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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인회? 내 상대 아니다. 내 상대는 DJ다."
10.25 동대문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한나라당 홍준표 전의원.
ⓒ 오마이뉴스 노순택
글/김병기 기자
사진/노순택 기자


(<오마이뉴스>는 10.25재보선에 출마하는 여야후보들을 심층인터뷰합니다. 그 첫번째로 동대문을에 출마하는 한나라당 홍준표 후보입니다. 10일 오전에는 민주당 허인회 후보가 이어집니다....편집자 주)

"나는 허인회 후보와 선거하기 위해 온 것이 아니다. 김대중 정부의 실정과 비리·부정을 심판하러 왔다. 이용호 게이트는 '여운환 조폭 게이트'다. 조직폭력배들은 월정금이나 뜯는 원시적 형태에서 첨단금융기법에 눈을 뜨는 기업형 조직폭력배로 성장했고, 그 성장 배경에는 현 정치권의 실세들이 있다."

10.25 재보선에서 동대문 을에 출사표를 던진 홍준표 전의원은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정권과 검찰 고위급의 여씨 보호설'을 거듭 주장하면서 대여공격의 선봉장의 면모를 그대로 드러냈다.


"정권교체 뒤 호남 깡패들이 대거 상경해 정치권과 접목 시도"

그는 특히 "97년 정권교체된 뒤부터 광주 등의 호남 깡패들이 대거 상경해 정치권과의 접목을 시도했다"면서 "이 정권은 자유당 말기의 깡패정권과 다를 바 없다"고 비난했다.

그는 또 '이용호 게이트'가 이번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이용호 게이트가 아니라 '여운환 조폭게이트'"라면서 "검·경, 정보기관, 권부까지 뻗쳐있고, 호남의 형님문화에서 비롯된 조폭게이트의 총제적 결정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여운환이 운영하던 목포 백제관광호텔에서 DJ도 자고간 적이 있다"면서 "여운환이라는 폭력배의 정관계 출발 고리는 호텔 경영"이라고 밝혔다.

홍준표 후보는 또 "대검에서 여운환이 로비자금을 착복했다고 기소한 것은 검찰조직과 그 뒤의 더 큰 검은 세력들을 보호하기 위해 여운환을 사기범으로 몬 것"이라면서 "코미디같은 수사이고, 검사로서는 치욕적인 수사"라고 강조했다.

한편 그는 최근 언론에서 공개된 "한화갑 최고위원이 여운환 씨를 면회해 '동지'운운했다"는 발언과 관련해 한 최고위원으로부터 명예훼손혐의로 고소된 상태다. 이와 관련 홍 전의원은 "법적 쟁송중이기 때문에 내가 그런 말을 했는지에 대해서조차 확인해줄 수 없다"면서도 "재보선이 끝난 뒤에 조직폭력배와 연결돼 있는가의 여부에 대해 새로운 문제를 제기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고려대 출신은 고등학교 조직보다 더 강고하다"

ⓒ 오마이뉴스 노순택
홍준표 후보는 이어 "고려대 출신은 고등학교 조직보다 더 강고한 조직"이라면서 "10년 후배인 허인회와 9년 후배인 장화식(민노당) 후보가 나에게 네거티브(선거운동)를 한다면 동문회에서 제거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선거법 위반 사범'이라는 여당의 비판과 관련 "자기들이 후보로 내세운 사람은 선거법 위반에다 국보법 위반 등 3회 전과가 있다"면서 "마치 연탄장수가 얼굴을 깨끗이 하려고 손으로 계속 비벼대는 것과 똑같다"고 맞대응했다.

검사출신이기도 한 그는 또 "요즘 검사들은 자기 권한을 10%도 행사 못한다"면서 검사들의 각성을 촉구하면서도 "현행 제도 아래에서 모든 검사가 특검인데 특검제라는 옥상옥을 만들 필요가 있냐"면서 시민사회단체들이 요구하고 있는 상설특검제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번 선거 출마 이유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지난 96년에는 깡패들의 협박을 피하기 위해 정치에 입문했다. 이번에는 국가개조의 뜻을 이루기 위해서다."

