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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취재팀]
- 취재 : 박상규 김진희 김덕련 최유진 기자
- 사진 : 권우성 남소연 기자
- 동영상 : 정주용 김호중 기자
- 편집 : 김경년 홍성식 기자
- 정리/최종 : 신미희 정운현 기자


법당에서 노래하는 스님, 춤추는 불자들
정토회 법당에 울려 퍼진 기타소리와 '바위처럼'

▲ 지율스님이 단식을 풀자 정토회관에는 환호와 함께 기쁨의 노래소리가 울려 퍼졌다. 한 신도가 지율 스님이 작성한 '단식을 풀며' 글을 들어보이며 활짝 웃고 있다.
ⓒ오마이뉴스 권우성



지율스님이 마침내 단식을 푼 '역사적 순간'이 2시간 지난 4일 새벽. 정토회관 1층 법당은 기타소리와 박수, 사람들의 함성으로 가득하다. 평소 목탁을 두드리던 스님들도 이날만큼은 목탁을 내려놓고 함박웃음을 지으며 즐거워하고 있다.

지율스님의 생명을 살려낸 기쁨에 신도들은 법당 부처님 앞에서 춤추고 노래하는 '불경'을 저지르고 있다. 정토회 대학생부 학생들은 부처님 코앞에서 '바위처럼'에 맞춰 율동을 선보였다. 촛불집회 마다 공연을 선보였던 노래단 '아콤다'는 한술 더떠 법당에서 기타를 치고 북을 두드렸다.

그래도 이날 만큼은 모두가 용서하는 분위기다. 이런 사람들의 공연을 맨 앞줄에 앉아 박수치며 즐거워하는 이들은 바로 스님들. 생명을 살려낸 기쁨을 가누지 못한 몇몇 스님들은 마이크를 잡고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법륜 스님은 "정토회관 설립 이후 이런 날이 있었는지 모르겠다"며 연신 터지는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정토회 대학생부 이어진(3학년)씨는 "즐겁고 행복하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며 가슴 벅차했다.

이날 새벽 1시 현재 정토회 법당은 민중가요 '민들레처럼'부터 민요 '새타령', 최신 대중가요가 이어지고 있다. 지율스님을 살려냈다는 이들의 즐거움과 흥겨움은 새벽까지 계속되고 있다. / 박상규 기자

▲ 협상 타결이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되자 신도들이 환호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 지율 스님 단식 100일째를 맞아 3일 저녁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앞에서 열린 촛불행사에 많은 시민들이 참가해 지율 스님의 뜻을 기리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지율 "참회하는 마음으로 일어서겠다"
3일 밤 '단식을 풀며' 메시지 공개

100일만에 단식을 푼 지율 스님이 단식 해제에 대한 메시지를 보냈다.

지율 스님은 "힘겨운 시간에 함께 해준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며 "함께 해준 분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이고 참회하는 마음으로 일어서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메시지 전문이다.

단식을 풀며

힘겨운 시간에 함께 하여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저는 모든 생명과 우리들이 둘이 아니라는 데서 천성산 이야기를 시작했으며, 지금은 대립되는 듯 보이는 정책과 저희들이 동화처럼 쓰는 도롱뇽이야기가 둘이 아니라는 데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싶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저의 미숙함으로 인해 많은 혼란과 심려를 끼쳐드렸습니다. 이 마른땅에 생명의 나무가 자랄 수 있도록 그 영지가 우리와 아이들의 미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 동안 함께 하여 주신 분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참회하는 마음으로 일어서겠습니다.

2005년 2월 3일 지율 합장



[15신: 3일 밤 10시 50분]

▲ 합의문 발표와 함께 지율 스님의 단식 중단 소식이 알려지자 한 신도가 눈물을 흘리며 기뻐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지율 스님이 단식 100일만에 마침내 단식을 풀기로 결정했다.

이는 정부당국의 천성산 환경영향평가 공동조사 제안을 받아들인 결과다.

이강진 총리실 공부수석은 밤 10시 35분 세종로 정부청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회 건교위의 환경영향 공동조사단 구성 촉구결의안과 종교계지도자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협상한 결과 지율스님측과 협상을 타결했다"고 밝혔다.

다음은 정부가 지율스님측에 제시해서 합의한 내용이다.

1. 정부는 국회 건설교통위에서 통과시킨 '지율스님 살리기와 환경영향 공동 조사 촉구 결의안'과 종교계 지도자들의 권고를 깊이 검토한 결과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뜻으로 환경영향 공동 조사를 수용하기로 했다.

2. 아울러 정부는 3개월의 환경영향 공동 조사 기간 동안 조사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하지 않을 것을 약속한다.

3. 지율스님은 국민의 여망과 종교계 지도자들의 권고, 국회 및 정부의 이런 뜻을 받아들여 조속히 단식을 끝내고 건강을 회복하시기 바란다.


