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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시 미 대통령은 "우리는 전쟁중"이라고 말했다.
미국 "3일 이내에 라덴 넘겨라"

미국이 전군에 공격 대기령을 내리고 함대와 전투병력이 아프가니스탄 주변에 집결하고 있는 가운데 조지 W.부시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지도부는 16일 테러 주모자로 지목된 오사마 빈 라덴을 포함해 전세계 테러 배후.지원세력을 겨냥해 장기적이고 총체적인 전쟁을 선언했다.

BBC 방송은 부시 행정부 고위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미국의 대 테러 십자군 전쟁이 확전으로 내닫을 것이며, 아프가니스탄 뿐 아니라 최대 60개국이 목표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부시 대통령과 딕 체니 부통령, 콜린 파월 국무장관은 이날 국가안보회의를 갖고 전시체제를 재확인한 뒤 아프간에 은신한 빈 라덴을 `의심할 바 없는' 이번 테러의 주모자로 지목하고 테러 대전을 장기전 체제 하에서 과거 정규전과는 완전히 다른 형태의 전쟁으로 이끌어 갈 것임을 다짐했다.

캠프 데이비드에서 주말을 보내고 백악관으로 돌아온 부시 대통령은 테러세력을 지칭, "그들은 미국에 전쟁을 선언하는 치명적 실수를 범했다"며 "우리의 목표는 그들을 찾아내고 만약 도주하거나 숨는다면 동굴 속까지 쫓아가 철저히 궤멸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빈 라덴이 범행 부인 성명을 발표한 것과 관련, "그는 가장 유력한 용의자이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하고 "그를 포함해 전세계 테러 무리들을 뿌리뽑고 미국의 안전을 지키는 승리는 갈 길이 멀고 총력을 다해야 하는 힘겨운 임무"라고 강조했다.

체니 부통령은 NBC방송에 출연, "크루즈 미사일 몇발을 터뜨리고 마는 식이 아니라 몇년을 끌지도 모를 장기전을 눈앞에 두고 있다"고 말했으며,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도 ABC방송에서 "전쟁은 며칠이 아니라 몇년동안 계속될 것이며 테러조직의 자금원을 뿌리뽑는데는 특수작전도 필요하다"며 장기전을 기정사실화했다.

이와관련, 워싱턴의 군사전략가들은 실제 전쟁 발발과 지상군 투입에 1-2개월이 걸릴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파월 국무장관은 빈 라덴 인도 최후통첩과 관련, 부시 행정부 고위관리들을 수일내 특사로 파키스탄에 파견, 대 테러작전에 들어가기 위한 공조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 장관은 CNN방송에서 "대표단 파견은 전쟁 돌입에 앞서 실제로 어떤 지원이 필요하고 파키스탄 정부가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 지 결정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전했다.

파월 장관은 또 이번 테러참사를 계기로 중앙정보국(CIA) 등 미국 정보기관이 해외에서 테러용의자를 암살하거나 암살음모를 꾸미는 것을 금지한 현행 대통령령의 개정을 포함해 대 테러작전 관련 법률을 전면 재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테러 주모자로 지목된 빈 라덴의 암살 작전도 검토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존 애쉬크로프트 법무장관도 법 개정 검토 사실을 확인한 뒤 암살작전 외에 정보기관의 전화.컴퓨터 통신 감청 권한을 확대하는 방안과 외국인 테러용의자에 대한 구금 집행권을 부여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파키스탄 정부는 17일 아프간 탈레반 정권에 특사를 파견, 3일내에 빈 라덴의 신병을 인도하지 않을 경우 미국의 대대적인 군사공격에 직면할 것이라는 최후통첩을 통보키로 했으며, 미국과 파키스탄은 특사 파견에 앞서 모종의 협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빈 라덴은 본인 명의로 낸 첫 성명에서 테러 연루혐의를 전면 부인했으며, 탈레반 정권은 기존의 빈 라덴 인도 거부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이상 연합뉴스)


"이것은 전쟁" 부시 응징 다짐

"테러 공격은 전쟁선포였다.확고한 결의로 미국의 민주주의를 수호할 것이다"

