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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 남자 1500m 결승전 경기 중 제스처를 취하는 오노 선수. ⓒ 연합뉴스


취재 : 손병관 김시연 공희정 기자


<17신- 24일 오후 4시> 쇼트트랙 김동성 인터뷰, "국민 여러분의 뜨거운 사랑에 감사…태극기는 스케이트날에 걸려 떨어진 것"

24일 오전 남자 쇼트트랙 500m 예선전에서 아쉽게 탈락한 김동성은 이날 경기를 마친 뒤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그 동안 자신의 문제에 대해) 많은 관심과 사랑을 보여준 국민 여러분들에게 감사 드린다"며 "앞으로도 더욱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김동성은 1500m 결승에서 1위로 들어왔는데도 실격 판정으로 금메달을 빼앗겼을 때는 "정말 억울해서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며 "운동을 그만두고 싶은 생각까지 들었다"고 토로했다. 김동성은 27일 귀국할 예정이다.

한편, 여자 1000m에서는 한국의 고기현이 중국의 양양A에 이어 은메달을 획득, 남자 500m의 부진으로 안타까워하는 국민들의 마음을 달랬다.

▲ 여자 1000미터에서 은메달을 딴 고기현 선수. ⓒ MBC

다음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 일문일답이다.

▲인터뷰 중인 김동성 선수. ⓒ MBC
- 대회를 모두 마친 소감은.
"정말 괴롭고 이번 올림픽에 대한 기억은 모두 잊고 쉬고 싶다. 너무 억울한 점이 많은 대회였다."

- 1000m 금메달을 뺏겼을 때의 심정은.
"선수촌으로 돌아가 정말 많이 울었고 울다 지쳐서 잤다. 다음날 훈련하는데 너무 절망해서 운동을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하지만 곧 한국을 대표해 왔으니 남은 경기에서도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생각했다."

- 운동을 그만둘 생각은 접은 것인가.
"솔직히 98년부터 큰 대회를 치르고 날 때마다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여기까지 온 것을 보면 내가 정말 스케이트를 좋아하는 것 같다. 아직까지는 얼음판이 좋다. 서울에서 감독님과 상의해서 어떻게 할지 결정하겠다."

- 실격 판정에 대한 생각은.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7년 넘게 수많은 레이스를 했지만 그보다 훨씬 심한 경우에도 '크로스트랙' 반칙으로 실격 당한 적이 없다. 인코스를 타고 있었고 정상적인 레이스를 펼쳤다고 생각한다. 미국에서 했기에 불이익을 당했다고 생각한다."

- 500m는 어땠나.
"얼음 상태가 안 좋아 너무 소극적인 레이스를 펼친 게 패인인 것 같다. 정말 아쉽다."

- 이번 대회 정리를 해달라.
"첫날 계주에서부터 일이 꼬였고 1500m에서 명백한 반칙으로 탈락했지만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1000m에서 1등으로 들어오고도 억울하게 실격을 당한 것은 정말 아쉽고 이 경기가 500m에도 약간 영향을 미친 것 같다."

- 인터넷에 김동성 이름으로 쓴 글이 나도는데.
"내가 쓴 것이 맞다. 1500m 경기 다음날 선수촌에서 여러 인터넷 사이트에 내 심정을 올려놓았다."

- 태극기는 왜 던졌나.
"아니다. 태극기를 들고 흔들려다가 내가 실격을 당한 것을 보고 팔이 축 처졌다. 태극기가 워낙 크다보니 스케이트날에 걸렸고 그래서 놓치게 된 것이다. 다시 주으려 했지만 태극기에 스케이트날이 계속 걸렸다. 이유야 어찌됐건 죄송하다."

- 앞으로의 일정은.
"귀국해서 세계선수권대회와 세계팀선수권대회에 대비해 훈련을 해야 한다. 그리고 25일이 졸업식인데 참석 못해 아쉽다. 어머니께서 대신 가시는 것으로 안다. 아직 어머니하고 통화도 못했다."

- 다음 올림픽에 나오나.
"전명규 감독님을 밀어내고 내가 그 자리에 있을 것 같다(웃음). 잘 모르겠다."

- 국민들에게 한마디.
"많은 관심과 사랑을 보내주신 것 정말 고맙다. 여기 오기 전에는 국민이 쇼트트랙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그토록 뜨거운 관심을 가져주실지 몰랐다. 앞으로 2006년 2010년 올림픽까지 계속 쇼트트랙을 사랑해주시길 바란다. 그래야 후배들이 더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김동성 선수가 21일 인터넷에 올린 글

안녕하세요. 김동성입니다.
지금 제가 있는곳은 쇼트트랙 대표팀이 연습을 하고 있는 선수촌내의 숙소이고요.. 우선 정말로 국민여러분들께 본의 아니게 실망만 시켜드린 것 같아서 죄송합니다.

저도 지금 인터넷을 통해서 저에게 전해져오는 위로와 메일, 기사 등을 통해서 오전에 있었던 경기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끔 만듭니다. 하지만 저로서도 도저히 상상할 수조차도 없는 일이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저는 정말 대한민국의 한 국민으로서 이곳 솔트레이트 시티까지 와서 정말로 올림픽의 메달에 대한 기대를 절대 저버릴 수 없었습니다. 대표팀의 맏형으로서 정말로 책임과 막중한 임무를 등지고 이곳까지 날아온 접니다.

그리고 저는 그 국민들의 기대에 부흥해드릴려고 이곳에서도 열심히 연습을 해왔고 또 실전에 경기에 나가서도 최선을 다해서 경기에 임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미국의 안톤 오노선수와 중국의 리자이쥰 선수에게 두 번이나 눈속임을 당하며 이렇게 메달을 강탈당하고 말았습니다.

국민여러분들께서 지금 무척이나 화내시고 인터넷 시위라는 걸 벌이는 모습도 지금 인터넷으로 다 보고 들어서 알고 있습니다.

