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2년 연속 삼성생명 전국 판매 여왕을 차지했던 보험설계사가 지난 6월 보험료 횡령 혐의로 검찰에 구속된 것으로 오마이뉴스에 의해 7월 30일 확인됐다.

삼성생명측은 자사 판매여왕 출신으로 수차례 언론에 보도됐던 신 씨의 횡령 사실을 그동안 언론에 공개하지 않았다.

삼성생명은 지난 6월 서울 양천지점 진명영업소 소속 신아무개(48) 설계사를 보험료 유용 혐의로 검찰에 '조용히' 고발했다. 신 씨는 보험료 3억2천여만원을 방문 수금한 뒤 이를 회사에 입금하지 않고 개인 용도로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신 씨는 강서경찰서를 거쳐 현재 영등포구치소에 수감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생명 내에서 매년 보험판매액 1위에게 주는 연도상을 96년과 97년 연거푸 수상, 당시 보험설계사 역대 최고 연봉인 3억5천만원을 받았던 신 씨는 조선일보, 한겨레, 매일경제 등 주요 언론매체를 통해 널리 알려진 인물이어서 특히 관심을 모은다.

신 씨의 횡령 사실은 지난해 12월 1년치 보험료 1억2천여만원을 신 씨에게 직접 납부한 한 가입자가 6개월째 회사발행 영수증이 우송되지 않은 것을 뒤늦게 확인하고 회사측에 입금조회를 요청하는 과정에서 밝혀졌다.

'걸어다니는 은행' 3억원대 연봉 받아 언론 집중 조명

지난 94년 삼성생명에 입사한 신 씨는 씨티은행 국내 지점에서 14년 동안 근무하면서 확보한 인맥과 금융지식을 활용, 고액 보험상품 유치에 남다른 수완을 발휘해 왔다. 특히 지난 96년엔 350억원대 계약을 유치, 연봉 3억4900만원을 받아 당시 보험설계사 역대 최고 소득을 기록했고 97년에도 500억원대 판매고를 올려 2년 연속 삼성생명 연도상을 받았다.

조선일보는 96년 7월 13일자 기사에서 신 씨를 '걸어 다니는 은행', '재무설계사', '기업형 보험설계사' 등의 별명이 붙은 업계 최고 연봉의 보험세일즈우먼으로 소개하고 있다.

특히 그녀가 '다른 설계사보다 보험 상품을 수백배씩 더 많이 팔고 있는 비결'에 대해 "그녀는 기업고객이 많기로 유명하다. 기업고객은 한번 거래를 텄다하면 수천만원씩의 보험료가 들어온다"고 쓰고 있다.

한겨레 역시 신 씨를 인터뷰한 97년 5월 19일자 '이사람' 코너에서 "신 씨는 보험료를 지로나 자동이체로 받기 보다 방문수금을 중시해 한달에 3백~4백명의 고객을 직접 찾아가 만난다"고 전한다. 이처럼 기업고객의 고액 보험료와 잦은 방문수금이 결국 화를 초래했다.

상습적인 보험료 유용 덜미

신 씨는 보험가입자를 직접 방문해 수기 영수증을 써주고 거액의 보험료를 수금한 뒤 바로 회사에 입고하지 않고 개인적인 자금 융통에 상습적으로 사용하다 이번에 덜미를 잡힌 것이다.

삼성생명의 한 관계자는 "최근 신 씨는 설계사 일보다 개인사업체 운영이나 벤처투자 등에 더 신경을 쓰고 있었다"면서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사채를 쓰는 등 자금이 모자라 보험료에까지 손을 댄 것 같다"고 밝혔다.

보험금 유용 사실을 확인한 뒤 회사측은 신 씨에게 한 달 동안 여유를 주고 보험금 변제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내부 규정상 수기영수증을 써주는 행위 자체를 보험금 횡령으로 간주하고 있다"면서 "신 씨의 회사 공헌도를 감안해 시간 여유를 줬지만 수 차례 변제 약속을 어겨 결국 변제할 뜻이 없는 것으로 판단했고 압류할 수 있는 본인 명의 재산도 없어 도주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검찰에 고발하게 됐다"고 밝혔다.

검찰은 보험료 유용과 사채 자금을 끌어다 쓰는 과정에서 추가 사고 개연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이를 수사하고 있다.

한 삼성생명 보험설계사는 "97년에 내가 입사할 당시 회사측은 신 씨의 모범 사례를 비디오테이프로 만들어 우리들에게 교육을 시켰다"면서 "그런 인물이 고객돈을 횡령했다면 우리 보험설계사들에게는 물론 고객들도 큰 충격을 받을텐데 그 사실이 정말이냐"고 되물었다.

태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