게 감옥살이 한 이들의 진실이 밝혀졌고 이를 발굴한 기자와 언론사는 국민들의 응원 덕분에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었다. 미디어바우처도 비슷하다. 그런 기사를 1년에 하나만 써도 10억, 20억 원 수준의 바우처가 그 언론사에 갈 수 있다. 그 언론사가 그 돈으로 뭘 하겠나. 더 발로 뛰고, 기자도 더 뽑고 해서 좋은 기사를 내놓지 않겠나. 이렇게 바뀐다면 대한민국에 어마어마한 변화가 올 수 있다. 광고비라는 게 언론사의 코뚜레 같은 거 아닌가. 정부를 비판하고 싶어도, 대기업을 고발하고 싶어도 광고가 얽혀 있어 타협하는 유혹에 빠지기 쉽다. 그런데 정부 눈치 안보고 10억, 20억 원씩 수익이 생긴다면 언론들이 어떻게 바뀌겠나."
 
- 미디어바우처 제도 외 포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상하고 있는 방안이 있나.

"포털이 뉴스를 임의로 편집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한 허위·조작뉴스에 대해 포털은 '단순히 게재했을 뿐'이라는 이유로 면책을 받아왔는데, 기사를 내놓은 언론사와 함께 포털도 연대책임을 지도록 해야 한다. 또 포털이 제휴평가위원회를 통해 언론을 거르는 것도 막아야 한다."
 
- 미디어바우처 법안에 대해 언론계가 반발하고 있다. 아쉬운 마음이 들지는 않나. 

" 미디어바우처를 통해 재정적 지원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언론인들의 절박한 심정도 충분히 공감한다. 그러나 우리는 예산이 당장 더 소요되지 않는 방법으로 추진하려는 것이고, 그래서 정부광고의 기준에 따라 미디어바우처 제도를 설계했다. 앞으로 지방신문 육성, 스타트업 언론 지원책 등의 언론계 지원을 위해 문체부 예산을 (정부 재정의) 2%까지 올리기 위해 노력하겠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 이희훈

 
"거대언론의 카르텔이 너무 공고하다. ABC협회 사태 이후 협회와 <조선일보>를 고발했지만 여전히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 신문사는 종이신문을 막 찍어내 지국에 밀어 넣고 지국은 이를 소화 못하니 멀쩡한 새 신문을 폐기처리하고 이것들이 팔려 계란판이나 동남아시아 과일 포장지로 쓰이고 있다. 이런 상황인데도 ABC협회는 올해도 <조선일보>의 유료부수를 100만 부로, 유가율(발행부수 대비 유료부수 비율)을 94%로 발표했더라. 이런 문제는 정말 단시간 내에 뚝 끊어버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