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글 배을선 / 사진 노순택 / 동영상 허성호 기자

"살을 빼기 위한 수술은 한 번 뿐이었다."
이영자 씨는 기자회견 내내 눈물을 떨궜다.
ⓒ 오마이뉴스 노순택
시청자들에게 웃음만을 선사해주던 개그우먼 이영자 씨가 오늘은 처음부터 끝까지 울었다.

이영자(34) 씨는 5일 오후 3시 20분 63빌딩 엘리제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000년 5월 이후 수술은 모두 4번 했지만 그중 한번만이 지방흡입술이었고 나머지 세번은 가슴교정 등을 위한 것으로 살을 빼기 위한 것과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이씨는 변호사 최승수 씨, 매니저 백민 씨, 탑 성형외과 정성일 원장(지방흡입술 '폭로'한 K원장과는 다름) 등과 함께 기자회견장에 나와 1시간가량 가진 회견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울먹였다. 그는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반복하면서 "살을 빼기위한 지방흡입술을 딱 한번 받았지만 효과가 없었으며 살을 뺀 것은 운동의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나 때문에 살을 빼려는 사람들이 상처받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회견장에서 울어버린 개그우먼 - 허성호 기자


기자들이 그에게 "왜 지금까지는 지방흡입술을 받은 적이 아예 없다고 했느냐"고 가장 궁금한 대목을 묻자 변호사가 대신 답했다.
"이영자 씨가 직접 지방흡입술을 받은 적이 없다고 말한 적은 없다. 이영자 씨를 위해서 매니저와 주위에서 그렇게 이야기했을 뿐이다."

이씨는 "지난해 5월 너무 살을 빼고 싶어서 전신지방흡입술을 받았으나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면서 "바로 1주일 후에 가슴교정 수술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씨는 "그러나 가슴에 흉터가 많이 남아 우울증에 시달려 다시 가슴교정 수술을 받았고 올 2월에는 살빼면서 운동을 한 탓에 아랫배쪽 살이 처져 그것을 제거하는 수술을 마지막으로 받았다"고 말했다.

▲ 왼쪽부터 변호사 최승수 씨, 개그맨 이영자 씨, 매니저 백민 씨
ⓒ 오마이뉴스 노순택

이씨는 기자가 "이영자 씨, 그러니까 지방흡입술은 1번만 받았다는 겁니까"라고 묻자 "한번이다"고 재차 말했다.

이씨는 이와 관련 기자회견문에서 이렇게 적었다.

"한꺼번에 살을 뺄 수 있다는 욕심에 작년 5월 지방흡입술을 받게 됐습니다. 그리고, 평소 운동 때문에 처진 가슴이 콤플렉스처럼 느껴져 얼마후, 가슴 미용수술을 받게 됐습니다

하지만, 그다지 큰 효과는 보지못했습니다.
지방제거를 했지만, 몸무게의 킬로수를 줄이는데는 효과가 없었습니다.

ⓒ 오마이뉴스 노순택
오히려, 문제가 생겼습니다.
가슴 부위에 염증이 생겨 여름내내 고생을 하고 심지어 유학까지 포기를 해야 할 정도였습니다. 병원에 얘기했을 때 다 제가 부주의한 탓이라고 했습니다. 지금도 큰 흉터가 남아 있습니다.

당시 저는 그 치료를 위해 그 병원을 계속 다녀야만 했고, 그과정에서 김원장의 권고로 두 차례의 수술을 더 받았습니다."

이어 이씨는 기자회견문에서 이 두 차례의 수술에 대한 성격을 분명히 했다.

"앞서 말씀드린 나머지 두 차례의 시술은 운동과정에서 급작스럽게 빠진 살이 늘어지는 걸 당겨주는 수술이었을 뿐, 제가 살을 뺀 것은 열심히 운동을 해왔기 때문이라고 믿습니다."