다만 '공사 중단' 여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합의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부측이 환경평가 조사작업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 행위도 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을 두고 사실상 공사를 중단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앞서 밤 10시 30분경 서초동 정토회관에서 법륜스님은 기자들과 만나 "여러분들의 애끓는 노력과 기도에 힘입어 불가능한 기적이 일어났다"며 "정부가 저희들의 협상을 받아들여 지율스님이 단식을 풀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지율스님은 당초 병원으로 후송될 것으로 알려졌으나 혈압이 약간 높아진데다 맥박이 거의 잡히지 않아 장소를 이동하는 것이 더 위험할 수 있다는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정토회관에 머무르면서 치료를 받을 예정이다.

지율스님이 단식을 풀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신도 50여명은 울면서 환호성을 올리기도 했다.

▲ 이강진 국무총리실 공보수석은 3일 밤 10시 35분 세종로 정부청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회 건교위의 환경영향 공동조사단 구성 촉구결의안과 종교계 지도자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협상한 결과, 지율스님측과 협상을 타결했다"고 밝혔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다음은 이강진 국무총리실 공보수석과의 일문일답이다.

- 공사를 중단한다는 뜻인가.
"공사를 중단하겠다는 말은 아니다. 정부가 조사단의 요구 사항을 무시하면서 공사를 강행하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 조사단이 공사 중단 결정을 내려도 받아들일 수 있다는 말인가.
"조사단은 말 그대로 조사 권한을 지닐 뿐 공사 중단 결정을 내릴 권한은 없다. 이번 발표 내용은 정부가 조사단의 활동에 걸림돌로 작용하지는 않겠다는 말이다. 정부는 조사단의 활동에 적극 협력할 것이다. 조사단이 합리적 판단을 내릴 것으로 기대한다."

- 터널 공사가 환경에 심각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오더라도 공사를 중단하지 않겠다는 것인가.
"그런 조사 결과가 나올 경우에는 정부로서도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그러나 이 말을 즉각적인 공사 중단으로 이해하지는 않기 바란다."

- 공동조사 기간 동안에도 공사가 이루어진다는 말인가.
"지금 천성산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곳은 늪과 습지 두 군데다. 그처럼 문제되는 지역의 경우 조사 결과에 따라 한시적으로 발파 공사를 중지할 수도 있겠으나 조사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는 공사를 계속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 조사단은 언제부터 활동하나.
"구체적인 사안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실무적인 부분은 내일부터라도 협의해야 한다."

- 이번 공동조사단의 위상을 어떻게 봐야 하나.
"법률적 지위를 가지기보다는 관습적 지위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 정부 방침은 언제 정해진 것인가.
"이해찬 국무총리가 지율스님이 계신 정토회관에 다녀온 뒤 3일 오후 4시 10분경 소집한 긴급 관계장관 회의에서 큰 틀이 정해졌다.

그러나 정부안이 백지 상태에서 정해진 것은 아니다. 지율스님측에서 그동안 요구해온 사항들을 반영해 제시된 안이다. 조사 기간을 3개월로 하기로 한 부분도 지율스님측에서 제시했던 내용이다."

- 지율 스님은 단식을 중단하기로 약속한 것인가.
"그렇다고 들었다."

"환경조사 영향 주는 일체 행위 안한다"
정부-지율스님측 합의...스님 조속한 단식중단 포함

▲ 지율스님이 단식을 푼 3일 밤 10시 30분경 법륜 스님은 기자회견을 가졌다.
ⓒ오마이뉴스 권우성

지율스님이 단식 100일만에 단식을 푼 3일 밤 10시 30분경 법륜 스님은 정부측과는 별개로 서초동 정토회관에서 별도의 기자회견을 가졌다. 법륜스님은 "정부측과 환경영향 공동조사 등 3개 항목에 합의했다"며 "구체적인 것은 쌍방간 문서합의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법륜스님과의 일문일답 내용이다.

- 합의문에 '공사 중지'라는 단어가 확실히 명시돼있지 않은데. 발파공사 중단인가, 토목공사 중단인가.
"모든 것을 다 원하는 대로만 할 수가 없었다. 다만 지율 스님의 목숨은 점점 꺼져가고 이런 문제로 정부가 특단의 조치를 취한 것에 대해 호응하기로 한 것이다."

- 발파공사 최소화로 이해해도 되나.
"오늘 합의는 (합의문에 나와 있는 대로) 환경조사에 영향을 미치는 일체의 행위는 멈춘다는 의미다."

- 정확하게 합의된 문구는 무엇인가.
"첫째, 환경영향 공동조사를 한다. 둘째, 3개월간의 공동조사기간 동안 조사에 영향을 미치는 일체 행위를 하지 않는다. 셋째, 지율 스님은 국민의 여망을 받아들여 조속히 단식을 끊는다 .구체적인 것은 쌍방간 문서합의로 할 것이다."