이번 2002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 정말 저는 지난 98 나가노 올림픽 이후에 4년 동안 이 동계 올림픽을 위해서 태릉선수촌과 목동아이스링크에서 매일마다 혹독한 훈련을 해가면서 이 자리에 올 수 있었습니다. 정말 힘들고 역경스러웠던 4년간의 고생길이었지만 지금 이 한순간의 오심으로 인해서 저는 약소국이라는 비아냥을 또 한번 미국국민으로부터 듣게 되었습니다.

오늘 열렸던 분명한 오심은 저희 전명규 감독님과 김운용 대한올림픽위원회 위원장님께서 국제빙상연맹(ISU)에 정식으로 이의를 제기하는 한편 국제스포츠 중재위원회에도 제소키로 하였습니다. 그리고 현재 또 다른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태극기 던지는 사건'은 저로서도 대단히 국민여러분들께 죄송하다는 말밖에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금메달을 따는 순간 감격해서 전명규 감독께 가서 열심히 했다는 소리까지 들으면서 등을 토닥여 주시는 감독님을 생각하면 정말로 억울하고 분이 삯이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대한민국 한국민으로서 국기를 아이스링크에 내팽개친 점은 진심으로 사과말씀 드리오며 이번 일로 인해 더욱 성숙되어지는 그런 모습을 보여드리며 다음 동계 올림픽을 열심히 준비하는 모습 국민여러분들께 보여드리겠습니다.

다시 한번 이렇게 많은 성원 보내주신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fuck'n USA" - 작사·곡 윤민석/노래 박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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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신- 24일 오전 11시40분> 김동성, 500m 예선 탈락

24일(이하 한국시간) 남자 쇼트트랙 500m 경기에 출전한 한국의 김동성의 결승진출이 좌절됐다. 김동성은 준결승에서 미국의 러스티 스미스가 1위를 차지한 가운데 캐나다의 마크 가뇽에게 0.009초차로 3위를 차지,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미국의 아폴로 안톤 오노 역시 이어진 경기에서 일본의 테라오 사토루를 미는 반칙을 범해 실격, 예선 탈락했다.

▲ '역시 반칙의 제왕' 24일 열린 쇼트트랙 500미터 준결승전에서 미국의 안톤 오노 선수가 일본의 테라오 사토루 선수를 밀어내고 있다. 일본 선수를 밀어내는 반칙을 범한 미국 안톤 오노 선수가 또 다시 과장된 몸짓(허리우드 액션)을 취하고 있다. ⓒ MBC


17일간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은 25일 새벽(한국시간)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다음 개최지는 이탈리아의 토리노.

<15신- 24일 오전 11시25분> 이승재, 석연찮은 판정으로 예선탈락

4바퀴 반의 전력 질주로 순식간에 승부가 결정되는 남자 쇼트트랙 500m.

24일(이하 한국시간) 남자 쇼트트랙 500m 경기에 출전한 한국의 김동성이 올림픽 신기록으로 가볍게 준결승에 진출했다. 김동성은 8강전에서 중국의 리자준(예선 탈락) 등을 제치고 41초806의 기록으로 가볍게 준결승전에 올랐다. 김동성은 캐나다의 마크 가뇽, 미국의 러스티 스미스 등과 한 조에 편성되어 있다.

김동성과 함께 500m에 출전했던 이승재는 준준결승 예선에서 또 다시 프랑스의 매튜 루도빙과의 몸싸움에서 임피딩 반칙을 범했다는 판정을 받아 탈락했다.

이승재가 경합한 조에서는 이승재만을 제외한 나머지 출전선수 전원이 예선 통과 자격을 얻었다. 그러나 슬로모션 비디오로는 마지막 코너를 돌 때 루도빙이 오히려 이승재를 팔꿈치로 미는 장면이 잡혀 제임스 휴이시 주심(호주)이 또 한 차례의 의도적 판정을 한 게 아닌가 하는 추측을 낳게 한다.

미국의 안톤 오노 역시 준결승에 진출한 가운데 1,000m '행운의 우승자' 호주의 스티븐 브래드버리는 예선 탈락했다. 여자 1000m에서는 한국의 고기현, 최은경과 중국의 양양A가 준결승에 진출했다.

<14신- 23일 오후 7시40분>중재재판소, 한국 선수단 이의 제기 기각
김동성, 24일 마지막 메달 도전


하룻만에 한국팀의 '폐막식 불참'을 번복, 파문을 일으킨 김운용 대한체육회장 겸 IOC 위원
스포츠중재재판소(CAS)가 23일 솔트레이크에서 열린 '김동성 실격 판정' 1차 심리에서 한국 선수단의 이의 제기를 기각했다.

박성인 단장, 전명규 감독 등 5인과 쇼트트랙 1500m 결승 당시 심판진 5명이 전원 참석한 이날 심리에서 피터 리버(영국), 한스 나테르(스위스), 올리 라우스테(핀란드) 등 3인으로 구성된 CAS 재판부는 "판정은 심판의 고유권한이고, 심판진의 고의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우리측 주장을 기각했다. ISU에 이어 CAS마저 한국 대표팀의 이의 제기를 받아들이지 않음에 따라 '빼앗긴 금메달'을 찾기 위한 한국 대표팀의 노력은 사실상 수포로 돌아갔다.

연합뉴스는 "박성인 단장이 'CAS가 심판의 양심 고백이나 뇌물 수수, 부정 부패 등 경기장 밖의 증거를 제시하라고 요구해 경기장 안에서의 정황 증거를 바탕으로 한 우리의 항의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잘못된 판정을 바로잡아달라는 한국팀의 이의 제기를 심판의 '의도적인 오심'의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기각한 CAS의 결정은 새로운 불씨를 남기고 있다.

김운용 대한체육회장 겸 IOC 위원은 이에 앞서 "솔트레이크 올림픽은 전세계 선수들을 결속시키는 올림픽 운동의 전통을 이어왔다. 한국 선수단이 폐막식에 참여하길 희망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 CAS 심리에 나서는 한국 선수단의 김을 빼놓기도 했다.