홍 후보와의 인터뷰는 10월 7일 오후 그의 동대문을 지구당 사무실에서 이뤄졌다. 다음은 홍준표 전 의원과의 인터뷰 일문일답이다.

- 10.25 재보선이 임박해 있다. 필승전략이 있다면.
"야당선거 전략이라는 게 결국 바람선거일 수밖에 없고 유세전일 수밖에 없다. 전 지역을 돌아다니면서 거리유세하는 게 가장 큰 전략이다."

- 바람선거일 수밖에 없다는 말은 무슨 뜻인가. 또 어떤 바람을 만들 계획인가.
"야당선거는 여건상 조직선거를 할 수 없다. 이번 선거전략은 이번 선거의 성격과 맞아떨어진다. 성격은 DJ정권의 실정과 비정 즉, 비리와 부정에 대한 서울시민의 심판이다. 모든 전략은 디제이정권의 부패, 비리, 실정을 국민들에게 알리는 것이다."

"지난 선거에서는 멀티비전에 '모래시계' 드라마만 틀어놨다"

-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인가.
"지난번에는 선거가 뭔지 모르고 시작했다. 40여 일 앞두고 정당조직에 들어가 선거를 치렀다. 이번에는 선거가 뭔지, 정치가 뭔지, 조직이 뭔지 다 알고 하는 것이다. 다 알고 하니까 더 힘들다. 조직관리하는 것을 직접하니까 힘든 것이다. 지난번에서는 선거운동이라고까지 할 것도 없었다. 멀티비전에 모래시계 드라마만 틀어놓고 나는 차 안에서 잤으니까. 정당유세 할 때만 연설했고, 그러다가 선거가 끝나버렸다."

ⓒ 오마이뉴스 노순택
- 여당에서는 홍 위원장의 공천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선거법 위반사범이라는 이유 때문에서다.
"아하, 지금 그런가."

- 모르고 있었나.
"난 신문 안 본 지 오래 됐다."

- 그렇다면 선거법 위반사범이라면서 공천철회를 요구하는 여당의 주장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아, 그럼 허인회는 선거법 위반사범 아닌가."

- 적어도 법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지 않나.
"법적으로 그렇지, 자기가 자백을 했다. 위장전입을 9명 한 것과 13명 한 것하고 뭐가 다른가. 나는 선거법 위반사범이라고 대법원에서 판결이 났으니까, 덤을 씌웠든 위반사범이라고 치자. 나는 그로 인해서 지난 총선 출마 안했다. 그런데 자기들 손으로 풀어줬다. 공민권을 회복해줬다. 선거법 위반사범은 영원히 출마할 수 없는가. 그리고 자기들 후보로 내세운 사람은 선거법 위반에다가 국가보안법 위반 등 3회 전과가 있다. 그걸 뭐로 설명할 건가. 그건 마치 연탄장수가 얼굴을 깨끗이 하려고 손으로 계속 비벼대는 것과 똑같다."

- 말이 나온 김에 허인회 후보를 평가해 달라. 지난번 선거에서 탈락된 뒤에도 지역에서 꾸준히 조직관리를 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
"나는 허인회 후보와 선거하러 온 것이 아니다."

"나의 선거 상대는 허인회가 아니라 비리 정권이다"

ⓒ 오마이뉴스 노순택
- 그럼 누구와 싸우러 온 것인가.
"나는 김대중 정권을 심판한다는 의미로 여기 와서 선거하는 것이지, 허인회 후보와 선거하러 온 것이 아니다. 그래서 허인회 후보에 대해 아는 것도 없고, 단지 10년 후배라는 것만 알고 왔다. (민노당)장화식 후보는 9년 후배이다. 나는 네거티브(선거운동)를 안 할 것이다. 고려대학교 출신끼리 서로 이전투구하는 모습이 있어서는 안된다. 고려대 출신이라는 것은 고등학교 조직보다 더 강고한 조직인데, 장화식이나 허인회가 만약 나에게 네거티브로 해서 터무니 없이 딴짓하면 동문회 조직에서 제거된다. 적어도 나는 후배들에 대해 네거티브 전략으로 나가지 않겠다."

