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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 투어에 나선 김원웅 의원
ⓒ 오마이뉴스 조호진
"강물은
바람에 따라
길을 바꾸지 않습니다."


김원웅(57·한나라당) 의원이 자신의 홈페이지에 이 같은 글을 썼다. 바람이 거셀지라도 강물이 길을 바꿀 리는 만무하다. 혼탁한 정치판도를 '바람'에 비유했다면 자신의 정치적 의지를 '강물'로 나타낸 셈이다. 김 의원은 정치권의 '이합집산(離合集散)'식 지각변동과 상관없이 개혁세력 규합을 위해 전국 순회중이다.

'개혁적 국민정당(이하 국민정당)'으로부터 합류요청을 받고 있는 김 의원은 개혁세력 결집을 위해 지역여론 수렴에 나섰다. 지난 16일부터 완도, 순천, 여수, 진주, 대구 등지를 방문하고 있는 김 의원은 17일 '제6회 동아시아 평화·인권 국제학술회의 여수대회' 참석한 데 이어 지역의 국민정당, 시민운동 관계자들과 만나 의견을 나누었다.

김 의원은 인터뷰에서 국민정당이 대안 정치세력이 되기 위해서는 절차상의 사소한 문제보다 숙성된 논의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이와 함께 현재의 정치적 이해 차이보다 역사적 인식을 같이 하는 정치인을 포용할 수 있는 넉넉한 구조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김 의원은 또 국민정당의 출발은 정치개혁의 소중한 씨앗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에 치우칠 경우 개혁정당 공간이 좁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또 광범위한 개혁세력이 참여해야 국민들로부터 지지 받을 수 있다며 대선 이후의 정치변화에도 대비해야한다고 주문했다.

다음은 김원웅 의원과의 일문일답이다.

-국민정당으로부터 합류요청을 받고 있는데 어떤 입장인가.
"한국 정치사상 최초로 당비를 내고 당원이 되는 정당이며 역사의식이 분명한 사람들이 만든 국민정당에 깊은 애정을 갖고 있다. 앞으로 국민정당이 힘을 갖는 공당(公黨)이 되기 위해서는 성숙한 논의를 거쳐 개혁정치세력을 규합하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 국민정당에 참여하는 것은 뜻을 함께 해온 동지들과 깊은 논의를 거쳐 결정할 계획이다. "

-개혁정치 세력화를 위해 어떤 사람과 의견을 나누고 있는가.
"홍성우 변호사를 비롯해 서상섭, 이부영, 김홍신 의원 등과 의견을 나누고 있다. 그 외에도 개혁정치에 대해 고민하는 정치인들과 의견을 지속적으로 나누고 있다. 이번 전국투어는 개혁정치에 대해 지역 분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의견을 듣기 위해 나선 것이다. 지역을 돌면서 이재용(대구시장 출마낙선) 김두관(경남도지사 〃) 송철호(울산시장 〃) 송재구(전남도지사 〃) 정동년(광주시장 〃)씨를 비롯한 많은 분들을 만나 현 정국과 향후 정치지형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고 만나지 못한 분들과는 다시 찾아볼 계획이다."

-통추활동(야권통합을 주창했던 '통합추진회의') 등 정치세력화에 실패한 경험을 갖고 있는데 국민정당의 전망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3김 청산과 지역주의 극복을 위해 꼬마 민주당과 통추활동에 나섰지만 결과적으로 정치현실을 무시했다는 비난을 받으며 실패로 끝났다. 국민들은 노선의 선명성과 개혁성만 보고 표를 주지는 않는다. 현실 정치의 벽을 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 국민정당의 출발은 정치개혁의 역사를 일구는 소중한 씨앗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재의 조건에서 대선에 너무 집중하면 후유증에 의해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 12월 19일 이후에도 정치는 존재한다. 국민정당이 개혁성과 함께 대중성을 확보해야 힘있는 정당이 될 수 있다. 국민들은 정치개혁을 요구하면서도 동시에 정치개혁을 이룰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줘야 지지한다."