김 위원의 성명은 국수주의적 색채의 개막식부터 '김동성 실격'까지 크고 작은 판정시비로 점철된 솔트레이크올림픽에 대한 국민들의 비판 여론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으로, 선수단 귀국 후에도 논란을 부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심판진을 편든 CAS의 심리 결과가 나온 상황에서 우리측이 심판진을 유타주 법원에 제소해도 현재로서는 승산이 없을 것으로 보여 22일 기자회견을 통해 '폐막식 불참'이라는 초강수까지 꺼내든 한국측의 대응은 막다른 골목에 몰린 셈이다.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의 김동성과 이승재는 24일 오전10시(한국시간)부터 시작하는 500m 경기에 출전, 이 대회 마지막 메달에 도전한다.

김동성은 개고기나 먹어라?


TV 토크쇼에서의 부적절한 농담으로 한국인들의 반미 감정에 불을 지른 제이 레노
미국시간 21일 밤 방영된 미국 NBC 방송의 인기토크쇼에서 진행자가 김동성을 개고기와 연결짓는 농담을 던져 또 다른 잡음을 예고하고 있다.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의 주관방송사 NBC의 심야 토크쇼 '제이 레노의 투나잇쇼'(www.nbc.com/tonightshow)의 진행자 제이 레노는 "오늘 내가 고속도로에서 차를 모는데 한국인 차가 못 가게 하겠다는 듯 안으로 끼어 들었다. 이런 일이 올림픽에서도 있었다"며 "한국 선수가 반칙을 했지만, 안톤 오노가 금메달을 땄다. 고속도로에서도 똑같이 꺼지라고 쫓아냈으면 얼마나 좋았겠는가"라고 김동성을 조롱했다. 레노는 이어 김동성을 두고 "그 한국인 엄청 화난 것 같더라. 아마 집에 가서 개를 걷어차고 잡아먹었을 것"이라고 극언을 서슴지 않았다.

미국 뉴욕에서 문제의 TV토크쇼를 시청한 교민 김재순씨는 "토크쇼에서 그가 그같은 말을 하는 것을 보고 무척 놀랐다. 뉴스보다 토크쇼를 더 많이 보는 미국인들의 TV 시청문화를 감안할 때, 그의 언급은 미국인들의 반한(反韓)심리만 부추길 것"이라고 걱정을 표시했다.

이탈리아계 미국 이민자의 후예인 레노는 전설적인 토크쇼 진행자 자니 카슨에 이어 92년 5월부터 11년째 투나잇 쇼 진행을 맡아오고 있다. 그는 편안한 인상과 재치 있는 입담으로 CBS의 데이빗 레터먼과 함께 미국 TV 토크쇼의 쌍벽을 이뤄왔다.


<13신- 23일 오후 2시20분>김운용 IOC 위원 "한국, 폐회식 참가한다"

김동성에 대한 편파 판정에 항의, "필요할 경우 폐회식 불참도 불사하겠다"던 한국 선수단의 입장이 하루만에 뒤집혔다.

23일 AP 통신은 "IOC가 한국의 폐회식 불참을 철회하도록 설득함에 따라 한국이 폐회식에 참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고, "한국의 폐회식 참가를 확신한다"는 프랑소와 카라드 IOC 사무총장의 발언을 전했다. 카라드 사무총장은 "한국 대표단은 자신들이 항의한 이유를 매우 명확하게 설명했다. 그러나 스포츠중재재판소(CAS)로 가는 것과 폐회식 참가는 다른 문제가 아닌가?"라며 한국 선수단의 폐회식 참가에 낙관적인 전망을 던졌다.

이 같은 IOC의 '여유'는 김운용 대한체육회장 겸 IOC 위원이 이날 성명서를 통해 "한국 대표단이 폐회식에 참석, 성공적으로 치러진 이번 올림픽의 대미를 축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힌 것과 무관하지 않다. 김 위원은 당초 23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IOC 집행위원회에 참석, 한국 대표단의 입장을 대변할 것으로 여겨졌으나 집행위원회 소집도 돌연 취소된 상태.

한편, 한국선수단은 김동성의 실격 사유가 당초 '크로스트랙'으로 알려진 것과는 달리 '투스텝'(발을 교차하지 않고 한쪽 발로 두 번 이상 연속 스케이팅을 하는 행위)에 의한 것이라는 사실을 통보받고, 23일 오후 2시 CAS에서 열리는 심리에서 심판의 오심을 강력히 제기할 예정이다.

▲미국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 남자 1500m 경기에서 우승을 하고도 심판의 오심으로 '실격'으로 발표되자, 허탈한 표정을 짓는 김동성 선수. ⓒ 연합뉴스


<12신- 23일 오전 6시30분>
러시아 대통령 "김동성은 편파 판정의 피해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국제빙상연맹(ISU)이 남자 쇼트트랙 1,500m 결승 판정에 대한 한국 선수단의 이의 신청을 기각함에 따라 공은 이제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 넘어갔다. 한국의 항의를 접수한 IOC 스포츠중재위원회(CAU)는 빠르면 23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중재 결정을 내릴 전망이다.

IOC 집행위원회 역시 23일 오전 소집된다. 특히 이번 집행위원회에는 22일 한국선수단의 기자회견을 폐쇄회로 TV로 지켜본 자크 로게 IOC 위원장이 집행위원이 아닌 김운용 대한체육회장 겸 IOC 위원의 참석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쇼트트랙 판정 논의가 주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실날같은 가능성 속에 IOC에서 ISU의 결정을 뒤집을 '행운의 반전'이 이뤄질 지 주목된다.

한편, 연합뉴스는 22일 '러시아의 소리' 방송을 인용,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에서 심판의 편파판정으로 각국 선수들이 피해를 보고 있으며 한국의 김동성 선수도 피해자라고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 "김동성에게 매너 가르쳐야"

22일자 신문 초판 만평에서 '쇼트트랙 사태'에 대한 양비론을 전개, 네티즌들의 격렬한 항의를 받았던 조선일보가 23일자 사설에서 "태극기를 내던진 김동성에게 매너를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 또 다시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2면에 실린 '뒤틀린 애국誤審(오심)'이라는 제목의 조선일보 사설은 "(이번 사태로 인해) 국민들은 분노했고 교포들은 억울함을 누르지 못했다. 이것은 국수주의적 애국심과는 다르며 반미감정만도 아니다"라고 진일보한(?) 입장을 선보였으나 막판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 버렸다.