부시 대통령은 12일 밤 11시 45분(한국시간) 4번째 담화문 발표를 통해 "전세계에 모든 국민과 미국은 이 공격의 배후가 누구인지 반드시 찾아낼 것"이라고 말해 테러 배후 응징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특히 부시 대통령은 "자신의 정체를 밝히지 않는 그런 (테러) 수법은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며 "이 적은 숨어서 안전할 것이라고 믿고 있지만 결코 안전할 수 없다"고 말해 테러의 배후에 접근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부시 대통령은 "지금 현재 미행정부의 업무는 평소와는 다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하지만 우리는 우리 국가에 부과된 모든 위협을 극복하고 적들과의 싸움에서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부시 대통령은 "희생자들을 구조하고 뉴욕시와 워싱턴의 모든 시민들 보호방안을 위한 비용을 의회에 요구했다"고 밝혔다.

부시가 이번 테러를 '전쟁선포'라고 규정한 배경에는 테러에 대한 보복 또한 전쟁 수준으로 진행될 것임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미국은 이번 테러의 배후를 아프카니스탄에 거주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테러리스트 오사마 빈 라덴을 지목하고 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는 납치된 여객기 안에서 오간 테러용의자들의 통화내용을 감청한 결과 빈 라덴이 개입했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고 미국 언론들이 전했다.

부시 미국대통령은 전날에도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응징할 것"이라면서 "참사를 일으킨 테러분자와 이들을 보호하는 자들을 구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아프카니스탄에 대한 직접 공격을 배제하지 않았다.

일부에서는 부시가 전술핵무기를 사용할 수도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미국의 뉴스전문 케이블인 MSNBC는 "부시행정부가 보복을 위해 빈 라덴이 은신해 있는 아프카니스탄에 전술핵무기를 사용하는 것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아프카니스탄에 주재하고 있는 UN직원 80여명이 철수를 시작했고, 미국의 일부 신문사들은 이스라엘 주재 특파원들에게 아프카니스탄을 비롯해 이라크,시리아로 출장 준비 지시를 내리는 등 중동지역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한편 숀 매코맥 국가안보회의 대변인은 애초 테러의 목표가 백악관과 대통령 전용기 에어 포스 원이라고 밝혔다.

숀 매코맥 국가안보회의 대변인은 "백악관과 에어 포스 원이 테러리스트들이 노린 목표물이라는 구체적이고 믿을 만한 정보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개장 2분만에 거래 중단

▲ 비행기 테러공격을 받은 뉴욕의 국제무역센터 건물 중간부분이 화염에 휩싸여 있다. ⓒ게티이미지
미국 테러여파로 한국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다.

주식시장에 사상 3번째 현-선물동시 서킷브레이커(Circuit Braker)가 발동됐고, 30분만에 재개된 증시의 12일 주가지수는 전날보다 무려 64.97포인트나 하락한 475.60을 기록했다. 이같은 수치는 전날보다 종합주가지수의 하락률이 12.01% 떨어진 것으로 사상 최고율이다.

코스닥 지수도 전날보다 7.16포인트 내린 54.65로 코스닥 시장 개설 이래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서킷브레이커는 종합지수가 전거래일 종가보다 10% 이상 하락해 1분이상 지속될 경우 20분간 매매거래를 중단시키고 이후 10분간 동시호가를 받아 다시 재개시키는 제도다.

증권거래소는 투자자의 재산손실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98년 12월 안전장치로 이 제도를 도입했다.

이날 서킷브레이커는 지난해 4월17일과 9월18일에 이어 사상 3번째로 발동됐다.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지 32분만에 재개장된 증시에서는 기관의 프로그램 매수로 낙폭을 축소하는듯했으나, 개인과 외국인이 집중 매도해 낙폭을 줄이는 데는 실패했다.

한편 아시아 증시도 동반 폭락했다. 12일 일본 닛케이지수는 전일 대비 682.85엔(6.63%)이 내린 9610.10엔을 기록해 17년만에 1만선이 무너졌다. 홍콩 항셍지수는 9.52%, 싱가폴 스트레이트타임즈 지수는 8.44% 하락한 채 마감했다.

또 대만과 말레이시아, 태국은 미국 여객기 테러사태의 여파를 우려해 12일 하루 휴장했다.

미국의 심장부를 강타한 테러는 지금 세계 경제를 뒤흔들고 있다.