- 이번 선거에서 자민련이 도움을 주고 있나. 공조 가능성은.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자민련이 나를 도우리라고 생각한다. 내가 들어가는 것이 자민련으로서는 참으로 도움이 될 것이다."

- 한화갑 최고위원으로부터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했다. 홍 위원장은 한 최고위원이 여운환 씨를 면회했고, 그 자리에서 '동지' 운운했다고 말했다던데 구체적 증거가 있는가.
"하-하-하(큰 소리로 웃으면서), 우선 이건 법적인 분쟁이 걸려 있기 때문에 내가 그 얘기를 했다 안했다 라고 이야기할 수 없다. 단지 중요한 것은 면회 여부는 지엽말단적인 문제다. 조직폭력배와 연결돼 있는가의 여부가 본질적인 문제다. 그래서 재보선이 끝난 뒤에 새로운 문제를 제기할 것이다."

- 그런 말을 했는지조차 공개하기가 어렵다는 얘기인가.
"쟁송이 안되고 있다면 모르되 그건 대답하기 어렵다."

- 그런 말을 한 사실이 있다든지, 언론이 잘못 보도했다든지에 대해서는 말할 수 있는 것 아닌가.
"그건 한 최고가 바라는 바일 것이다. 그래서 그것에 대해서는 대답하지 않겠다. 때가 되면 본질적인 문제를 꺼내겠다. 면회는 지엽말단적인 문제이다. 면회는 아무나 갈 수 있다."

ⓒ 오마이뉴스 노순택
- (한 최고의 면회 여부는) 구체적인 팩트니까 중요한 것 아닌가.
"팩트니까 그건 나중에 얘기하겠다는 거다."

- 그럼 나중에 훨씬 구체적인 팩트를 공개하겠다는건가.
"팩트를 공개하겠다는 뜻이 아니다. 면회여부는 지엽말단적인 문제다. 면회는 누구라도 할 수 있고, 했는데 기록이 없어질 수도 있다. 기록관리를 내가 안했으니까. 또 내가 말을 했다고 이 단계에서 얘기할 수도 없다. 그 과정이 복잡하다. 언론에 보도되게 된 과정이…. 거기에는 한 최고가 말한 대로 단정적으로 얘기할 수는 없다. 단지 하나만 얘기하겠다. 여운환이란 사람이 90년대 초에 목포 백제관광호텔을 운영한 적이 있다. 이번에 구속된 박순석이 운영하는 신안비치호텔이 생기기 전에는 DJ도 목포 백제관광호텔에서 자고간 적이 있다. 여운환이라는 폭력배의 정관계 출발 고리는 백제관광호텔이다. 지역의 유지와 정관계 인사들과의 관계는 호텔을 경영하면서 출발했다. 그것만 이야기하고 오늘은 그만하겠다."

"이용호 게이트가 아니라 '여운환 조폭 게이트'다"

- 선거가 정권과의 싸움이라고 말했는 데, 이용호 게이트가 이번 선거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있나.
"이용호 게이트가 아니라 '여운환 조폭게이트'다. 그 근거는 첫째 이용호라는 사람이 광범위하게 로비망을 가지고 있었다면 신승남 검찰총장의 동생이 필요가 없다. 두번째 이용호가 광범위한 게이트를 형성하고 있었다면 깡패한테 40억 원을 주면서 로비를 할 필요가 없었다. 무슨 사건 무마용으로 40억까지 주었다는 얘기는 금시초문이다.

보통 사건해결용으로는 1-2억주고 마는데 40억 원이라는 거금을 조직폭력배 두목에게 주었다는 것은 평소에 여운환이라는 사람의 교유 범위를 이용호가 보고 있던 거다. 소위 권부, 정계 핵심, 검찰 최고위층과의 평소 교분관계를 이용호가 직접 눈으로 보고 듣고 했기 때문에 40억원이라는 거금을 던져서 여운환한테 로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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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경, 정보기관, 권부까지 뻗쳐 있고, 호남의 형님문화에서 비롯되는 조폭게이트다. 그 조폭게이트가 이번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이유는 파업로비, 옷로비, 고관집 절도사건, 한빛은행 대출사건 등 수많은 의혹사건의 총체적 결판이 이번 사건이기 때문이다. 이 정권은 자유당 말기의 깡패정권과 다를 바 없다. 어떻게 깡패가 1000억 원이나 넘는 재산가가 될 수 있고, 그 깡패가 검찰 고위간부와 놀아나는 사건이 벌어질 수 있는가."