"미국은 사태를 호도할 것이 아니라, 원칙과 절차를 중시해 올림픽정신에 먹칠을 해서는 안될 것이다. 우리 역시 네티즌들의 분노를 십분 이해하지만 심한 욕설이나 '반미(反美)'는 자제해야 할 것이다"라며 미국과 네티즌을 싸잡아 훈계하던 사설은 "금메달을 눈앞에서 놓친 김동성 선수가 태극기를 내던진 것은 흥분상태라 해도 신중치 못한 행동이었다. 단장이나 코치는 선수들의 기량 못지않게 반듯한 매너를 가르쳐야 할 것이다"라고 끝을 맺는다.

쇼트트랙 판정 시비로 인한 반미 감정의 폭발이 '악의 축' 발언으로 이미 점수를 잃은 부시 행정부에 대한 반감으로 확대될 지 모른다는 조선일보의 우려는 십분 이해하고도 남는다. 그러나 22일 만평에 이어 연이틀 '빙판 위의 태극기'를 '매너 교육'까지 운운하며 물고 늘어지는 조선일보의 사설은 전날의 만평 파동이 결코 실수가 아니었음을 시사해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초판의 '양비론' 만평을 빼고 가정배달판용 만평을 다시 그려 톡톡히 망신을 당한 신경무 화백의 휴대폰과 회사전화는 22일 내내 외부 전화에 응답하지 않았다.


<11신- 22일 오후 6시05분> "누가 우는 소리를 가장 잘하나?"
미국 상업방송, 악의적인 온라인 여론조사 논란


"누가 가장 '우는소리'를 하는가?"라는 제목이 달린 CBS 스포츠라인 웹사이트 여론조사. 한국시간 22일 오후6시 현재 캐나다(40.1%), 러시아(33.2%), 한국(26.7%)의 순위.
미국의 상업방송 CBS의 스포츠뉴스 웹사이트가 한국, 러시아, 캐나다 등 2002년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에서의 편파 판정 관련국들에 대한 악의적인 여론조사를 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CBS의 스포츠라인(cbs.sportsline.com) 웹사이트는 메인면 좌측 하단에 "누가 가장 '우는소리'를 하는가?(Who are the biggest whiners of the Games?)"라는 제목의 온라인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문제는 투표 대상국을 한국, 러시아, 캐나다중 하나만 택할 수 있다는 것. 22일 오후6시(한국시간) 현재 5747명이 캐나다(40.1%), 러시아(33.2%), 한국(26.7%)의 순으로 투표한 상태.

그러나 대상국의 득표율이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편파 판정의 진원지로 지목되고 있는 미국이 포함되지 않아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한편, 미국 교민들은 "이곳 시간 21일 밤 방영된 NBC 방송의 제이 레노쇼 등에서 진행자가 김동성의 실격 판정과 관련, 항의하는 한국인들에 대한 악의적인 농담들을 펴고 있다"는 우려를 전해왔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국제빙상연맹(ISU)이 각각 러시아와 일본에 해명과 사과를 한 데 비해 ISU가 한국의 항의는 기각한 사실도 '편파 판정'에 분노하는 국민들의 정서를 더욱 자극하고 있다.

자크 로게 IOC 위원장은 '판정 시비'로 수난을 당한 러시아 선수단이 '선수단 철수 고려' 등을 발표하며 강경한 입장을 취하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러시아 선수들의 여자 크로스컨트리 계주 출전자격 박탈에 대해 해명했다. 이를 받아들인 푸틴 대통령의 만류로 러시아 대표단도 "대회를 끝까지 마치겠다"며 선수단 철수 계획을 일단 포기한 상태.

▲사진을 클릭하시면 악보를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ISU도 "남자 쇼트트랙 1000m 준결승에서 실격당한 일본의 데라오 사토루를 처리하는 과정에서의 심판진 대응에 문제가 있었다"고 사과했다. 일본의 닛칸스포츠는 ISU가 22일 이사회에서 '데라오의 실격에 항의하는 일본대표팀의 서한을 읽어보지도 않고 확인한 것은 잘못됐다'며 사과를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지난달 프레젤 과자를 먹다 졸도한 부시를 풍자한 노래 '기특한 과자'를 발표했던 작곡가 윤민석 씨가 이번에는 쇼트트랙 판정시비를 다룬 노래 'Fucking U.S.A.'를 발표했다. 윤씨의 웹사이트 '송앤라이프'에 판정시비 하룻만에 올라온 노래는 '그렇게 금메달 따니까 좋으냐 더러운 나라 Fucking U.S.A'라는 구절 등을 삽입, 미국의 국수주의를 통렬히 비웃고 있다.


<10신- 22일 오후 1시50분> 국제빙상연맹, 한국측 이의제기 기각

'폐회식 불참'으로는 역시 약발이 안 먹힌 것일까? 한국 대표팀의 이의 신청에 대해 국제빙상연맹(ISU)이 즉각적인 기각결정을 내렸다.

AP 통신에 따르면, 21일(미국 시간) 피에르 에이먼 ISU 대변인은 "쇼트트랙 종목 규정집에는 주심이 내려진 결정의 번복에 관한 조항이 없다. 따라서 김동성 실격 판정은 재심될 수 없다"고 말했다. ISU 집행위원회는 한국 선수단의 항의를 접수한 후 이 문제를 의제로 포함시켜 논의를 해왔다.

남자 쇼트트랙 1,500m 결승전의 석연찮은 판정으로 한국 대표단으로부터 제소를 당할 위기에 처한 제임스 휴이시(호주) 주심ⓒ MBC TV 촬영
한국 대표팀은 또한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솔트레이크시티 현지 변호사의 법률 지원을 받아 심판진을 제소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으나 주심을 맡은 호주의 제임스 휴이시 이외에 나머지 4명도 포함되는지의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

남자 쇼트트랙 경기를 판정한 심판진은 휴이시를 비롯, 제임스 채핀(미국), 조셉 뉴(영국), 비엔 웨이화(중국), 슈타인 안데르센(노르웨이) 등으로, 이들 5명이 전 경기의 심판을 도맡아 왔다.