▲ 낮 12시경 증권거래소에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자 투자자들이 매매를 멈춘 채 망연자실 전광판을 바라보고 있다.ⓒ 오마이뉴스 김시연


부시대통령 대국민 담화 "이 날을 결코 잊지 않을 것"

부시 미국대통령은 테러가 발생한 지 12시간여가 지난 12일 아침 9시30분경(한국시간) 대국민담화문을 발표하고 "우리는 미국 역사상 최악의 재난을 겪고 있지만 우리는 강하다"고 말했다.

▲부시대통령은 특별성명을 통해 "자유가 침범당했지만 반드시 보호할 것이다"고 말했다. ⓒ CNN
부시 대통령은 미국 전역뿐 아니라 세계에 생중계된 담화문 발표에서 "그들(테러범)이 커다란 빌딩을 무너뜨렸지만 우리의 자유를 무너뜨릴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 "그들은 패배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어 "우리가 테러의 대상이 된 것은 그만큼 우리가 자유의 불빛을 밝혔기 때문"이라면서 "반드시 범인을 색출해 정의의 심판을 받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전국민의 이름으로 범인을 규탄한다"면서 "우리는 이 날을 결코 잊지 못할 것이다"고 말했다. 부시대통령은 또 "우리의 여러 가지 기초는 강하다, 경제도 정상적이다"고 말하면서 미국민을 안정시켰다.

김대중 대통령 "우리 경제에도 영향...신속히 대처할 것"

김대중 대통령은 12일 오전 10시 대국민담화문을 발표하고 "이번 테러는 인류의 평화와 안녕에 대한 엄청난 도전"이라면서 "한국민을 대표해 비극적 참사로 커다란 인적 물적 손실을 입은 미국 국민의 분노와 슬픔을 함께 한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테러는 평화와 민주주의를 사랑하는 세계시민의 적이며 이 시대의 최악의 죄악"이라면서 "테러로부터 인류를 자유롭게 하기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특히 이번 테러가 "전세계의 환경에도 상당한 악영향을 주고 우리 경제에도 많은 영향이 있을 것"이라면서 "정부는 그것을 면밀히 검토해 신속히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또 "전군과 경찰에 비상경계령을 내렸다"면서 국민들이 "놀랍고 두렵고 불안한 심정이겠지만, 정부를 믿고 생업에 충실해달라"고 부탁했다.
▲ 세종로 주한미대사관 주변에는 자동소총으로 무장한 경찰병력이 증강배치됐다.
ⓒ 오마이뉴스 노순택


한나라당, "국내 친북세력 테러 가능성 있다"
민주당, 미 대북 강경정책 확산 우려


▲ 미대사관에 걸린 조기
ⓒ 오마이뉴스 노순택
미국 폭탄테러 사태와 관련 여야는 각각 상반된 입장에서 강한 우려를 표시했다.

한나라당은 총재단 회의와 연석회의를 열고 "남북이 대치되어 있는 상황에서 만일 서울에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어떻게 될지 극도의 불안감에 휩싸였다"면서 안보정책과 경계태세의 강화를 주문했다.

반면 민주당은 북이 테러국으로 분류되어 있는 상황에서 자칫 미국이 대북 강경정책을 강화해 한반도 평화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게 아닌지 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 폭탄 테러와 관련 한나라당은 12일 오전 12시 30분 긴급 총재단 회의를 연 데 이어 오전 8시 30분 총재단과 국방위 등 관련 상임위 연석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하는 등 긴박한 움직임을 보였다.

특히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는 오전 12시 16분경 김대중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이번 사태에 대한 정부차원의 대처방안을 묻고 우리의 안보에 더욱 힘써 줄 것을 요청했다고 권철현 대변이 전했다.

권 대변인은 또 총재단과 상임위 연석회의에 대한 브리핑에서 "난공불락, 세계의 요세인 미국의 심장부에 상상을 불허하는 엄청난 테러공격이 가해져 미국이 마비됐다는 보도를 접하고 남북이 대치되어 있는 우리 나라의 경우 만약 서울에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어떻게 될 지 극도의 불안감에 휩싸였다"며 "어떠한 안보 없는 평화정책도 옳지 못하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말했다.

