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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신 - 12시57분 기습점거단 6명 전원 경찰에 연행

ⓒ 오마이뉴스 노순택
12시 57분 한나라당 부총재실이 열리면서 4-5명의 전경들에 의해 몸이 결박당한 학생들이 하나 둘 끌려 나왔다.

학생들은 끌려나오는 상황에서 "국가보안법을 폐지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전경들이 학생들의 입을 틀어막았지만 그 사이로 분명하게 의사는 전달되고 있었다.

6명의 '결사대'가 당 밖으로 끌려나가는데는 1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경찰의 신속한 행동에 사진기자들은 당황해 했다. 심지어는 그 과정에서 사진기자들의 촬영까지 방해해 항의하는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1시 정각, 학생들이 한나라당사에 걸어 놓은 걸개가 걷혀지고 부총재실은 다시 굳게 닫혔다.

2신-12시 50분

12시 50분 한나라당 당사 6층 부총재실 앞은 긴장감이 흘렀다.

30여명의 비무장 전경들이 부총재실과 엘리베이터를 가로막고 서있다. 기자와 당직자들을 제외하곤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경찰 지도부들은 수시로 무전기를 이용해 현재 상황을 보고하고 있다.

한나라당 당직자들은 뒤늦게 이 소식을 접하고 현장에 하나둘 모이기 시작한다. 한나라당 대변인 행정실의 한직원은 "식사하러 나간 사이에 이런 일이 벌어져 사건이 터진 지 한참이 지나서야 알게됐다"며 허탈해 했다.

취재중이던 모 기자는 "당사 점거 소식을 듣고 당 대변인실에 전화를 걸었으나 당쪽에서는 아무것도 몰랐다"며 "어떻게 삼십분이 지나도록 자신의 당 부총재실이 점거된지도 모를 수 있느냐"고 황당해 했다.


1신 - 11시55분 청년학생 결사대 6명 한나라당 중앙당사 기습 점거

'국가보안법 철폐를 위한 한나라당 점거투쟁 청년학생 결사대' 6명은 오늘 오전 11시55분 여의도 한나라당 중앙당사 6층 부총재실을 기습 점거했다.

이들은 기습점거와 함께 2장의 유인물을 배포하며 "국가보안법 개폐관련 논의가 한창 진행중인 상황에서 변화된 한반도 정서를 반영하지 못한 김용갑 의원의 '조선노동당 2중대' 발언과 '국가보안법 개정 불가' 발언은 한반도를 냉전시대로 되돌리려는 것에 다름없다"고 기습점거의 이유를 밝혔다.

12시 5분경 한나라당 이재오 의원은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야 할 것 아니냐"며 학생들과의 면담을 요구했으나, 결사대는 이회창 총재와의 면담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요구사항은 다음과 같다.
첫째, 국가보안법을 폐지하는 행동에 착수하라.
둘째, 한총련에 대한 이적단체 규정을 철회하고 모든 수배자들을 수배해제하라.
셋째, 민혁당 조작사건을 중단하고 관련자에 대한 수배를 해제하라.
넷째, 조선노동당 2중대 발언을 한 김용갑 의원을 한나라당에서 제명시켜라.
다섯째,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는 면담에 응하라.

ⓒ 오마이뉴스 노순택

현재 청년학생 결사대의 6층 점거 저지를 위해 출동했던 전경들은 10분여뒤인 12시5분께 아래층으로 철수한 상태다.

한편 한나라당사 주변에 있던 한총련 학생들과 시민단체 관계자 10여명이 경찰에 의해 연행됐으며, <시민의 신문>, <노동일보> 사진기자도 20여분간 경찰에 강제연행됐다가 풀려났다.

또 시민단체연대회의(가칭)도 오늘 12시 같은 장소에서 국가보안법 폐지 집회를 열 예정이었으나, 경찰이 이를 가로막고 있어 집회가 불가능한 상태다.

시민단체연대회의 집회 참석차 한나라당사를 찾은 김기창 국가보안법 폐지국민연대 사무국장은 "한나라당사를 점거하고 있는 학생들과 시민단체의 집회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면서 "현재 경찰이 국민연대 집회 자체도 거부하고 있어 약식집회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 오마이뉴스 노순택

점거농성자 6인의 명단은 아래와 같다.