한편, 자크 로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위원장은 '선수단 철수'를 공언하고 있는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는 등 러시아를 달래기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으나 프랑소와 카라드 IOC 사무총장은 "한국의 문제는 별개의 문제"라고 러시아와 한국의 케이스를 분리할 뜻을 내비쳤다.

<9신- 22일 오후 12시30분> 기대에 못미친 '폐막식 불참' 카드

'쇼트트랙 실격 파문' 하루만에 한국 선수단이 내놓은 카드는 '폐막식 불참 검토'였다. 그러나 같은 날 역시 '불공정 판정' 시비를 제기한 러시아가 '선수단 철수'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한 것에 비해 국민들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세계 언론들도 '한국에서 비등하는 동계올림픽 비판여론'을 '러시아 선수단, 철수 고려' 소식과 묶어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박성인 한국선수단장은 21일 오후 솔트레이크시티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오심을 시정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 최악의 경우 폐막식 불참을 검토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박 단장은 이날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에서의 오심 시정을 위해 1) 국제빙상연맹(ISU)과 자크 로게 국제올림픽 위원장에 대한 항의 서한 전달 2) 국제스포츠 중재재판소 항소 3) 솔트레이크시티 현지 법률회사의 자문을 받아 호주의 제임스 휴이시 등 심판진들을 미국 법원에 제소하겠다"고 말했다.

▲21일 오후(미국시간) 솔트레이크시티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 중인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 mbc

현지에 파견된 대한체육회의 한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솔트레이크시티의 선수단도 국민들의 분노를 십분 이해하고 있다. 그러나 일시적인 감정에 휘말려 모든 절차를 무시할 수는 없지 않느냐"며 현재로서는 '선수단 철수'나 '경기 보이콧'같은 강경 대응이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이 같은 선수단의 입장은 크로스컨트리 스키, 아이스 하키, 피겨 스케이팅에서의 '편파 판정'에 항의, '선수단 철수'라는 카드를 빼든 러시아에 비해 극히 미온적인 대응이다. AP 통신에 따르면, 레오니드 티아가체프 러시아 올림픽 위원회(ROC) 위원장은 "24시간 내에 자크 로게 국제올림픽 위원장이 뚜렷한 입장 표명을 하지 않으면 23일 열리는 미국과의 아이스하키 준결승 경기부터 선수들이 불참할 수 있다"는'최후 통첩'을 보냈다. 티가체프 위원장은 "한국과 중국, 우크라이나 역시 (불공정 판정으로) 수모를 당했다"며 '동병상련'의 심정을 전했다.

러시아 대표팀 대변인은 "우리는 러시아를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온갖 시도에 진력이 났다. 대회 조직위가 22일 여자 크로스컨트리 계주팀에 '금지 약물 복용'을 이유로 출전 금지 통보를 내린 것이 선수단의 분노를 폭발시켰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미국 언론들이 '실격 파문'에 침묵을 지키는 가운데 미국을 제외한 유럽, 일본 등의 언론들은 '김동성 실격판정'에 대해 일제히 문제를 제기했다. 특히 주니찌 신문은 "김동성이 레이스 도중 반칙으로 간주될 행동을 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김동성에게만 엄격히 실격을 적용시킨다면 앞으로 모든 출전선수들도 이 같은 판정 시비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일본 대표팀 감독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민주당, 한나라당 등 정당들도 일제히 논평을 내 "메달을 돌려받기 위해 선수단의 강력한 항의와 중재위 제소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8신- 22일 오전 10시50분> 독자 항의 쇄도, 조선 만평 180도 바뀌었다

▲배달판에서 180도 바뀐 '신경무 조선만평'(위), 아래 그림은 22일자 가판 '신경무 조선만평'
한국선수단(단장 박성인)은 22일 오전 10시(한국시간) 솔트레이크시티 메인프레스센터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일단 IOC 판정을 기다린 후 폐회식 불참을 포함한 대응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성인 단장은 "심판들의 판정은 명백히 오심이었기 때문에 번복되어야 하며 진정한 우승자인 김동성에게는 금메달이 수여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선수단은 남자 쇼트트랙 1500m 결승에서 불공정한 판정을 한 주심 제임스 휴이시(호주)를 비롯한 심판진을 유타 지방법원에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조선일보는 22일자 가판에 실린 '신경무 조선만평'이 논란이 일자 22일자 배달판에서 이를 180도 다른 내용으로 바꿨다. 조선일보 22일자 배달판(42판) '신경무 조선만평'에서 '쇼트트랙 新규칙' '쟤랑 스치면 실격이다…'라고 멘트를 달고 쇼트트랙 경기를 하는 다른 선수들이 미국 선수를 피해 달리는 모습을 그렸다.

'신경무 조선만평'은 22일 가판에서 '지고도 이겼다고 떼쓰는 X이나 이기고도 졌다고 국기 팽개치는 X이나'라며 금메달을 '강탈' 당한 김동성 선수와 미국의 오노 선수를 같이 비난하는 만평을 내보냈다. 이로 인해 조선일보 게시판이 네티즌들의 항의글로 도배됐고, 심지어 조선일보 스포츠 게시판이 다운됐다.

<7신- 22일 오전 8시10분> FBI에 '오노 협박 메일' 수사 의뢰

김동성의 실격으로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스케이팅 1500m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아폴로 안톤 오노(미국, 이하 오노)에게 '협박메일'이 쇄도, 미국 올림픽위원회(USOC)의 인터넷 서버를 9시간 동안 마비시켰다. USOC는 오노에 대한 협박메일에 대한 수사를 미 연방수사국(FBI)에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21일(이하 미국 시간) AP 통신에 따르면, USOC의 마이크 모란 대변인은 "오노에 대한 위협 메일이 그의 첫 번째 레이스(16일)가 끝난 직후 날아들기 시작했다. 21일 오전에도 대부분 한국에서 오노에게 보내온 1만6천여 통의 이메일이 쇄도, 거의 9시간 동안 USOC 인터넷 서버를 마비시켰다"고 밝혔다. USOC 사이트 서버는 1500m 결승전 후 5시간만에 다운됐으나 다시 복구된 상태.