권 대변인은 특히 "지난번 서해안(충남 보령)에 나타난 108명의 사람들, 괴한들이 지금 이 시간까지도 전혀 체포되지도 않았고 근황에 대해서도 모르고 있는 것을 우려한다"며 "지금 108명이 어디서 무엇을 할 것인가 생각해보면 이 나라의 뻥 뚫린 안보를 대단히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한 권 대변인은 "국방위, 재경위, 행자위, 통외통위 등 이번 사태와 관련한 일부 상임위는 관계부처 장관 등이 대책마련을 할 수 있도록 국정감사를 진행하지 않겠지만 나머지 상임위는 예정 데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사태를 협의하기 위해 조기에 여야 영수회담이 열릴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권 대변인은 "임동원 씨를 외교안보특보 자리에 앉힌 상황에서 어떻게 여야 영수회담이 열릴 수 있겠느냐?"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 주한미군은 현재 각부대에 비상경계령을 내리고 미 군사시설을 출입하는 차량에 대한 검문검색을 강화하고 있다. 용산 '캠프 김'으로 들어가는 차량을 검문하는 미군헌병.
ⓒ 오마이뉴스 노순택
한편, 브리핑이 끝난 후 한 기자가 "서해안에 나타난 108명 중 90명 정도는 이미 8월말에 체포됐고, 대부분이 조선족이었다"고 일러주자 다시 권 대변인은 "그런 중요한 사안이 왜 제대로 보도되지 않았는지 모르겠지만 우리들은 그러한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정정했다.

국회 국방위에 참석한 한나라당 박세환 의원은 "만약 테러 배후세력과 북한이 조금이라도 관계가 있는 것으로 드러날 경우 남북 관계에 큰 영향이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며 "국내에도 친북세력에 의한 테러 가능성이 있는 만큼 군은 경계태세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도 12일 오전 1시 30분 한광옥 대표 주재로 긴급 당직자회의를 열고 당 차원의 대책을 논의한 데 이어 오전 8시 30분 당4역과 상임위 연석회의를 열었고, 오전 10시에는 다시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했다.

당4역과 상임위 연석회의가 끝난 뒤 이상수 원내총무는 "이번 사태는 우리 나라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우선 북이 테러국으로 분류되어 있는 가운데 자칫 대북강경정책으로 번져나가 남북관계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 까 우려가 된다"고 말했다.

이 총무는 또 "전반적으로 우리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여야를 떠나 국민적 대응이 필요하다"며 "대책을 협의하기 위해 영수회담을 조기에 열자는 의견과 국정감사를 중단하고 본회의를 열자는 의견이 있었다"고 밝혔다.

한편 민주당 최고위원 회의가 끝나면 여야 원내총무가 만나 각 당의 입장을 밝히고 향후 정국운영 방안을 논의키로 했다.

용산미군기지 주변 차량검문...심한 교통체증

외교통상부도 상황이 발생한 직후 비상대책반과 상황반을 구성해 미국의 테러참사의 사태 추이에 대해 촉각을 곧두세우고 있다.

▲ 자동소총으로 무장한 채 용산 주한미군 기지 앞에서 차량 검문을 하고 있는 미군헌병.
ⓒ 오마이뉴스 노순택


비상대책반은 차관을 단장으로 해서 차관보, 기획관리실장, 외교정책실장, 의전장, 북미국장, 영사국장, 공보관 등 8명으로 구성돼 있다. 상황반도 차관을 단장으로 한 정부 주요 인사들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미국 현지방송과 현지에 나가 있는 공보관과 수시로 연락하면서 미국 테러 사태에 대한 상황파악에 분주하고 있다. 이들은 또 뉴욕에 있는 총영사관과 유엔대표부와 연락하고 있다.

외교통상부측는 12일 오전 대규모 비행기 테러로 붕괴된 세계무역센터 건물에는 현지 교민 20여명이 근무하고 있는데 1명을 제외하고는 전원 신변이 파악됐다고 밝혔다.

▲ 평소 차량 1대당 1분도 걸리지 않던 검문이 5분이상으로 길어지면서 용산 미군기지 앞 도로는 극심한 정체를 겪었다.(위) 반면 미군기지 반대방면은 매우 한산했다.
ⓒ 오마이뉴스 노순택
한편 주한미군도 비상경계령이 떨어졌다. 용산 미8군사령부 앞은 차량 검문 때문에 극심한 차량 정체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미군들은 전투복을 입고 삼엄한 경비를 펴고 있으며, 9시30분경까지 군부대 입구까지 나와 검문을 실시했다.