기자회견장 풍경: 무엇이 이 개그우먼을 울리고 있나

이영자 씨는 예정시간보다 20분이 지난 3시 20분 검정색 수트 안에 하얀색 티셔츠를 받쳐입고 옅은 화장을 한 상태로 매니저 백민 씨와 개인변호사 최승수 씨, 탑성형외과 원장 정성일 씨와 함께 기자회견장에 나타났다.

이영자 씨는 직접 작성해 준비한 A4용지 3장 분량의 기자회견문을 처음부터 끝까지 흐느끼면서 읽어 내려갔다.

그는 살을 빼기 위한 지방흡입술은 1번이었다면서 "가슴이 짝짝이이고 비만 때문에 너무 많이 늘어져서 항상 가슴이 콤플렉스였다"고 가슴미용수술을 받게된 이유를 밝혔다.

탑 성형외과 정성일 원장
ⓒ 오마이뉴스 노순택
기자회견에 함께 참석한 탑 성형외과의 정성일 원장은 "지방흡입술의 주목적은 체중감량이 아니라 체형교정"이라면서, "20킬로그램 이상의 체중을 지방흡입술로 빼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씨가 정확히 몇 차례 어느 부위를 수술받았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정원장은 첫 번째로 2000년 5월 전신지방흡입수술을 받았고, 두 번째로 일주일 후에 가슴미용수술을 받았으며, 세 번째로 부분적으로 몸매의 형태를 잡아주는 수술을 받았으며, 마지막으로 2001년 2월 운동 후 늘어난 피부 및 처진 뱃살을 교정하는 수술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영자 씨는 정원장의 답변이 끝나기도 전에, "내가 받은 수술이니 내가 말하겠다"며 마지막으로 2월에 받은 수술은 "함몰유두를 꺼내는 수술과 비만 때문에 처진 여성의 은밀한 부위에 관한 수술이었다"고 말했다.

지방흡입술을 받은 것을 처음에 왜 부인했냐는 질문에는 이영자 씨의 변호사인 최승수 씨가 "이영자 씨 본인이 부인하지 않고 매니저쪽에서 부인했다"고 말했으며, K원장측이 협박을 받았다고 하는 사항에 대해서는 "언제, 어떻게 협박을 받았는지를 정확히 제시하길 바란다"고 일축했다.

매니저 백민 씨는 문제가 되고 있는 다이어트 비디오에 대해서, "이영자 씨가 직접 운동으로 느끼고 살을 뺀 내용"이라면서, 그러나 "(구매자가) 원한다면 반품을 받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 오마이뉴스 노순택

차후의 공식방송활동에 관한 기자의 질문에 이씨는 "여러분께 맡기겠습니다", "여러분들이 원하신다면 저는 방송활동을 계속하고 싶습니다"라고 말하며 흐느꼈다.

이씨는 "나로 인해 살을 빼시는 많은 분들이 상처입지 않기를 바란다, 체중을 빼는 것은 걷고 달리는 게 최고다, 진실을 믿어달라"면서 기자회견을 마쳤다.

이씨는 오후 4시 10분경 회견이 끝나고 자리에서 일어날 즈음 카메라 기자들이 계속 플래시를 터트리자 흐느끼면서 쓰러졌고 진행요원에 의해 업혀 나갔다.


다음은 이영자 씨가 기자들에게 배포한 기자회견문 전문


먼저, 저를 믿고 사랑해주시던 많은 분들께 이런 일로 실망감을 안겨드리데 대해 진심으로 고개숙여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 오마이뉴스 노순택
모든 사실을 진작에 말씀드려야 했었는데, 이제서야 여러분 앞에 사실을 밝히게 된 것이 이번 물의를 빚게된 원인인 것 같아 무척 후회가 됩니다.

오늘(5일) 이 자리에서 지금까지의 모든 사실들을 남김없이 밝히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여러분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사실은 제가 지방흡입술을 받았느냐에 대한 부분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모든 결과에는 과정이 있고, 그 과정이 설명되지 않고서는 저의 진실을 전할 수 없다고 생각되기 때문에 우선, 그 과정을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지난 99년부터 살을 빼야겠다고 결심하고 본격적으로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여자라면 누구나 한번쯤 살을 빼서 날씬해지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셨을 겁니다.