반면, 오노는 이 같은 네티즌들의 들끓는 여론에 개의치 않는 분위기. 로이터통신은 "오노가 21일 기자회견에서 '사람이 이만한 위치에 올라서면 미워하는 사람이 생기기 마련이다'며 '나는 그런 것에 걱정하지 않을 것이다'고 답변했다"고 보도했다.

한국 대표팀은 이번 사태에 대한 공식적인 대응방안을 오전 9시로 예정된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22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선거에 출마했던 한국의 전이경은 유럽세에 밀려 낙선했다. IOC는 "10명의 후보가 출마한 가운데 아드네 손드랄(노르웨이), 페닐라 위베르그(스웨덴), 마누엘라 디센타(이탈리아), 야리 쿠리(핀란드) 등 4인이 새로운 IOC 선수위원에 뽑혔다"고 발표했다.

<6신-오후 10시30분>신문마다 쇼트트랙 보도 '제 입맛대로' - 22일자 조간(가판)

한국 남자 쇼트트랙의 '간판' 김동성이 21일 미국 솔트레이크시에서 벌어진 1500m 결승에서 1위로 골인하고도 편파 판정으로 실격, 미국의 오노 선수에게 금메달을 빼앗긴 가운데 22일자 중앙 일간지들은 각 사의 '성향에 맞는' 보도태도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한겨레, 경향신문, 한국일보, 대한매일은 1면에 '또… 미국에 강탈당한 금메달(한겨레)', '미 텃세… 빼앗긴 금(한국)', '김동성 '금' 도둑맞았다(경향)', '김동성 '도둑맞은 금(대한매일)'이라고 제목을 뽑고 이를 크게 다뤘다.

▲김동성 선수의 금메달 박탈을 보도한 2월 22일자 중앙일간지들

한겨레와 한국일보는 실격판정이 내려진 뒤 망연자실해하는 김동성 사진을 1면 톱 사진으로 실어 이를 더욱 부각시켰다.

특히 한국일보는 31, 32, 33면에 관련기사를 자세하게 싣고, 33면 톱 제목을 '올림픽 정신은 죽었다'라고까지 달았다. 한겨레도 31, 32에 관련기사를 싣고, 31면 톱 제목을 ''할리우드 액션'에 넘어간 금'이라고 달았다. 경향신문도 23, 34, 35면에 관련기사를 싣고 스포츠면 톱 제목으로 "미 더티 플레이 '해도 너무한다'"라고 달았다.

반면 조선, 동아, 세계일보는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에서 우승해 3연패를 달성한 한국 선수들의 환한 모습이 담긴 사진을 1면에 게재했다. 1면 기사 제목 또한 '쇼트트랙 여3000m 계주 금'(조선일보), '쇼트트랙 여3000m 올림픽 3연패 달성'(동아일보), '여 쇼트트랙 3000m 계주 금'(세계일보)이었다. 김동성 선수가 금메탈을 도둑맞은 이야기는 부제목으로 조그맣게 실었을 뿐이다.

심지어 조선일보는 '신경무의 조선만평'(2면)을 통해 심판단의 편파판정에 항의해 태극기를 던진 김동성 선수를 비난하는 투의 만평을 실었다.

하지만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스포츠면에 '황당한 실격… 선수단 강력 반발', '김동성 금 강탈당했다'라는 제목으로 관련기사를 실었다.

<5신-오후 6시50분> 잠 못 드는 솔트레이크 한국선수단

현재 새벽 2시를 넘긴 솔트레이크 현지는 모두 깊은 잠에 빠져들었지만 한국선수단은 상황실 불을 밝힌 채 대책회의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

현지시간 21일 새벽 2시(한국시간 21일 오후 6시) <오마이뉴스>는 솔트레이크 현지 한국선수단 상황실을 통해 박성인 단장이나 김동성 선수와의 전화 인터뷰를 요청했다. 하지만 한국선수단 박인규 총무는 "이미 선수들은 숙소로 들어갔고 박성인 단장을 비롯한 선수단 임원들은 비상회의에 들어가 현재 통화가 불가능한 상태"라면서 한국시간 22일 오전 10시, 메인프레스센터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선수단 관계자는 "이미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듯이 국제빙상연맹에 이의를 제기하고 국제스포츠 중재재판소에 제소하는 등 최선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선수단은 17일 쇼트트랙 남자 1000미터 경기 판정시비와 관련해서도 국제빙상연맹에 재경기와 심판교체 등을 요구하며 항의한 바 있지만 공식 제소는 하지 않았다. 국제스포츠 중재재판소에서 제소를 받아들여 판정 문제를 인정하면 IOC 집행위원회에서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된다.

▲ 미국 안톤 오노 선수의 문제의 오버 액션. 오후 5시경 오노 선수의 홈페이지 2곳은 네티즌들의 과도한 접속으로 연결이 중단됐다. ⓒ YTN

한국선수단은 현지시간 21일 새벽 1시경(한국시간 오후 5시)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에서 김동성 선수의 실격은 명백한 오심이므로 시정을 위해 △국제빙상연맹(ISU)에 항소하였고 △ 훨씬 더 강력한 조치로써 국제스포츠 중재재판소에 항소하고 △ 미국 관련 심판들은 미국 법원에 고발 조치할 예정"이라는 공식입장을 밝혔다.

대한올림픽위원회(KOC)는 이와 별도로 김운용 KOC 위원장 역시 자크 로게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장, 오타비오 친콴타 ISU(국제빙상연맹) 회장 등과 이 문제에 관해 계속 협의중이라고 밝혔다.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 결과에 대한 대한올림픽위원회의 입장

오늘 (2월 21일) 실시되었던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 경기결과에 대해 한국선수단은 다음과 같이 조치하였습니다.