또 주한미군의 복귀명령이 시달됨에 따라 용산미군부대 앞 거리에는 배낭을 메거나 자전거를 타고 부대로 복귀하는 미군들이 눈에 띈다.

미군부대 근무자일지라도 전시에 꼭 필요한 D 등급의 직원들만 군부대 출임을 허용하고 있다.

매향리 대책위 전만규 위원장은 "오늘은 미군이 매향리 폭격을 멈췄다"고 전했다.

미 대사관 앞 풍경은 평상시와 크게 다르지 않다. 대부분의 직원들은 정상근무하고 있으며, 정경차 6대가 정문을 지키고 있고, 비자를 받기 위한 행렬도 평소와 다를 바 없이 줄지어 있다.

한편 인천공항은 11일 23시부터 대책반을 구성하고 관련 공무원 비상근무에 들어갔고 11일 24시부로 전경 167명을 투입 경계경비를 강화했다. 또한 건교부는 인천, 김포 등 국내 17개 공항에 대한 보안강화를 지시했다.

인천공항측은 "미국 테러사태로 인한 운항중단 상황을 전화 등으로 예약자에게 사전 통보하고, 방송 등이 속보등을 통해 이용객들에게 잘 알린 탓인지, 별다른 소동은 없었다"고 밝혔다.

또한 건교부는 승객 요구시에는 항공권의 재발급, 환불, 유효기간 연장등을 조치할 예정이며 미국내 공항폐쇄 조치가 장기화 될 경우, 캐나다 노선의 운항편수 증편하거나 멕시코 노선에 전세편 운항을 허용키로 했다.

▲ 인천공항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모든 항공기가 결항됐다.
ⓒ 오마이뉴스 공희정
또 공항 곳곳에는 미국행 비행기의 결항을 알리는 안내문이 곳곳에 걸려있고, 비행기를 기다리는 승객들은 공항에 설치된 TV화면을 통해 미국 테러사태의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증권거래소, 코스닥 개장 12시로 미뤄...악영향 우려'

증권거래소과 코스닥, 제3시장 등 국내 증시의 주식 매매 시작 시간이 오전 9시에서 12시로 변경됐다. 더불어 호가 접수 시작 시간도 오전 8시에서 11시로 변경됐다. 다만 주식과 선물·옵션을 제외한 채권은 평상시와 동일하게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매매가 이뤄지고 있다.

국내 증권거래소가 돌발변수에 의해 매매시간을 단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증시 휴장은 지난 63년 2월 증권매매파동으로 두 달간, 2000년 1월3일 Y2K 문제로 하루 휴장한 것이 전부다.

▲ 우리정부도 전군과 경찰에 비상경계령을 내리고 주요기관과 미국시설물에 대한 경계를 강화했다.
ⓒ 오마이뉴스 노순택
이같은 결정은 오늘 오전 7시30분 청와대에서 열린 경제장관대책회의에서 나왔다. 증권거래소측은 미국 테러사건이 국내 증시에 미치는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런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한편 오전 8시경 증시 개장이 결정되자 증권거래소에는 '미 테러 사태로 증시 폭락이 뻔한 상황에서 왜 개장하느냐'는 투자자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이에 대해 증권거래소 주식시장부 황석원 팀장은 "일본, 홍콩, 싱가폴 등 아시아 증시 대부분 개장한 상황에서 해외 시장과의 연계성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면서 "시장개장 이후 투자자들의 집단적 투매로 인한 주가 급락으로 서킷브레이크가 발동될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우려했다.

서킷브레이크(Circuit Break)란 주가의 등락폭이 갑자기 커질 경우 그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주식 매매를 일시 정지하는 제도를 말한다.

증권거래소의 경우 종합주가지수가 1분 이상 10% 넘게 하락하면 20분간 매매를 정지시키고 10분간 호가를 접수해 매매를 재개시키고 있다.

지난해 4월18일 미국 시장 대폭락의 영향으로 증권거래소 개장초부터 사상 최대의 낙폭을 기록해 국내 현물시장 사상 처음으로 서킷브레이크가 발동됐다.

미국의 두 심장이 뚫리다

아비규환, 아수라장... 4대의 여객기를 납치해 감행한 비행기 자살테러에 세계가 경악하고 있다. 미국의 심장인 뉴욕, 워싱턴이 사상 최악의 테러에 마비상태에 빠졌다. 미국의 부의 상징인 뉴욕의 세계무역센터와 힘의 상징인 워싱턴의 펜타곤(국방성)이 모두 무참히 공격을 받았다.

