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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신 : 27일 오후 6시 30분]
오후 5시 국민행동대회 마치고 학교로


▲ "교육재정 GNP 6% 이상 확보하라"ⓒ 윤근혁


"어제 여기서 밤샘 농성하시느라 얼마나 고생이 많으셨습니까? 하지만 여기 계신 선생님보다 마음이 더 힘들었던 선생님은 오늘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친 우리 동료라고 생각합니다."

27일 오후 3시, 제2차 국민행동대회에서 이수호 전교조 위원장이 연단에 나와 던진 첫 마디다. 그는 여의도 공원 대회장을 가득 메운 1만 5천여 명의 교사와 주변 시민들을 쳐다보며 다음과 같은 말을 덧붙였다.

"무너진 교사 자존심, 시장화한 교육 등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오늘 묵묵히 아이들을 가르친 우리 동료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보냅니다. 이제 우리 학교로 돌아가 더욱 열심히 아이들을 가르치겠습니다. 공교육을 살리고 교육 시장화를 막기 위한 우리들의 노력에 국민들이 박수를 보내주십시오. 지금부터 시작입니다."

이날 오후 3시부터 진행한 '교육시장화 저지와 교육재정 확보를 위한 국민행동대회' 참석자들은 결의문을 발표하고 ▲교육불평등 초래하는 7차 교육과정 철폐 ▲졸속 초등교원정책 철회 ▲국립대발전계획, 전문대발전계획 철회 ▲교육의 질 저하시키는 교원구조조정 중단 등 9개항의 교육개혁 방안을 정부당국에 요구했다.

1만 5천명의 교사가 27일 연가를 내고 벌인 1박 2일 동안의 집회가 모두 끝났다. 오후 5시께부터 지방 교사들은 손에 짐 보따리를 들고 다시 학생들이 있는 곳으로 떠났다.

앞으로 전교조는 오는 11월 4일 임시 전국대의원대회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대전학생문화회관에서 여는 이 대회에서 '연가 상경 투쟁의 평가와 앞으로 투쟁방안'에 대해 결정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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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신 : 27일 정오] 서울 18개 지역에서 홍보물 나눠줘

▲ 거리에서 홍보물을 나눠주고 있는 교사들 ⓒ 윤근혁


시작종이 울렸다. 27일 정오 교사 1만5천여 명이 서로 50여 명씩 나뉘어 서울 종각역, 동대문역, 을지로 입구 등 18개 지역 길가에 나란히 서 있다. 이들은 점심식사를 위해 밖으로 나온 직장인들에게 홍보물을 나눠주고 있다. 이들이 나눠주고 있는 유인물 겉장엔 '빈부격차도 갈수록 심해지는데… 평등하게 교육받을 권리마저 빼앗기고 있다'고 적혀 있다.

학교에 있어야 할 이들이 왜 여기서 홍보물을 나눠주고 있을까? '특별한 교수-학습을 하려고 한다'는 게 거리로 나선 교사들의 하나같은 마음이다.

박병관 대전 대암초 교사는 "더욱 나은 교육환경과 교육정책을 위해 교육 당사자인 교사들이 나서게 되었다"면서 "교실보다는 좀 불편하고 힘든 게 사실이지만 결코 우리 뜻을 굽히지 않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거리의 교사들

▲ 아스팔트 교육. 교사결의대회를 마친 교사들이 시민들과 만나기 위해 대회장을 나서고 있다. ⓒ 윤근혁


최근까지 울려 퍼진 농민의 함성소리, 우리의 몸을 만드는 '쌀과 소' 수입을 반대하는 이들의 외침. 이를 두고 농민들은 자부심 어린 목소리로 '아스팔트 농사'라 불렀다. 교육도 교실에서만 하는 게 아니라는 걸 교사들도 알고 있다. '아스팔트 교육'이 시작된 것이다.

거리의 교사 앞엔 교탁과 칠판이 없다. 학습자료는 오직 이들의 몸. 교사들을 지켜보고 있는 이들은 길가는 시민과 텔레비전 앞에 앉은 전국 학생들. 학습 주제는 교육평등권 수호과 교육시장화 반대다. 학습목표는 다음과 같다.

1. 7차 교육과정과 자립형 사립고 추진이 교육평등권을 깨기 위한 지능화된 방안임을 알 수 있다.
2. 성과급과 교원 계약제 등 교원구조조정 방안이 교육을 휘둘리게 하는 시장판 교육임을 깨달을 수 있다.