열흘동안 굶기도 해보고, 한약을 먹어보기도 하고 여러가지 방법을 총동원해봤지만, 별 소용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식이요법과 함께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여러분께 말씀드린 것처럼 몇시간씩 걷고 뛰기 시작했습니다.
너무 힘이 들어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습니다.
그러다, 주위에서 "고생하지 말고, 지방흡입술을 받으면 살이 쭉 빠진다더라"하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 오마이뉴스 노순택
흔들렸습니다, 한꺼번에 살을 뺄 수 있다는 욕심에 작년 5월 지방흡입술을 받게 됐습니다. 그리고, 평소 운동 때문에 처진 가슴이 콤플렉스처럼 느껴져 얼마후, 가슴 미용수술을 받게 됐습니다.

하지만, 그다지 큰 효과는 보지 못했습니다.
지방제거를 했지만, 몸무게의 킬로수를 줄이는데는 효과가 없었습니다.

오히려, 문제가 생겼습니다.
가슴 부위에 염증이 생겨 여름내내 고생을 하고 심지어 유학까지 포기를 해야할 정도였습니다. 병원에 얘기했을 때 다 제가 부주의한 탓이라고 했습니다. 지금도 큰 흉터가 남아있습니다.

당시 저는 그 치료를 위해 그 병원을 계속 다녀야만 했고, 그 과정에서 김원장의 권고로 두차례의 수술을 더 받았습니다.

여러분은 이미 알고 계신지는 모르겠지만, 그때 제가 안 사실은 다른 사람의 경우에는 체중감량을 위해서 지방흡입술로 효과를 보았는지 모르겠지만, 저의 경우에는 체중을 뺄수 없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체중을 줄이는 감량효과는 거의 없었고, 전신마취를 네번이나 하고 난 뒤에 남긴 후유증과 부작용으로 인한 우울증만이 남을뿐이었습니다.

그래서 전 결심을 한거였습니다. 운동을 더욱더 열심히 해야겠다! 역시 살을 빼는데는 운동밖에는 없다! 그래서 전 이 미친짓은 그만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한강둔치로 나가 오른쪽 두 번째 발톱이 빠질 때까지 뛰고 또 뛰었던 것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나머지 두 차례의 시술은 운동과정에서 급작스럽게 빠진 살이 늘어지는 걸 당겨주는 수술이었을 뿐, 제가 살을 뺀 것은 열심히 운동을 해왔기 때문이라고 믿습니다.

"이영자 씨는 부인한 적 없다. 내가 했다. 모든 책임은 내가 지겠다." 매니저 백 민 씨는 이영자 씨가 수술을 부인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 오마이뉴스 노순택
결국, 감량에 성공을 했고, 저는 올 3월 방송에 복귀를 하게 됐습니다.

제 변모한 모습 때문에 많은 분들이 그 비결을 물어오셨고 저는 당연히 효과를 봤던 운동과 식이요법에 대해 말씀을 드렸습니다. 물론 마음 한 구석에는 '지방흡입술을 받았던 사실을 말해야 하나...'에 대해 고민도 했습니다.

하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던 방법을 굳이 말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고 여자로서 그런 시술까지 받은 사실이 솔직히 부끄러워 차마 말을 꺼내지 못했던게 사실입니다.

바로 그 점 때문에 오늘 제가 이 자리에 서게 된 것이겠죠. 저를 믿었던 분들이 저에게 배신감을 느끼고 계신 부분도 바로 이 점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죄송하다는 말씀밖에는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 어떻게 수술한 사실을 숨기고도 비디오를 냈느냐..하는 부분에서 분노를 느끼실 거라 생각합니다. 아마 제가 여러분 입장에서, 다른 연예인이 그런 일을 저질렀다면 똑같이 생각했을 겁니다. 인정합니다.