한국선수단은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에서 김동성 선수의 실격은 명백한 오심이므로 시정을 위해

1) 선수단에서는 국제빙상연맹(ISU)에 항소하였고
2) 훨씬 더 강력한 조치로써 국제스포츠 중재재판소에 항소하고
3) 미국 관련 심판들은 미국 법원에 고발 조치할 예정입니다.

이와는 별도로 김운용 대한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은 IOC 위원장 및 ISU 회장과 이 문제에 관해 계속 협의중입니다.

국민여러분의 뜨거운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대한올림픽위원회


<4신-오후 5시> 분노한 네티즌, '사이버시위'로 실력행사

김동성 선수의 석연치 않은 실격에 분노한 국내 네티즌들이 실력행사에 나섰다. 이들의 집중 공격 대상은 솔트레이크 올림픽 공식사이트(www.saltlake2002.com)와 올림픽 주간 방송사인 NBC방송 사이트(www.nbcolympics.com), CNN 사이트(www.cnn.com) 등이다.

쇼트트랙 남자 1500미터 경기 결승전이 끝난 오후 1시 이후 이들 사이트들은 국내 네티즌들의 집중적인 접속으로 접속이 원활하지 않은 상태다.

네티즌들의 사이버 시위 움직임은 14일 남자 쇼트트랙 5000미터 릴레이 준결승, 17일 남자 1000미터 경기에서 심판의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한국선수들이 잇따라 메달 획득에 실패하면서 본격화됐다. 여기에 이날 김동성 선수의 실격이 결정적으로 불을 붙인 것이다.

▲ 동계올림픽 관력 사이트에 대한 '사이버시위'를 위해 개설된 사이버시위대 사이트. ⓒ 오마이뉴스 김시연
네티즌들 사이에선 조직적인 사이버 시위를 벌이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이미 솔트레이크 올림픽 사이버시위 채팅포털 사이트(tldnl2002.wo.to), 사이버시위대 사이트(www.18usa.ce.ro) 등이 사이버시위 사이트들이 중심이 돼 네티즌들을 규합하고 있다. 이들은 특정 시간대를 정해 올림픽 관련 사이트에 집중 접속, 서버 다운을 유도하는 '사이버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국내 언론사 사이트와 스포츠 관련 사이트에도 분노한 네티즌들의 항의성 글이 넘치고 있다. 초기에는 석연치 않은 심판 판정과 금메달을 딴 안톤 오너 선수의 '오만한' 행동에 대한 비난이 주류를 이뤘으나 점차 올림픽 기간 내내 주최국으로서 지나친 '텃세'를 과시한 미국에 대한 비판과 IOC 위원을 3명이나 두고도 스포츠 외교력 부재를 드러낸 국내 체육계에 대한 비난으로 확산되고 있다 .

특히 대한빙상경기연맹(skating.sports.or.kr)와 대한체육회(www.sports.or.kr), 대한올림픽위원회 사이트의 게시판에는 이렇듯 이번 파문에 대한 국내 체육계의 강력한 대처를 요구하는 한편 스포츠 외교의 무력함을 비난하는 글들이 집중적으로 올라오고 있다.

한편 이번 심판 판정에 대한 대응 방법을 묻는 인터넷한겨레(www.hani.co.kr)의 '라이브폴' 조사 결과 오후 4시50분 현재 4300여 명의 응답자 중 97%가 '제소-선수단 철수 등 강경 대응해야'이라고 응답한 반면 '심판판정 타당하다(0.8%)', '억울하지만 승복해야(1.6%)'라는 응답은 소수에 그쳤다.

<3신: 21일 오후4시> 4위 이탈리아 선수 "김동성 실격, 말도 안 된다"

AP 통신은 이날 경기에서 4위를 차지한 이탈리아의 파비오 카르타가 "한국 선수가 실격이라니 터무니없다"며 심판 판정을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김동성이 안톤 오노의 진로를 방해했다'는 심판진의 판정에 정반대되는 카르타의 발언은 "빙판만 보고 달려서 앞에 있던 선수들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모른다"고 말한 스티븐 브래드버리(호주, 쇼트트랙 남자 1000m 우승)의 말과도 묘한 대조를 이룬다.

지난 99년 1월 쇼트트랙 1000m 세계기록을 수립하기도 한 카르타는 이탈리아 쇼트트랙을 대표하는 간판스타다.

특히 쇼트트랙 종목의 국제대회 규정에는 '선두 주자를 추월하는 과정에서 후발주자는 신체접촉을 피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어 레이스 1.5 바퀴를 남겨두고 선두를 유지하고 있던 김동성이 '진로를 방해했다'는 안톤 오노와 심판진의 주장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부분이다.

김동성이 기자들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한 가운데 쇼트트랙 대표팀의 전명규 감독은 "터무니없는 판정이다. 말도 안 된다. 심판이 올림픽 심판으로서 갖춰야 할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며 판정을 강력히 비판했다.

15년간 대표팀을 맡아온 전 감독은 1988년 캘거리 올림픽 이후 5번째로 올림픽 무대를 밟았지만, 이번처럼 어이없는 판정을 당한 예가 없다.

전 감독은 김동성의 실격 판정 직후 거센 항의를 했지만, 심판은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재차 항의할 생각이냐"는 외신기자들의 질문에 그는 "최종 결정을 하기 전 곰곰히 생각해보겠다"고 답해 여운을 남겼다.

한편 오후 4시 현재 35만 명 이상이 참여한 NBC 방송의 온라인 여론조사에서는 "김동성이 1500m 결승전에서 실격 판정을 받을 만했는가?"는 질문에 네티즌 97%가 '아니다'라고 표를 던졌다.

"노! 실격 아니다" 솔트레이크 올림픽 공식방송사인 NBC 사이트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오후 4시20분 현재 응답자 38만2289명 가운데 97%가 김동성 선수가 실격이 아니라고 답했다. ⓒ NBCOLYMPICS.com

<2신: 21일 오후3시10분> NBC 사이트에서 인터넷 투표 실시

"당연하죠(Definitely)"

21일 AP 통신은 "안톤 오노(미국)가 '한국 선수가 실격되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냐?'는 AP 기자의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며 이와 같이 답변했다"고 보도했다.