미국제 시장주의, 영국제 신자유주의

"역시 전교조는 엄청난 조직이야. 2만명 가까운 교사들이 밤이슬 맞으며 밤을 꼬박샐 수 있는 조직이니까 말이지. 학교와 지역은 서로 달라도 마음이 이렇게 같을 수 있을까."

철야농성장을 잠시 빠져나와 포장마차에서 술잔을 기울이며 김요일(서울아현초 교사) 교사가 던진 말이다.

교사들도 알 사람은 다 안다. 사람의 마음을 만드는 교육을 더 이상 미국제 시장주의와 영국제 신자유주의 교육에 내맡길 수 없다는 사실을.

전교조는 교육불평등과 교육시장화를 기치로 내세운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이 이미 강을 건넜다고 보고 있다. 더구나 올해 들어 위기를 체감할 정도로 가속도가 붙고 있다고 분석한다.

교육부의 자립형사립고가 그 대표격이다. 이밖에도 고교 선택중심교육과정, 파트타임 교사도입, 전문직 석박사 계약제 도입, 복수·부전공 연수 확대 실시 등으로 파악된다는 게 이용환 전교조 정책실장의 설명이다.

정부의 교육정책의 종착역은 어디일까. 교사들은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에 따른 교육 시장화라고 보고 있다. 부유층에만 유리한 7차 교육과정은 우별반 교육을 통해 사교육비를 늘린다. 선택형 교육과정은 부자 학교와 가난한 학교를 가른다는 것이다.

또 자립형 사립고와 고등학교 서열화 또한 귀족학교를 등장하게 하며 전국 고등학교가 줄서기를 하면 평준화 해체의 길로 들어서게 될 것으로 교사들은 판단한다. 결국 가진자만 선택권이 보장되는 불평등 교육으로 마무리된다는 분석이다.

사상 최초로 진행된 교사들의 아스팔트 교육. 거리의 교사들은 학부모인 국민들에게 묻고 싶을지 모른다. 교육 시장화의 길을 원하는지, 아니면 학교교육 정상화의 길을 원하는지.


[3신 : 10월27일 오전9시] "한완상 장관 정신 차리세요"

▲ 연가 교사들의 외침. 철야 농성을 한 교사들은 오전 9시부터 교사결의대회를 열었다.ⓒ 윤근혁


10월 27일 오전 3시38분. 노래 '불나비'에 맞춰 양팔을 벌린 전국의 교사들. 초겨울 날씨에 사라졌던 그것. 이날 새벽 여의도엔 다시 떳다, 불나비.

'교육 희망 찾아 헤매는 불나비처럼… 아이들만 바라보는 해바라기처럼 앞만 보며 걸어가는 우린 불나비.' 라이터를 치켜들고 손을 흔드는 1만 5천여 명의 교사들 모습은 그 자체로 불나비였다.

여의도 하늘 '불나비'

새벽 5시 8분 횃불 2천5백 개가 여의도 문화마당을 환하게 비춘 가운데 교사들은 하늘을 향해 함성을 질렀다. '전교조의 연가운동'이 새 날을 맞은 것이다.

오전 9시 정각. 전교조는 '교육시장화 저지와 교육재정 확보를 위한 전국 교사결의대회'를 열었다. 두어 시간 남짓 천막에서 눈을 붙인 교사들이 도시락으로 아침 식사를 한 다음 대회장에 모였다. 대회장은 다시 '공교육강화'라고 적힌 노랑, 빨강색 조끼로 꽉 찼다.

▲ 한 장관 듣고 있나요? 교사결의대회에서 교사들이 '교육시장화 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 윤근혁

만삭의 몸으로 사회를 본 송경영 전교조기획관리실장이 대회 시작을 알리자 교사들은 일제히 힘찬 박수를 쳤다.

김은형 전교조 수석부위원장은 대회사에서 "학급당 학생수를 감축하자니까 교실과 환경을 마구 파괴하며 학교를 쑥밭으로 만들고, 교원수급하라니까 기간제·계약제 교사 확대하고, 사립학교법 개정하라니까 귀족형 사립고 만들고, 교사 처우 개선하라니까 마구잡이로 교사 등급을 매긴 성과급 지급을 강행했다"고 정부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김 수석부위원장은 "앞으로 우리의 모든 것을 교육과 아이들을 위해 바칠 것을 다짐한다"면서 "교육인적자원부와 한완상 장관은 교육시장화,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을 포기하고 공교육을 강화할 것"을 촉구했다.