하지만, 제가 누굴 속일 작정을 하고 비디오를 찍게 된 것은 절대 아닙니다. 제 진심은, "내가 실제로 운동을 통해 효과를 봤고, 내가 살을 뺀 걸 보고 많은 사람들이 나처럼 운동을 해서 건강하고 밝은 생각으로 살을 뺄 수 있다면 그건 나쁜 게 아니지 않을까.."하는 마음이었습니다.

ⓒ 오마이뉴스 노순택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지방흡입술은 체중감량에 거의 효과가 없었기 때문에 비디오를 낼 때, 제가 많은 사람들을 속이고 있는 거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요즘 다시 생각을 해봅니다. 만약, 내가 비디오를 내기 전 상황에서 "나는 체중감량을 위해 지방흡입술을 했으나 실패했고, 부작용이 있었다"라고 말을 했다면? 그역시 나를 시술해준 성형외과 의사에게 해가 되는 것이 아닌가..

구차한 변명처럼 들으셔도 할 수 없지만, 제 진심을 그렇습니다.

저는 이번 사건을 통해 사람을 쉽게 믿고, 쉽게 따랐던 제 자신에 대해 분노를 느낍니다. 이번 물의의 발단이 됐던 K모 원장이나 그 부인과는 아주 오랫동안 친분을 쌓아온 사이였고, 내가 끝까지 믿고 의지했던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사소한 돈문제 때문에.. 언론에 땡김이 판매를 위한 지분다툼으로 표현됐던 그 사건 때문에 오랫동안 믿어왔던 사람이 등을 돌리고 이런 식으로 싸우게 됐다는 게 더없이 서글프고 마음이 아픕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제가 그 땡김이판매에서 발을 빼려고 했던데서 둘 사이의 관계가 악화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제가 그 사업에서 손을 떼려하자, K모 원장은 나를 붙잡아두기 위해 지방흡입술을 받았던 사실을 내 약점을 삼기 시작했고 그 시점부터 서서히 언론으로부터 "그런 사실이 있었다는데 사실이냐..."하는 질문을 받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사실 그 사업으로 저는 어떤 이득도 얻은 게 없고, 일부 언론에서는 제가 K모 원장을 협박한 것처럼 보도가 돼 있는데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전혀 그런 일도 없고, 저에게 그럴 이유도 그럴 힘도 없습니다.

이유야 어찌됐든 간에 제가 여러분에게 진실을 진작에 밝히지 못한 점, 그리고 그것이 돈을 버는데 이용된 것처럼 보이게 된 점은 저의 미숙함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에 살을 빼기로 결심했을 땐, 정말 살만 빼면 모든 게 다 잘될 줄만 알았습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그런 여자로서의 작은 욕심이 공인으로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결과를 낳게됐다는 게 너무나 괴롭고 죽고 싶은 심정입니다.

지금까지 제 얘기를 들은신 분중엔 "결국은 수술 받았네. 무슨 변명이 그리 많아?"하는 분들도 계시리라 생각됩니다. 구차한 변명처럼 들리더라도 저는 제 진심과 진실을 밝힐 수 있게 돼서 조금이나마 짐을 던 기분입니다.

▲ 이영자 씨가 기자회견을 마치고 나가려는 순간 방송카메라, 사진기자들이 몰려들었고, 이 씨는 흐느끼며 자리에서 쓰러졌다. 결국 이 씨는 경호원들의 등에 업혀 나갔다.
ⓒ 오마이뉴스 노순택
그리고 제 얘기를 듣고 운동을 시작한 많은 분들께 추호도 저에 대한 배신감 때문에 운동을 중단하지 마시라는 부탁을 드리고 싶습니다.
진실로 제가 살을 뺀 것은 운동에 의한 거였고 매일 아침 한강 둔치로 나가 10킬로미터씩 뛰면서 제 자신과 싸워 이긴 제가 지금도 자랑스럽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제 얘기를 모두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 일로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너무나 죄송하구요.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어리석었던 저를 용서해주세요.
공인으로 활동해왔던 방송을 포함한 모든 연예활동은 저에게 관심을 가져주셨던 팬들과 국민 여러분들의 뜻에 따르겠습니다.

태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