- 과거 검사시절 여운환 씨를 수사하기도 했는 데, 그는 어떤 사람인가.
"그 사람은 나하고 한 아파트 한 동 한 통로에 살았다. 광주시 북구 우산동 현대아파트 105동에 살았다. 나는 55평 전세 4500만 원으로 5층에 살았고, 그 친구는 12층 66평에 자가로 살았다. 그 친구를 알게된 것은 91년 7월 말에 광주에서 건설 폭력배를 수사하고 난 뒤의 일이다. 뒷 베란다에 나와서 11시쯤 담배를 피고 있는데 우리 아파트 앞으로 벤츠가 밀려들어오더라. 문을 여는데 양쪽에서 건장한 청년 둘이 내리고 한 사람에게 90도 절을 하더라. 그래서 한눈에 저거 깡패다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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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실에 인터폰으로 연락해 여운환이라는 것을 알아냈고 그래서 그 이튿날 검찰청에 가서 물어보니, 여운환이가 국제 광주 피제이파 최대두목이고, 광주전남지역을 평정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그때부터 숨바꼭질해서 6개월 뒤에 구속했다. 그때도 재산이 300여억 원이었다. 4년3개월 (징역)살고 난 뒤에 정권 바뀔 무렵 서울에 올라와서 1000억 원대 재산가로 성장했다."

- 그럼 여운환 씨로부터 쌍칼을 받았다는 것은 언제 일인가.
"내사착수하고 난 뒤에 91년 9월 추석 이틀전이다. 그 칼을 받고 나는 발끈했다. 용서하지 않겠다고. 당시 고통 속에서 수사를 계속했다."

- 여운환 씨는 최근 국회에 출두해 "그 쌍칼은 이웃집의 홍 아무개에게 주라고 했는데 잘못 전달된 것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거기에는 이웃집이 없다. 한 층에 한 사람밖에 안사니까. 91년 당시에도 같은 이야기를 했다."

- 당시에 현 여권 고위관계자와 검찰 간부가 수사에 대한 압력을 행사했다고 하는데 어떤 방식으로 이뤄졌나.
"그 사람은 깡패가 아니고 청년실업가다, 왜 자꾸 사람 귀찮게 하느냐. 그런 식으로 계속 수사를 못하게 했다. 주위에 있는 검사들도 여운환이하고 형님동생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여운환은 의리있는 친구, 사기꾼 아니다"

- 이번 사건을 여운환 게이트라고 보는 구체적 근거가 있나.
"대검에서 여운환이 로비자금 받아 착복했다고 기소한 것은 사건축소·은폐다. 검찰조직을 보호하기 위해, 또 더 큰 검은 세력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여운환이를 사기범으로 모는 것이다. 코미디같은 수사다. 이번 선거에서 이기면 (국회에) 들어가서 밝히겠다. 그런 엉터리 기소는 있을 수 없다. 검사로서는 그것처럼 치욕적인 수사가 어디 있나. 여운환이라는 친구는 사기범이 아니다. 그 친구는 약속하면 반드시 지키는 친구다. 의리 있는 친구다. 그러니까 그만한 재력가가 됐다. 사기나 공갈쳐서 1000억 원대 재산가가 될 수 있나."

ⓒ 오마이뉴스 노순택
-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정치권과 조폭과의 관계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조폭이 현 정치권에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고 보는가.
"지난번 동방금고 사건 때 오기준이라는 광주 깡패 대부격되는 친구가 수백억 원을 가지고 미국으로 날랐다. 그 친구는 보름전에 LA에서 엄청나게 큰 룸싸롱을 개업했다. 오기준이가 어떻게 도망갔겠는가. 이 정권 출범 뒤에 호남 조폭들이 거의 서울로 올라왔다. 서울로 와서 평소 알던 정치인사, 검찰인사, 권부인사와 연계해서 한참 코스닥이 활황일 때 그것을 매개로 다 연결했다. 말하자면 조직폭력배들이 월정금이나 뜯는 원시적인 폭력배가 아니고 첨단 금융기법에도 눈을 뜨는 그런 기업형 조직폭력배로 성장했다. 그 성장배경에는 현 정치권의 실세들이 있다. 앞으로 밝혀질 것이다."