뉴욕시 경찰 대변인은 "사망자가 수천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즈는 전했다. 세계경제는 즉각 달러화 폭락, 금값 폭등, 증시 폐장 등 큰 혼란에 빠져들고 있다.

세계는 이 테러의 후폭풍을 이겨낼 수 있을까

도대체 영화에서나 볼수 있는 최악의 테러를 기획하고 감행한 자들은 누구인가? 어떻게 이러한 동시다발적인 테러가 가능할 수 있단 말인가?

전세계 미사일방어체제망을 구축하고 있는 미국은 자체의 안전망에 어이없는 큰 구멍이 뚫려 있음을 전세계에 너무나도 충격적인 모습으로 보여줬다. 미국시민들은 정부에 대한 믿음을 크게 상실하고 있다.

어떻게 4대의 여객기가 동시에 납치될 수 있을까? 납치범들은 어떻게 무사히 보안검색대를 '무기'를 가지고 통과할 수 있었을까? 18분 간격으로 비행금지구역인 뉴욕 시내 한복판으로 비행기가 '쳐들어오고' 있었는데도 미공군은 왜 아무런 손도 쓰지 못했을까? 워싱턴의 국무부를 타격한 차량폭탄테러범은 또 뭔가? 백악관 근처에서 헬리콥터와 비행기가 충돌했다는 보도는 또 어찌된 일인가?

플로리다에 교육관련 행사에 참여하고 있었던 부시 미대통령은 테러 직후 "이번 사건은 명백한 테러"라고 말했다. 루지애나 미군기지로 옮긴 부시대통령은 특별성명을 통해 "자유가 침범당했다"며 "그러나 반드시 자유를 보호할 것이다"고 말했다. 부시대통령은 이어 "이번 사태의 책임을 반드시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대통령은 "우리는 분명 시험을 당하고 있지만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테러의 파문은 미국뿐 아니라 전세계를 강타할 것으로 보인다.

테러범 색출작업은 세계를 긴장시킬 것이며 미국에 의해 테러범이 지목되거나 확인되면 대규모적인 보복작전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반미성향 아랍국가들 간의 갈등은 더욱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뿐 아니라 세계가 이 '피비린내나는' 긴 후폭풍을 어떻게 극복해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 후폭풍은 세계경제는 물론 한국경제에도 어두운 그림을 드리울 것이 분명하다.

출근시간 8시45분에 첫번째 납치여객기 자살공격

미국시간 11일 오전 8시45분(한국시간 11일 밤 9시45) 뉴욕의 심장인 110층짜리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건물에 대한 비행기 자살테러 공격이 시작됐다. 테러범들은 아메리칸 에어라인 소속 여객기 2대를 납치해 세계무역센터를 자살공격했다.

현지시각 오전 8시 45분경 첫번째 여객기가 날아와 남쪽 건물을 들이받았다. 18분후 또다른 여객기가 북쪽 건물을 들이받고 불기둥을 만들어냈다. 자살공격에 이용된 두 여객기에는 모두 110여명의 승객들이 타고 있었고 이들은 모두 숨진 것으로 보인다.

현지시각 오전 10시경 남쪽 건물이 폭삭 쓰러졌고 30분후에는 북축 건물도 완전히 내려앉았다.

▲ 비행기 테러공격을 받은 국제무역센터 건물에 큰 구멍이 뚫렸다. ⓒ CNN


▲ 국제무역센터 건물중 하나가 폭음과 함께 무너져 내리고 있다. ⓒ CNN


4만명 상주 110층 쌍둥이 세계무역센터 건물 완전 붕괴

이 건물에는 4만명이 상주하고 하루 출입인구가 15만명이나 된다. 그러나 테러시각이 현지시간 오전 8시45분이어서 아직 출근하지 않은 자도 있을 것으로 보여 4만명 미만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CNN은 "약 2만4천여명 정도가 있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당시 건물 안에 있었던 이들은 두 건물이 완전 붕괴되었기 때문에 모두 사망했을 가능성이 많다.

이 건물에는 LG증권, LG화재, 동원증권, 현대증권(8명 전원 무사), 대한투자신탁 등 7개의 우리나라 금융기관 현지법인 사무실도 들어있었으나 대부분의 직원들은 무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84층에 입주해 있던 LG화재 3명의 직원중 모 지점장만이 12일 새벽 2시(한국시간) 현재까지 연락이 되지 않고 있다.

