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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 오전 10시 행사를 끝낸 직 후 행사장안. 이날 오전 3백여명, 오후 2백여명의 당원들이 자리를 메웠다.
ⓒ 심규상
이원범 한나라당 대전시선거대책위원회 자문위 의장이 지구당 확대 당직자회의 석상에서 "이회창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 자녀들은 투표하러 가지 말라고 하라"고 종용하고 원색적인 색깔론과 지역감정 유발 발언을 쏟아내 파문이 예상된다.

이 의장은 10일 오전 10시와 오후 3시 각각 대전 예식원(대전시 중구 대흥동)에서 열린 중구지구당 확대당직자회의에서 강창희 의원(한나라당 대전선대위원장)에 이어 30여분간 연설했다.

"내 아들한테도 투표하지 말라고 했다"

이 의장 말한 기업업체수 사실과 달라
광주, 대전 거의 차이 없어


이 의장이 "대전 경제가 제일 어렵다"며 "광주보다 대전이 인구가 많은데도 대전이 중소기업이 4배 많다"는 얘기는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9월 말 현재 대전 인구는 141만 여명이며 광주가 139만여명으로 약 2만여명 밖에 차이가 없다.

통계청의 <2000년기준 사업체 기초통계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중소기업수도 광주 6902개, 대전 6474개로 428개 밖에 차이가 없다. 대기업 업체 수또한 광주 13개, 대전 15개로 큰 차이가 없었다.

중소기업은 통상 제조업근로자 3백인 미만, 자본금 80억이하 업체를 일컫고 있다. / 심규상 기자
이 의장은 이날 10시 3백여명이 참석한 자리에서는 "노무현 지지하는 사람들은 누구 지지하냐고 물으면 '노무현이요'하고 말하는데 이 후보 지지하는 사람들은 '글쎄요' 한다"며 "이제는 자신 있게 이회창이라고 얘기하라"고 말했다.

이 의장은 이어 "나라를 위해서 (이회창 후보를 찍을 수 있도록) 아들들을 설득하라"며 "설득해서 안 되면 차라리 투표하러 가지 말라고 하라"고 말했다.

이 의장은 "나도 아들이 셋 있는데 둘째 아들이 말 안 듣고 속 썩여서 투표하러 가지 말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 고문은 이날 오후 3시 2백여명이 참석한 자리에서도 "아들 책임지라"며 "하지만 유독 말 안 듣는 아들이 하나씩 있다"면서 "(자신도) 가운데 아들이 말을 안들어 아예 선거할 생각하지 말라고 했다"고 오전의 발언을 재차 반복했다.

▲ 행사장 입구 (대전 중구 대흥동)
ⓒ 심규상
이에 앞서 강창희 의원(중구지구당 위원장,한나라당 대전선거대책위원장)도 "남은 8일 동안 자녀 설득을 태만히 하거나 소홀히 하지는 않았는지 돌아보고 집안단속을 철저히 해달라"고 주문했다.

"김정일이 총애하는 노무현..."

이 의장은 "노무현이 대통령 되면 안 된다"며 그 이유로 "부산 출신 정형근 의원이 중앙당에서 그러는데 노 후보 장인이 인민위원장 출신 빨치산인데 애국지사를 열한 명 죽이고 형무소에서 공산당 만세 부르다 죽었다"고 말했다.

이 의장은 이어 "나라도 못 지키는 김대중 정권이 10억불을 북한에 퍼줘서 (북한이) 핵무기를 만들어 놓았다"며 "소년가장, 결식아동, 달동네가 많은데도 돈 지랄하면서 북한 갖다주고 말 한마디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의장은 "장충식 당시 적십자 총재가 <월간조선>에 북한(에 대해) 안 좋은 얘기 썼다고 회담직전 (북에서) 장 총재를 일본(으로) 보내라고 해 내보냈고 회담이 끝난 후에는 (북한에서) 모가지 짜르라니까 짤랐다"며 참석자들에게 "김정일 1번, 김대중 2번, 노무현 3번, 정몽준 4번"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의장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이번 선거는 국운이 달린 선거"라며 "김대중이 북한 가서 김정일 만나보고 '식견 있는 지도자' '6.25 당시 통일될 뻔 했었다'고 했는데 공산화 통일할려면 지금도 할 수 있다"고 말해 김 대통령의 당시 남북정상 회담 소감을 공산화 통일과 동일시 했다.

이 의장은 이어 "4 형제 중 형님 셋이 다 총맞고 죽었다"며 "공산당 김정일이가 총애하는 노무현이가 정권 잡으면 나는 절대 못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전은 가방 싸들고 울면서 헤어지는 도시"

지역정서를 부추기는 발언도 적지 않았다.

이 의장은 "대전 경제가 제일 어렵다"며 "대전 인구가 147만으로 광주 137만명보다 많은데 광주가 중소기업이 4배 많고 다 못써서 이월시키는 돈이 4천억원"이라고 광주와 대전을 비교했다.

이 의장은 대전은 "학교 졸업하고 직장 없어 가방 하나 싸 들고 어머니와 울면서 헤어지는 도시"라며 "대전을 살리려면 예산출신 충청도 이회창 대통령에 강창희 총리를 만들어 (한나라당) 염홍철 대전시장과 함께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10시 행사가 끝난 직후 참석했던 당직자를 실어 나르는 버스
ⓒ 심규상
이 의장은 "경상도 노무현 갖다 전라도 세워놓고 지역감정을 말하고 있다"며 "노무현은 전라도 갈 필요도 없을 만큼 97%, 98%씩 나오도록 오함마로 때려도 안깨지게 만들어 놓고 오히려 (우리 보고) 지역감정 하지 말라고 한다"고 말했다.

이 의장은 "역대 크게 된 정치인을 보면 지역구에서 뒷받침했
다"며 "부산에서 김영삼이 국회의원 나올 때 압도적으로 밀어줬고 김대중이 목포에서 국회의원 나올 때 압도적으로 밀어줬고 JP도 부여에서 압도적으로 지지해 줬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의장은 이어 "대전에서 이 후보를 압도적으로 지지해 강창희 총리-당대표를 만들어 달라"고 거듭 호소했다.

'이인제 의원, JP는 비광 팔려고 흔들고 돌아다니는 것"

이 의장은 이인제 의원과 관련 "노무현이 급진, 좌경세력이라 대통령 되면 안 된다고 탈당하고 나왔으면 이회창 후보를 지지해야 하는데 자고 일어나서 또 생각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김종필 자민련 총재에 대해서도 "날마다 노무현은 안된다고 해 왔으면서도 더 자고 생각한다고 하고 있다"며 "비광 팔려고 흔들고 돌아 다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장은 "딴 곳 가면 충청도 사람 원래 그러냐고 할까봐 창피스러워 죽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의장은 재선의원으로 지난 총선 당시 총선연대에 의해 선거법 위반, 저질발언, 외유물의, 미미한 법안 발의 건수(평균 1건) 등으로 낙천낙선대상자로 선정된 바 있으며 민한당, 민주당, 자민련을 거쳐 다시 한나라당으로 당적을 바꿨으며 현재 한나라당국책자문위원회 부위원장, 한나라당 대전시 선거대책위원회 자문위의장직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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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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