교사들의 요구 4가지

이날 참가자들은 결의문에서 ▲7차 교육과정 중단 ▲자립형 사립고 시범운영 계획 철회 ▲성과급·계약제 폐지 ▲중등교사 자격자 초등임용 방안 철회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10시까지 대회를 마친 교사들은 '참교육의 함성으로'란 노래를 부르면서 거리로 나섰다. 교사들은 전교조 16개 지부별로 종각, 동대문역, 명동역 등 서울 시내 18개소에서 국민들과 만날 예정이다. 기어코 '아스팔트 교육'이 시작된 것이다.

이어 오후 2시30분부터는 학부모, 학생과 교사들이 함께 참여하는 국민행동대회가 여의도 공원에서 열린다.

교사들이 빠져나간 후 텅 빈 대회장. 50여 명의 교사들이 대회장 주변 휴지를 줍고 있다. 이들은 서울지부에서 파견한 도우미 교사들. 이들 속에서 박주현(33, 남) 서울양화초 교사도 몸을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이 교사는 현재 이 학교 6학년 담임.

- 학교에 있는 반 아이들한테 한마디한다면.
"선생님이 이 곳에서 많이 배우고, 교육을 좋게 해서 돌아갈테니 조금만 기다려라. 돌아가서 몸을 바쳐서 열심히 가르칠게."

- 학부모들의 눈길이 따갑지 않겠나.
"사실, 오기 전에 교장님한테 강사를 써줄 것을 요청했다. 법으로 보장된 연가를 냈을 때, 강사 쓰는 건 당연한데 그렇게 하지 않으셨다. 그래서 교과전담 교사와 수업시간을 바꾸었다. 그리고 학부모님한테는 편지를 보냈다."

▲ 천막 잠. 오전 5시 잠자는 시간, 천막에서 잠자는 교사들의 모습이 처량하다. ⓒ 윤근혁

박 교사가 연가에 앞서 반 학부모한테 보낸 편지엔 다음과 같은 글귀가 써 있었다.

"연가를 내려고 합니다. 이러한 교사들의 행동이 우리 교육의 올바른 방향 잡기를 위한 불가피한 일이라 여겨주세요. 이 아픔이 우리 아이들을 더욱 올곧게 키우는 길임을 믿고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교육의 평등권을 지키고 모든 아이들에게 질 높은 교육을 제공할 수 있는, 진정한 교육 개혁이 이루어질 수 있기를 바라는 저희 교사들의 진심을 이해해 주시길 한번 더 부탁드리면서 이만 줄이겠습니다."

▲여의도 공원 문화마당을 가득 메운 교사들. ⓒ 윤근혁


[2신 : 27일 0시8분] 서울 밤하늘 가득 메운 '공교육 정상화' 함성

'공교육 정상화', '사립학교법 개정', '교육평등권 수호'.
27일 0시 8분. 여의도 공원 문화마당은 전국 초중등 교사 1만 2천여 명의 함성과 구호 소리로 가득 찼다. 전날 오후 8시 30분부터 서울·경기 지역 교사들을 시작으로 모여들기 시작한 교사들은 밤 0시가 되자 문화마당을 꽉 메웠다. 대회 준비측은 '27일 아침 연가를 낸 여교사들까지 참가하면 교사 2만명이 쉽게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시간 서울교대와 인천교대도 1만5천여 명의 전국 교육대학생들이 모여 철야농성을 시작했다. 이들은 '중등교사 자격자 초등임용 반대'를 위해 이날 급히 상경한 것.

교사들 철야농성 시작

현재 여의도 문화마당에 모인 교사들은 '교육 시장화 저지와 교육재정 확보를 위한 농성투쟁 단결마당'을 진행하고 있다. 이른바 철야농성이 시작된 것이다. '공교육 정상화', '사립학교법 개정' 등의 구호가 적힌 조끼를 나눠 입은 교사들은 교사노래패 '해웃음'의 가락에 맞춰 흥겹게 춤을 추었다.

