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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넘어서게 공무원하면서 6급도 못 단 놈도 있는디 한 주먹에 달 수 있는 6급, 나도 통장이 되면 내 딸을 반장에 채용하고 싶다(3717번) "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전화가 불친절하다는 이유로 채무관계가 복잡하다는 이유로 젊고 유능한 공무원들이 공직사회에서 쫓겨나갔다. 이렇게 공직이 어려움을 겪고있는 사이에 친딸을 별정직 공무원으로 채용한 게 사실이라면 도지사는 공직에서 내쫓긴 공무원들에게 어떤 식으로든 해명해야 할 것이다(3719번)"


전남도지사 딸이 6급 공무원으로 특채된 사실이 밝혀지면서 이와 같은 하위직 공무원들의 자조 섞인 비판글이 도청 게시판에 게시되고 있다. 특히 도지사 딸이 채용된 당시는 수백 명의 공무원이 구조조정으로 공직을 떠날 시기여서 이들의 배신감은 클 수밖에 없다.

허경만 도지사 셋째 딸인 허아무개(29) 씨가 미국으로 가기 위해 공무원직을 이용했다는 의혹과 비난이 함께 불거져나오고 있다. 허 씨는 특히 근무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관용여권만 발급 받은 뒤 곧바로 미국으로 떠나 현재 LA에 체류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000년 12월 1일 전남지사 비서실 별정6급 공무원으로 특채된 허 씨는 전남도의 자매결연 도시인 미국 오리건주와의 협력강화를 위한 자료수집 목적으로 그해 12월 20일부터 28일까지 미국을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허 씨는 출장을 다녀온 뒤 제출해야 할 보고서도 작성하지 않은 채 미국에서 돌아온 29일 곧바로 사직서를 제출한 뒤 다음해 1월 3일 미국으로 출국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미국거주를 위한 사전준비를 위해 출장을 악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25일 전남도 관계자는 "출장보고서는 곧바로 의원면직돼 작성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허 씨가 며칠은 출근했지만 제대로 근무하지 않아 월급은 지급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전남도 일부 공무원들은 허 씨가 자신의 아버지인 도지사의 힘을 빌려 공무원으로 특채된 것은 근무할 목적이 아니라 미국 이민을 가기 위해 공무원 신분을 이용했다고 비난의 목소리를 모으고 있다.

당시 무직에 미혼이었던 허 씨는 비자발급이 까다로운 미국의 입국 규제를 피하기 위해 공무원 신분 취득과 함께 관용여권을 발급받은 뒤 곧바로 사직해 이 같은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특히 허 씨가 특채될 당시는 구조조정에 의해 600여 명(98년 이후)의 전남도 공무원이 공직을 떠난 상황이어서 도지사 딸의 특채는 어떤 명분으로도 납득할 수 없는 특혜로 해석되고 있다.

전국공무원노조 전남본부의 한 관계자는 25일 "구조조정으로 하위직 공무원이 무수히 잘려나가고 도민들이 경제적 어려움에 고통을 받고 있을 때 도지사가 딸을 편법으로 채용해 공무원 신분을 미국이민에 악용한 행위는 지탄받아 마땅하다"며 "도지사는 도백의 자질을 의심케 하는 행동에 대해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도지사 비서실 관계자는 "도지사께서 공식 일정 때문에 입장을 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아마 내일(26)쯤 공식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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