김승현(경희대 부총학생회장)
함대호(고대 이과대 학생회장)
박진규(99년 서울대 사회대 학생회장)
최지호(경인총련 의장/경원대 총학생회장)
유병권(99년 경인총련 의장/99년 경원대 총학생회장)
박병세(경희대 92학번)

다음은 '국가보안법 철폐를 위한 한나라당 점거 투쟁 청년학생 결사대'가 점거에 들어가기 전에 밝힌 결의문.

"국가보안법 철폐를 위한 한나라당 점거에 들어가며"

오늘 국가보안법 철폐를 위한 청년학생 결사대 6인은 한나라당을 점거하였다. 이는 시대착오적 망상에 사로잡혀 국가보안법 유지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한나라당에 대한 준엄한 규탄이며, 국가보안법 철쇄에 묶여 신음해 온 한국민중의 처절한 투지를 세상에 알리기 위함이다.

같은 시각 한나라당사 앞에서 국가보안법 철폐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인 시민단체와 학생들은 모두 연행됐다.
ⓒ 오마이뉴스 노순택
외세에 의해 강요된 분단과 민족분열의 비극속에서 국가보안법은 겨레와 민중 앞에 씻을 수 없는 만고대죄를 저질렀다. 국가보안법은 1948년 악명높은 일제시대의 '치안유지법'을 그대로 본따 이승만과 친미, 친일파, 민족반역자들에 의해 조작되었다. 국가보안법은 인간의 천부적 권리를 전면부정하는 가장 악독한 인권파괴법이며 인간의 윤리 도덕을 부정하는 반인륜 악법이다. 또한 국가보안법은 인간의 생존권마저도 부정하며, 사회적 진보와 자주민주통일을 전면 부정하는 전근대적 폭압법이다.

한국의 역대 집권자들은 국가보안법을 저들의 매국정책 실시의 수단으로, 집권유지의 생명선으로 삼아왔다. 외세와 독재를 반대하고 통일을 절규하다가 국가보안법의 희생물이 된 사람들은 얼마인가. 노동자, 농민의 최소한의 생존권 요구마저 반국가행위로 몰아 무참히 유린한 것이 얼마인가. 현 정권에 들어서도 생존권확보를 위해 정리해고반대 투쟁에 나선 노동자들의 머리 위에는 국가보안법의 탄압세례가 끊임없이 쏟아지고 있다. 그 자리에서 국가보안법의 죄악과 그것으로 이득을 얻은 자들을 낱낱이 밝히지 못하는 것이 원통하나 역사는 분명히 기억하고 있다.

국가보안법에 의한 파쇼적 죄악의 50년사는 그대로 이 악법을 거부하고 폐지하기 위한 우리 민중의 투쟁의 역사이다. 지금도 집회, 토론회에서 심지어 독재의 아성인 국정원의 고문실과 재판정, 교도소에서도 국가보안법의 철폐를 요구하는 원한에 찬 절규가 그치지 않고 있다.

ⓒ 오마이뉴스 노순택
남과 북의 정상이 만나 민족통일의 앞날을 기약하고 있건만, 세상은 6.15공동선언을 화해와 단합의 역사적 창조물로 높이 칭송하고 있건만, 이 국가보안법은 사라지지 않고 있으니, 분명 자신의 목숨을 연장해 보려는 자들의 더러운 음모가 깔려있다. 남북최고위급회담 후에도 소위 '민혁당' 사건을 조작해 애국인사들을 탄압하고 순수한 한총련 대의원을 무더기로 구속하는 것으로 알 수 있다.

21세기 문명시대에 국가보안법과 같은 중세기적 악법이 그대로 존재하고 있다는 것은 민족의 수치이며 민중의 대불행이다. 국가보안법 철폐문제는 애국과 매국, 민주와 독재, 통일과 분열을 가르는 시금석이다. 현정권과 이 땅의 정치인들은 독재의 유물로 연명하려는 시대착오적 망상을 버리고 지체없이 국가보안법을 철폐해야 한다.

우리 청년학생 결사대 6인은 이 자리에서 피흘리고 쓰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민중의 참된 아들로 최후의 일인까지 투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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