▲ 김윤근 교사. ⓒ 윤근혁
인사말에서 이수호 전교조 위원장은 "오늘 이렇게 한 자리에 모인 것은 우리 스스로 교육의 주체가 되어 우리 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다시 돌아가 아이들을 반갑게 맞을 수 있도록 열심히 싸우되 웃으면서 싸우자"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락그룹 '젠'의 '단결투쟁가' 등 노래에 맞춰 교사들은 모두 일어나 손을 하늘로 뻗었다. 대회장 앞쪽에서 열심을 춤을 따라 추던 김정희 서울신목초 교사는 "마음에 쌓인 한을 이곳에서 확 털어 버리고 아이들과 웃으면서 만날 것 같다"고 기뻐했다.

하지만, 공연 중간 중간 교사들의 얼굴엔 그늘이 비쳤다. 도덕을 가르치는 김윤근(45, 서울충암중) 교사는 "아이들 팽개치고 왔다는 비난이 쏟아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마음이 쓰리다"면서도 "이 정권 아래서는 대화로는 교육 전체를 개선하는 길이 막막했기에 이렇게 동료들과 거리로 나오게 되었다"면서 쓸쓸한 웃음을 지었다.

▲ 이동운 교사. ⓒ 윤근혁

노래하지만 슬픈 교사들

전교조 일반 집회에 비해 오늘 대회엔 나이든 교사들이 많이 눈에 띠었다. 올해 환갑을 맞은 이동운(서울대성고, 국어) 교사는 "젊은 교사들과 어울려 올바른 일을 하게 되어 같이 젊어지는 기분"이라면서 흰머리를 쓸어 내렸다.

이 교사는 최근 교원성과급으로 c급 30만 원 남짓을 받고 곧바로 반납한 바 있다. 그는 "성과급은 사립학교에선 '멍멍개 훈련비' 노릇을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돈 몇 푼으로 재단에 충성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낙인찍고 있다"고 혀를 찼다. 이 교사가 있는 학교는 몇 해 전까지 고3 담임을 해오던 그에게 지난 해 '원로교사' 대우를 해준다면서 담임을 맡기지 않았다.

이용환 전교조 정책실장은 "여기 모인 교사들의 진실을 학부모와 아이들이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정책실장은 자정이 다가오자 급히 교대생들이 모인 서울교대로 향했다.

교대생, 2차 상경

현재 서울교대엔 1만여 명의 교대생들이 모여 있다. 교정이 비좁기 때문에 나머지 5천여 명의 학생들은 인천교대로 흩어져 모여 있는 상태다. 교대생들도 27일 '올바른 초등교원정책'을 요구하는 거리집회를 계획하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엔 한완상 교육인적자원부 장관과 교대생 대표 3명, 전교조 이용환 정책실장의 면담이 계획된 상태. 교대생들의 요구와 교육부 방침이 마주보는 기관차처럼 충돌할 태세로 다가오자 전교조가 중재에 나선 것.

이용환 정책실장은 "아무쪼록 초등교육의 전문성을 살리는 방향으로 일의 실마리가 풀리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가를 낸 교사들은 이날 오전 9시부터 '교육시장화 저지와 교육재정 확보를 위한 교육주체 결의대회'를 열 예정이다.

▲무대위에서 공연하는 교사 문화패. ⓒ 윤근혁


[1신 : 26일 오후 7시25분] 2만명 교사 여의도로 집결중


26일 오후 7시 25분. 여의도 공원 문화마당. 텅 빈 마당 앞뒤로 대회장을 꾸미기 위해 바쁘게 손놀림하는 1백여 명의 사람들이 보인다. '연가투쟁'을 준비하는 전교조 본부 집행부들이다.

아직은 텅 빈 여의도 공원 문화마당. 이 곳에 공교육을 지키겠다는 교사들의 함성이 가득찰 것인가, 아니면 '아이들의 학습권을 저버렸다'는 비난의 화살이 꽂힐 것인가.

전국 교사 2만명 천막농성

전교조 예측대로라면 오늘(26일) 밤 12시 이곳엔 2만여 명의 교사들이 모일 것이다. 오후 5시까지 수업을 끝낸 부산, 광주, 제주 등 전국 교사들이 학교에 일제히 연가를 내고 서울로 달려오는 중이다.