테러소식이 알려지면서 뉴욕과 워싱턴 교포와 가족들의 안부를 묻는 전화가 폭주, 한미간 전화가 불통되고 있다.

CNN은 "많은 사람들이 그저 어안이 벙벙한 상태에서 무너져 내리는 건물을 바라볼뿐이었다"고 말했다. 목격자들은 "건물이 무너져내리면서 파편에서 나온 먼지가 너무 자욱해 1미터 앞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인근 도로들은 화산재를 뒤집어쓴듯 했다.

또 다른 목격자는 "무너지기 전 소방관들이 불타는 건물 안에서 생존자들을 밖으로 내보내고 있었다"면서 "그 소방관들은 모두 건물이 붕괴될때까지 빠져나오지 못했을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110층짜리 두 건물은 무너져 내리면서 인근의 학교를 덮쳐 학교가 불탔다. 뉴욕의 병원들은 완전 아수라장 상태다. 수천명의 부상자들이 몰려들고 있고 방송들은 헌혈자를 모집하고 있다.

한편, 7시간후인 11일 오후(현지시간) 국제무역센터내 47층 빌딩이 쌍둥이 빌딩 붕괴의 충격과 화재를 못 이기고 무너져 내렸다.

▲ 구급대원들이 국제무역센터에서 발생한 부상자들을 병원으로 후송하고 있다. ⓒ CNN


워싱턴 펜터곤도 비행기 공격받아

워싱턴의 펜타곤도 비행기 자살테러 공격을 받았다. 테러범들은 아메리칸 에어라인 여객기 2대뿐 아니라 유나이티드 에어라인 여객기 2대도 납치했는데 이중 한대로 펜타곤을 공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국방부 건물 일부가 무너져 내렸다. CNN방송에 인터뷰한 한 목격자는 "국방성에도 비행기가 45도 각도로 날아와 떨어지는 순간 폭발했다"고 말했다.

피츠버그도...미국 전역이 비상사태

FOX텔레비전은 우리시각으로 밤 11시30분경 "납치된 또 한대의 비행기가 보스턴에서 워싱턴으로 향하고 있다"고 보도해 세계가 다시 긴장했지만 워싱턴에 대한 추가 비행기테러는 없었다. 납치된 유나이티드 에어라인 여객기 2대중 한대는 펜타곤을 자살공격하는데 이용됐고 또 한대는 펜실베이니아의 피츠버그에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의사당, 국무성에도 차량폭탄테러

현지시간 오전 10시경 워싱턴의 국회의사당에서도 폭발음이 들렸다고 CNN은 보도했다. 또 국무성 건물에도 차량폭탄테러가 발생했다.

"아프가니스탄 카불에 폭발음"

미국은 주요도시마다 방공망을 구축하고 있다. 미국의 모든 공항을 폐쇄시키고 항공기는 모두 비행중지 명령이 내려졌다.

따라서 미국으로 향하는 모든 비행기는 캐나다로 대신 향하고 있다.

이번 테러는 미국 역사뿐 아니라 세계역사에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것이어서 전체적인 피해규모가 파악되지 못하고 있다. CNN 등 미국의 주요방송과 통신들도 테러소식을 중계하면서도 피해상황 등에 대해 제대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한편, CNN은 12일 새벽 2시30분께(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 인근의 화약고에서 폭발음이 여러차례 들린 뒤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전했으나 이 폭발이 미국의 공격에 의한 것인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누구의 소행? 팔레스타인 해방기구 "우린 아니다"

인류사상 최대의 테러행위로 기록될 이번 비행기테러는 누가 기획한 것인가?

로이터통신은 이번 테러가 팔레스타인해방기구 소속 단체에 의한 것이라고 밝혔으나 팔레스타인해방기구측은 "우리와는 상관없다"고 밝혔다. 아라파트 의장은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이러한 엄청난 일이 일어난 것에 대해 심심한 애도를 표명한다"면서 "우리도 충격을 받았다,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아직 테러범의 배후와 그 정체는 정확하게 밝혀지지는 않고 있다. 분명한 것은 이번 테러가 매우 치밀한 계획아래 다수가 동원되었을 것이란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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