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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세 형사의 '고발'과 28세 기자의 '해명'.

술취해 행패를 부려 수갑을 채웠는가, 수갑을 채우는 인권유린을 했기에 그에 저항해 기물을 파손했는가.

남대문경찰서에서 지난 7월 1일 벌어진 MBC C기자 사건에 대해 <오마이뉴스>가 7월 4일 첫 보도를 내보낸 이후 '그 때 그 현장의 진실'과 관련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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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의 일각에서는 이 사건을 경찰의 '취재방해 및 인권유린' 사건으로 이해하고 있고 관련 경찰들은 이 사건을 기자의 '공무집행방해'로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오마이뉴스>가 만나본 이 사건 목격자들은 "수갑을 채워서 행패를 부린 것이 아니라 행패를 부려서 수갑을 채웠다"고 밝혔다.

7월1일 새벽 남대문경찰서 형사계 사무실에는 10여 명의 시민들이 다른 사건과 관련해 조사를 받고 있어 그날 있었던 일을 일부분 혹은 처음부터 끝까지 목격했다.

그 10여 명 가운데 오재남(38, 재봉사) 씨를 비롯한 8명은 형사의 요청에 따라 C기자의 행동이 "술취한 난동이었다"는 진술서를 그 자리에서 쓴 상태다.

이들이 그런 진술서를 작성한지 5일이 지난 7월 5일.

<오마이뉴스>는 진술서를 작성한 8명 중 연락이 가능한 5명을 서울 시내에서 만났다. 그들은 녹음을 허락한 인터뷰에서 "그 진술서의 내용은 모두 사실이다"고 말했다.

그들은 "경찰의 강요나 다른 사건의 이해관계 때문에 형사에게 유리한 진술을 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절대 그렇지 않으며 경찰의 정중한 요청에 흔쾌히 본대로 썼다"고 밝혔다.

7월 1일 새벽, 폭행을 당한 피해자 신분으로 형사실에서 조사를 받았던 김진영(28, 프로그래머) 씨는 "C기자가 처음부터 '야, 문열어'라고 했다"며 "문을 스스로 따고 들어오자마자 우산과 가방으로 백형사가 있던 책상을 내려치고 (백 형사가) 하고 있던 전화기를 뺐아 내려쳤다"고 밝혔다.

C기자가 수갑이 채워진 직후 형사실을 떠났던 김씨는 "경찰이 수갑을 채울 정도였느냐"는 질문에 "당시 폭행을 당해 다친 나는 그 기자 때문에 불안했었다"고 말했다.

C기자를 처음부터 끝까지 목격했다는 오재남(38, 재봉사, 다른 사건의 피해자로 조사받던 중) 씨는 "(C기자가) 눈이 풀리고 몸을 비틀거리는 등 누가 봐도 술이 취해있었다"며 "(책상을) 발로 차고 상스런 욕을 계속해 형사가 일을 못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오씨는 C기자의 취재 방해 주장에 대해 "들어오면서부터 욕하고 발길질을 시작하는데 전혀 취재하러 온 기자로 볼 수 없었다"며 "하나의 술취한 자의 모습이었다"고 반박했다.

또한 전경주(여, 25, 프로그래머, 다른 사건의 목격자로 조사받던 중) 씨와 이상훈(35, 인테리어, 다른 사건의 목격자로 조사받던 중) 씨, 김경철(31, 재단사, 다른 사건의 피의자로 조사받던 중) 씨는 인터넷에 올라온 C기자의 글과 김해기 형사의 글 중에 김 형사의 글이 사실에 좀더 가깝다고 지목했다.

두 글을 모두 읽어본 전경주 씨는 "기자가 쓴 것은 그때 상황과 다르고 경찰이 쓴 것이 상황과 똑같다"며 "(형사의 글이)과장된 것 없는가"는 기자의 물음에 "과장된 것 없다"고 말했다.

그는 C기자가 쓴 글에 대해 "'평소에 하듯이 MBC기잡니다라고 하면서 문을 열어달라고 요구했습니다'라는 부분부터 말이 안되고, 형사들이 수갑을 채울 때도 땅바닥에 눕혀놓고 채운 것이 아니라 의자에 앉혀서 채웠다"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상훈 씨는 "우산으로 내려친 사실은 보지 못했지만 전체적으로 형사가 쓴 글이 맞다"고 말했다.

7월 6일 오후 경찰청은 이번 사건의 파장이 확산되자 전보조처했던 김해기(54), 차윤주(34), 백해룡(30) 형사를 경찰청으로 불러 사건을 재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형사를 비롯한 3명은 △남대문 경찰서 형사계로 복직 △C기자 개인의 사과 △남일호 형사 개인 컴퓨터 배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대검찰청 중수부도 7월 6일 이 사건의 진상에 대한 내사에 착수했다. 한편, MBC쪽은 이 사건에 대한 진상을 조사한 뒤 C기자에 대한 징계 수위 여부를 결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알려드립니다.
아래 기사에 대한 의견중 '아래 의견은 이병한 기자가 쓴 것이 아닙니다'를 제외하고 '이병한'과 '오마이뉴스'의 이름으로 된 의견은 누군가 허위로 올리는 것입니다. 이병한 기자와 오마이뉴스 편집국은 그런 글을 쓰지 않았음을 공식적으로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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