이수호 위원장은 25일 기자회견에서 "현재의 우리 교육정책이 아이들을 사랑하는 성실한 교사들을 이런 지경으로까지 몰아넣고 있다"고 말하면서 "교육을 망치는 교육부의 안일한 태도에 전교조는 결단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연가집회의 배경을 밝혔다.

대회의 실무 홍보책임을 맡은 조남규 전교조 교육선전실장은 대회장 왼편에 쪼그리고 앉아 있다. "대회를 준비하느라 이틀 밤을 꼬박 샜다"면서도 "동료교사들이 공교육을 살리기 위해 이곳 여의도로 달려온다고 하니 가슴이 찡하다"며 밝게 웃었다.

일반회사 노동자들 집회 일손 거들어

대회장 주변엔 이날 오후 6시30분부터 일제히 천막 500개가 설치됐다. 대우자동차 노동조합 소속 노동자들 50여 명도 천막 치는 일손을 거들었다. 이 천막은 교사들이 오늘 밤 머물 곳. 맞은 편엔 대우자동차 노동조합과 시그네틱스 노동자들이 일일주점을 벌였다. 이들도 모두 학부모, 교사들이 천막농성을 진행하고, 노동자인 학부모들도 거들고 나선 것.

7살된 유치원 아이를 둔 김진택(37. 대우자동차 해고자) 씨는 다리를 절면서 일일주점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4월10일 시위 때 다리를 다치게 된 것. 그는 "노동자와 학부모의 처지에서 생각할 때 아이들을 위해 선생님들이 천막에서 잠을 자면서 농성하는 모습을 보며 가슴이 벅차다"며 고개를 떨궜다. 유치원생인 아들은 요즘 아버지가 다리를 다치게 된 까닭을 알고부터는 '김대중 할아버지' 말만 나오면 "저 사람 나쁜 사람"이라며 손가락을 쳐든다고 그는 말했다.

이번에 연가투쟁을 준비한 전교조의 주장은 크게 세 가지.

교육시장화 저지와 교육평등권 수호, 그리고 올바른 초등교원정책 촉구다. 이에 대해 이경희 전교조 대변인은 "현재 추진되고 있는 선택형 교육과정 도입 방침 등 7차 교육과정 수정고시와 자립형 사립고 정책 철회를 통해 교육시장화와 교육평등권을 침해하기 위한 음모를 막아야 한다"면서 "중등자격증 소지자의 초등임용 방침 철회와 공교육을 살리기 위한 교육재정 6%확보를 함께 요구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교육시장 저지와 교육평등권 수호' 주장

앞으로 전국에서 모인 전교조 조합원들은 26일 자정부터 철야농성을 시작한다. 자정부터 27일 새벽 4시경까지는 농성투쟁 단결마당을 진행하고 이날 오전 9시엔 '교육시장화 저지와 교육재정 확보를 위한 전국교사결의대회'를 연다.

교육주체 결의대회 후에는 종각역, 종로3가역, 동대문역, 명동역, 을지로 입구역 등 서울의 18개 지역으로 이동하여 11시30분부터 12시30분까지 대국민 홍보활동을 벌인다.

홍보활동을 벌인 교사들은 다시 오후 2시30분까지 여의도 공원 문화마당으로 모여 '교육시장화 저지와 교육재정확보를 위한 제2차 국민행동대회'에 참여한다.

* 이 기사는 주간 '교육희망' 취재반에서 작성한 것입니다.

덧붙이는 글 | 대회일정은 다음과 같다.

26일 밤 ∼ 27일

26일 
20:00 - 여의도 공원 문화마당 모임
20:30∼22:30 - 교육시장화 저지와 교육재정 확보를 위한 수도권 결의마당

27일 
24:00∼04:10 - 철야농성(교육시장화 저지와 교육재정 확보를 위한 농성투쟁단결마당
04:10∼06:00 - 철야농성(지부별 결의시간)
06:00∼08:00 - 주변정리
08:00∼08:30 - 지부별 시간
09:00∼10:00 - 교육시장화 저지와 교육재정 확보를 위한 전국교육주체결의대회
10:00∼11:30 - 대국민 홍보를 위해 서울 18지역으로 이동
11:30∼12:30 - 대국민 홍보활동
12:30∼14:30 - 여의도 공원 문화마당으로 이동
14:30∼16:30 - 교육시장화 저지와 교육재정 확보를 위한 제2차 국민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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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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