- 폭력배와의 관계에 있어서는 야당도 자유롭지 못한 것 아닌가.
"지금 한나라당이라는 조직은 해방 이후 한국사회의 메인스트림을 형성해왔던 사람들이다. 김대중 정부는 해방 이후 처음 등장하는 비주류 정권이다. 소위 검찰과 경찰 안기부 국세청 공정거래위 등 경제권력과 정치권력 사법권력을 잡고 있는 3대 축에 호남 싹쓸이 인사를 통해서 정권의 기반을 코란식으로 공고하게 다지려 했다. '항복할래 죽을래'하는 식으로 정권기반을 확장해오다가 계속 무리를 하니까 사건이 터진 것이다. 민심을 얻을 생각은 하지 않고, 소수 정권을 권력과 힘으로 확대하려다 보니까 비리게이트가 터진 것이다."

"검사들은 자기 권한의 10%도 발휘 못하고 있다"

- 한나라당도 조폭 정치에서 예외일 수 없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는가.
"정치권에 조폭이 들어오기 시작한 게 자유당 때다. 민주당 때는 깡패가 없어졌다. 공화당때도 깡패 동원해서 정치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70년대 초에 신민당 반당대회를 깨부순 게 김태촌이었다. 그가 어느 계열의 사람인가. 그때 김태촌은 신민당 선전부 차장이었다. 정치 깡패가 접목되는 시초다. 거기서부터 소위 깡패개입이 시작됐다. 우리나라 건달조직은 주로 호남에서 다 올라왔다. 동아파 오비파 서방파 소위 한국의 3대 패밀리는 전부 광주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 접목이 본격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한 게 97년대 정권교체된 뒤다. 이때 대거 서울로 상경해 정치권력과 접목을 시작한다. 그래서 지금 호남에는 깡패가 없다. 조무래기밖에. 하지만 적어도 조폭으로부터 야당은 자유롭다."

ⓒ 오마이뉴스 노순택
- 한나라당은 '선 국정조사 후 특검제'를 통해 이번 사건을 풀어가려고 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내부에서도 이견도 있는 것으로 안다. 국정조사는 정치 공세의 장은 될 수 있을지언정 진실을 파헤치기는 어렵다는 주장이다.
"국정조사해야 한다. 쟁점정리를 하기 위해서다. 박희태 부총재가 반대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국정조사로 진실을 밝히는 것은 강제력이 없기 때문에 불가능하다. 그럼 왜 필요하냐. 쟁점을 정리해서 특검에게 넘겨주기 위해서다. 특검이 혼자 뛰어들어서 단시간내에 쟁점을 정리하기 어렵다. 국정조사를 통해 의원들로부터 많은 정보량이 제공되고 증인심문을 통해서 어느 정도 걸러진 뒤에 쟁점이 정리된다. 그럼 특검이 홀가분해진다. 수사범위가 좁혀지니까."

- 시민단체들 입장에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상설특검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고위층의 비리를 제대로 수사하기 위해서는 '정치검찰'로부터 독립된 특별검사가 필요하다는 논리다.
"나는 특검 자체를 반대한다. 그건 검사가 '검사도'를 지키지 못했기 때문에 도입되는 제도이다. 오히려 검사들이 소신을 갖고 일할 수 있는 풍토조성이 필요하다. 공권력이 올바른 길을 가도록 검찰의 자성을 어떤 식으로 촉구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 검찰의 정치적 중립 문제는 역대 정권에서도 지적돼 온 오래된 숙제이다. 검찰의 자성을 기대할 상황은 아니지 않는가.
"검찰의 자업자득이다. 그런데 특검을 해본들 속시원히 밝혀진 게 없다. 검사는 형법과 형사소송법에 의해서 검사에게 부여된 권한을 행사하면 된다. 하지만 요즘 검사들은 자기 권한을 10%도 행사 못한다. 검사들은 부끄러워해야 한다. 검사들이 소신을 갖고 수사해야 한다."