AP, 로이터 등 외신들은 또한 "사람들이 나를 사막으로 데려가 묻어버릴 수도 있지만, 나는 금메달을 따서 너무 좋다"며 승리를 만끽하고 있는 안톤 오노의 발언을 소개했다.

안톤 오노는 인터뷰에서 "그것은 훌륭한 전략이었다. 많은 혼잡(traffic)이 있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나는 가능한 한 오랫동안 기다렸다. 한국 선수를 멋들어지게 혼내줄(set up) 준비를 했고, 그가 말려들었다. 그것은 크로스트랙(cross track: 코스를 부적절하게 가로질러 타 선수의 레이스에 지장을 주는 행위)이었다"고 밝혔다. 김동성은 기자들과의 인터뷰에 대해 '노 코멘트'로 일관한 것으로 전해졌다.

쇼트트랙 경기는 1명의 주심과 2명의 부심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날 주심은 호주의 제임스 휴이시가 맡았다. 휴이시는 "레이스 막판 안톤 오노가 안쪽으로 치고 들어갈 때, 김동성이 크로스트랙 또는 진로 방해 등의 반칙을 저질렀다"고 판정했다.

현재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 방송주관사인 미국 NBC 방송의 올림픽 특집 사이트(www.nbcolympics.com)은 "김동성이 1500m 결승전에서 실격 판정을 받을 만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찬반 투표를 하고 있다. (www.nbcolympics.com/x/f/frame.htm?u=/news/712573.asp)

로이터 통신은 "선수들이 시상식을 위해 경기장에 들어왔을 때, 경기장의 한인들이 판정에 동의하지 않고 야유를 보냈지만, 야유 소리는 미국 국가의 활기찬 연주(rousing rendition)에 묻혀버렸다"고 시상식 풍경을 전했다.

<1신:1시 40분> 남자 1500m 결승 김동성 실격처리, 미국에 금메달

21일(이하 한국시간)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이하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에 진출한 김동성(고려대)이 미국의 안톤 오노를 제치고 1위로 골인했으나 심판진이 김동성을 실격 처리해 안톤 오노에게 금메달을 안겨줬다.

이번 대회 남자 쇼트트랙 부문에서 한국에게 불이익을 준 판정은 이번이 세 번째로, 같은 날 한국 여자대표팀이 이룩한 '3000m 계주 올림픽 3연패'의 값진 기록을 무색케 한다. 현재 인터넷에는 남자 쇼트트랙 심판진 편파 판정의 결정판이라고 할 '김동성 실격'에 분격한 네티즌들의 항의 의견들이 올라오고 있다.

문제의 '반칙' 장면 미국의 안톤 오노 선수가 김동성 선수를 앞지르기 위해 무리하게 안쪽으로 파고들고 있다. ⓒ MBC-TV

레이스 초반 안톤 오노, 리자준(중국)과 함께 후미그룹을 형성했던 김동성은 레이스 중반부터 선두로 치고 나와 시종일관 선두를 유지했고, 안톤 오노와 리자준도 김동성의 뒤를 바짝 쫓아 3파전을 형성했다. 안톤 오노는 막판 김동성을 추월하고자 했으나 김동성은 선두를 허용하지 않았다.

김동성은 1위로 골인하는 순간 손을 치켜들고 곧바로 태극기를 흔들며 기뻐했지만, 심판진의 "김동성을 실격처리한다"는 장내 방송이 흐르는 순간 태극기를 바닥으로 집어던져 판정에 대한 강한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김동성의 실격이 선언되는 순간 전명규 대표팀 감독의 표정에도 짙은 어둠이 드리워졌다.

심판진이 김동성의 실격을 판정한 데에는 2위를 기록한 레이스 막판 안톤 오노가 손을 크게 들며 마치 "김동성이 진로를 방해했다"는 형태의 어필을 한 것이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경기장에는 여자 쇼트트랙 3000m 계주 시상을 위해 김운용 IOC 위원이 있었으나 미국 위주의 편파 판정에는 전혀 스포츠 외교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연합뉴스는 이날 오전 12시42분 "김동성(고려대)이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 결승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는 속보를 올렸다가 불과 4분만에 "김동성이 결승에서 1위로 골인했으나 실격으로 처리돼 파문이 일고 있다"는 '정정 보도'를 해야 했다.

금2, 은1의 혁혁한 성과를 올리고 있는 여자 대표팀에 비해 편파 판정에 시달리는 남자 대표팀의 수난은 이번 대회 들어 벌써 세 번째. 14일 열린 남자 5000m 계주 준결승1000m에서는 민룡(계명대)이 20바퀴를 남기고 추월을 시도하다 미국 러스티 스미스의 비신사적 행위로 넘어져 한국팀이 실격했고, 17일에는 남자 1000m 결승에서 선두를 달리던 안현수(신목고)가 안톤 오노, 리자준과 몸싸움을 벌이다가 펜스로 나뒹굴었다.

반면, 한국의 여자 쇼트트랙 팀(박혜원, 주민진, 최민경, 최은경)은 중국(4분13초236)을 제치고 4분12초793의 기록으로 두 번째 금메달을 획득했다. 한국 여자팀은 이로써 94년 릴레함메르 올림픽, 98년 나가노 올림픽에 이어 여자 3000m 계주 3연패를 달성했다.

한국팀은 24일 남자 계주와 500m, 여자 1000m 남겨놓은 상황이지만, 남자팀의 경우 현재와 같은 분위기에서 메달을 떠나 공정한 레이스를 펼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빼앗긴 금메달' 1위로 골인한 뒤, 태극기를 흔들며 기뻐하던 김동성 선수가 뒤이은 실격 발표에 망연자실하고 있다. 뒤에는 환호하는 미국의 안톤 오노 선수. ⓒ MBC-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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