▲ 여수지역 국민정당 관계자들과 의견을 나누는 모습
ⓒ 오마이뉴스 조호진
-제도 정치권에 진출한 개혁정치인이 많이 늘어났지만 정치세력화에는 실패했다. 그 원인이 무엇이라고 보는가.
"14대에는 개혁정치인이 10여명에 불과했지만 지역주의 극복을 위해 정치개혁과 세력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지금은 원내교섭단체 2개를 만들 수 있는 40여명으로 늘었지만 정치세력화에 대한 의지는 모아지지 않고 있다. 그것은 동지적 관계였던 정치인들이 주목받는 정치인으로 성장하면서 차세대 지도자 경쟁에 욕심을 부렸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차세대 정치지도자로 나서는 것보다 개혁정치세력을 묶어내는 역할에 충실할 생각이다."

-개혁 정치인들의 분열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닌데 과연 세력규합이 가능하겠는가.
"어떤 일을 하든 신뢰를 바탕으로 해야 좋은 결과가 나온다. 나는 이부영, 노무현, 김근태, 이철 전 의원과도 서로 신뢰하며 편하게 이야기하는 사이다. 그것은 정치적 경쟁관계가 아니기 때문이다. 개혁세력들은 개성이 강하다.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있다. 에너지가 충천된 점은 장점이지만 때로 작은 절차나 당위성에 매달려 소모와 갈등에 힘을 소진하는 것은 극복해야 할 단점이다. 지금은 모두들 혼란정국과 대선의 격앙된 분위기에 치우쳐 세력규합이 쉽지는 않다. 하지만 대선 이후까지 내다보고 세력규합의 시간을 갖고 있다."

-원내에 진출한 젊은 개혁정치인들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선배들이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에 386 정치인들이 흔들린다고 본다. 후배들을 비판하기 보다 선배들이 튼튼한 울타리를 만드는 데 고민해야 한다. 다만 아쉬운 것은 후배 정치인들이 원내에 진출한 뒤에 변화와 개혁의 목소리를 제대로 내거나 행동하지 않은 것이 못내 아쉽다. 그래서 내가 나섰다."

-흩어진 개혁 정치인들이 개혁정당에 모일 가능성이 현실적으로 있다고 보는가.
"현재 새로운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열망이 고조되어가고 있다. 개혁적 인사들 역시 정치적인 구심점이 형성돼 세력화 가능성이 보이면 다시 모일 것으로 본다. 그런 만큼 대선 이후에도 개혁정치에 참여할 수 있도록 국민정당이 문을 열어놓아야 한다. 이를 위해 개혁적 인사들이 상호 감정적인 비판으로 서로 상처 내는 일이 없도록 조심해야 한다."

▲ 일일 우체국장에 나선 김 의원.
ⓒ 김원웅 홈페이지
-국민정당이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지역주의를 극복할 수 있다고 보는가.
"한나라당, 민주당, 자민련은 호남, 영남, 충청향우회에 지나지 않는 정당이다. 국민정당은 공천권, 권력독점, 정치자금을 차지하기 위해 모인 정당이 아니기 때문에 지역정당의 한계를 뛰어넘을 힘이 있다고 본다. 물론 지역감정이 순식간에 없어지지는 않겠지만 짧은 기간에 국민정당에 자발적으로 가입한 3만여명의 힘을 볼 때 지역주의 극복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본다."

-국민정당과 노무현 후보의 관계에 대해 문제제기 했는데...
"국민정당이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에 치우치면 개혁정당의 공간이 좁아질 수 있다. 대선도 중요하지만 대선 이후의 정치세력화를 대비해 힘을 결집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개혁정치세력의 외연 확대를 위한 입장은 무엇인가.
"국민정당이 개혁정치인의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숙성된 논의가 필요하다. 사소한 절차에 너무 매달리면 큰 흐름을 놓칠 수도 있다. 현재 정치적 이해관계에 차이가 있다고 하더라도 올바른 역사의식을 갖고 있는 정치인들을 넉넉하게 끌어안아야 한다. 옳은 사람들이 이기는 싸움을 할 수 있다는 전망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폭넓은 사고와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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