ⓒ 오마이뉴스 노순택

"특검제는 옥상옥, 필요없다"

- 그게 안되니까 문제 아닌가. 그래서 제도개혁을 들고나온 것 아닌가.
"상시특검은 옥상옥이다. 특검은 대통령이 임명한다. 자기 입맛에 맞는 사람을 임명하면 그 특검이 제대로 운영되나. 결국 제도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의 문제이다. 권력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자세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후배들을 만나면 그런 얘기한다. 한국 제도상 모든 검사 개개인이 특별검사라고. 그 검사가 그걸 행사하지 못하기 때문에 보통검사로 전락하는 것이다. 검사동일체를 없애본들 제대로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검사들이 검사도를 가져야 한다. 검사의 기본 자세는 사람을 따라가는 게 아니라 증거만을 따라가다가 걸리면 그 누구라도 쳐버려야한다. 사람을 보기 때문에 수사를 못하는 것이다."

- 과거에 한나라당이 집권했을 때에도 검사들이 정치적 중립성을 지켜내지 못했던 것 아닌가.
"그런 경우가 많았다. 검찰조직이라는 게 소위 검사중의 일부 출세지향적인 검사들 때문에 검찰조직 전체가 뒤집어 쓴 사례가 많았다."

- 대선주자로서의 이회창 총재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또 당 운영에 대해서도 소위 비주류로부터의 많은 문제제기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안다.
ⓒ 오마이뉴스 노순택
"과거와 많이 달라졌다. 과거에는 당 운영이 독선적이다, 독주한다, 비민주적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그때는 야당이 외부로부터의 와해공작과 내부로부터의 흔들기 때문에 이총재 체제가 견고해지지 않았을 때이다. 불가피하게 (이 총재에게) 그런 측면이 있었다. 이제는 이총재 체제가 견고해졌기 때문에 당운영을 비민주적으로 하지 않는다. 또 대권주자로서 포용력이 가장 큰 문제로 거론되는데, 정치 시작할 때 판사출신들은 피아를 구분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법조경력을 가진 사람들은 포용력이 부족한 것으로 잘못 비쳐진다. 하지만 이총재는 정치경력을 쌓으면서 그런 경향도 많이 완화됐다."

- 홍 위원장이 정치에 입문한 동기는 무엇인가.
"지난 96년에는 깡패들의 협박을 피하기 위해 정치에 입문했다. 이번에는 국가개조의 뜻을 이루기 위해서다."

덧붙이는 글 | 홍준표 후보 학력 및 경력사항(출처: 홍 후보 홈페이지) 
 
1954년 경상남도 창녕출생
대구 영남 중/고 졸업
고려대학교 법과대학 졸업
제 24회 사법시험 합격
사법 연수원 수료(제 14기)
청주지방 검찰청 검사
부산지검 울산지청 검사
서울지검 남부지청 검사
광주지방 검찰청 검사     
 
서울지방 검찰청 검사
현대중공업 노사분쟁 사건 수사(87. 8)
노량진 수산시장 강탈 사건 수사(88. 11)
건설업계 조직폭력 사건 수사(91. 7)
국제 PJ과 조직폭력 사건 수사(92. 1)
슬롯 머신업계 비호세력 사건 수사(93. 5)
15대 국회의원(1996. 5 ~ 99. 3)
국회 운영위, 법사위, 정보위, 환경노동위, 교육위, 윤리위, 예결특위, 제도개선특위 위원 역임
한나라당 원내 부총무
워싱턴 인터내셔널센터 객원 연구원(1999. 5 ~ 10)
현 합동 법률 사무소 대표 변호사
현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 정무특보
현 한나라당 동대문 을 지구당 위원장 
주요저서 <홍검사, 당신 지금 실수하는 거요> , <이 시대는 그렇게 흘러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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