- 환경영향평가 공동 조사는 법리적 효력이 있나.
"법리적 효력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지켜지리라고 생각한다."

- 합의문은 누가 서명했나.
"고속철도공단 건설본부장, 지율 스님이 대표로 서명했다."

- 지율 스님이 병원은 언제 가는가.
"지율 스님은 정토회 내부에서 관리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상태는 지난번 보다 혈압이 약간 높아진 상태다. 오늘 긴장과 함께 전해질이 부족하다고 해서 간장을 많이 타서 먹인 것 때문일 듯하다. 맥박은 거의 잡히지 않을 만큼 매우 미약하다. 그래서 안정이 절대로 요구된다.

현재 상태로 이동하는 것보다는 이 자리에서 치료를 하는 것이 좋겠다고 결정했다. 무엇보다 최고 전문가는 본인이다. 자연소생 방식으로 기력을 살린 뒤, 나중에 치료를 따로 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한다. 수행자들은 혼자 산에서 살다보면 이런 경험들을 가끔 한다."

- 협상타결 직후 진맥한 것인가.
"협상 타결 시점에 한의사를 대기해놓고 있었다. 타협안이 나오자마자(10시20분∼30분경) 바로 진맥했다."

- 지율 스님은 앞으로 어디에 머물 예정인가.
"2∼3일 정도 (염화실에서) 안정을 하고 이후 병원에 입원할지 혹은 안정을 취할지 고민할 것이다. 염화실에 머물 듯하다. 본인은 (예전에) 단식 끝나고 병원에 갔는데 아무런 것도 하지 않으면서 X-레이 찍고 피 검사를 하는 등 너무 힘들었다더라. 지금 상태로는 그렇게 하기 힘들 정도로 쇠약해졌다. 따라서 안정이 더욱 요구된다. 아직 복식은 시작하지 않았다."

- (원하는 사람이라면) 내일 지율 스님을 만나볼 수 있는가.
"지금으로 봐서는 어려울 듯하다. 정부 당국자 한 명만 지율 스님을 만나고 인사드리고 갔다."

- 복식은 언제부터 할 것인가.
"이제 심리적 안정이 가장 필요하다. 그 뒤 복식해봐야 한 숟가락 정도의 미음 정도일 텐데 의사 진찰결과는 장이 거의 손가락만큼 말라 있다더라. 일단 본인이 단식에 대해서는 전문가이므로 본인 방법과 의사 조언을 곁들여서 진료를 하고 조금 움직여도 되겠다 싶으면 그때 가서 다시 보겠다."

- 지율 스님은 이번 결과에 대해서 뭐라고 하던가.
"지율 스님은 국민 여망에 의해 마음이 많이 편안해졌다. 많은 사람들이 지율 스님 살리기에 동참했으므로 지율 스님도 예전처럼 자신 의사를 고집하기 어렵다. 많은 사람이 함께 하고 있음을 알기에 지율 스님 스스로 모든 사람들의 여망을 기꺼이 수용했다. 합의문만 봐서는 지율 스님이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 있으나 정부 당국자들도 많은 어려움을 무릅쓰고 내린 결론이므로 지율 스님도 기꺼이 응했다."

- 환경영향공동조사 구성원은 대략 누구이고 언제부터 논의되나.
"실무적인 것은 곧 결정하기로 했다. 2∼3일 내로 발표하겠다. 우선 구성 인원수는 각 7명이다. 전문가 5명을 포함, 각 7인의 공동조사팀을 결성할 예정이다." / 김진희 기자


[14신: 3일 밤 10시 15분]

정부, 밤 10시 30분 세종로 청사서 협상결과 발표 예정


정부측과 지율스님측간의 현상이 가닥이 잡힌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구체적인 협상결과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정부는 밤 10시 30분 세종로 정부청사에서 협상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13신: 3일 밤 9시 40분]

정부-지율 스님측 타결 임박
정부, 공사 중단-공동 환경평가 제시...발파작업 놓고 협상중


3일로 단식 100일째를 맞은 지율스님이 단식을 곧 풀게 될 전망이다.

정부측은 지율스님측에 (토목)공사를 중단하고 공동으로 환경영향평가 조사를 실시하는 양보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서초동 정토회관에서는 총리실 남영주 민정수석 비서관과 법륜스님, 도법스님 등이 정부가 제시한 양보안을 가지고 논의중이다.

발파작업 문제를 두고 양측이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으나 조만간 타결이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서초동 정토회관 주변에는 언론사 기자 50여 명이 타결 임박 소식을 기다리고 있으며, 방송 3사는 생방송을 준비중이다.

한편 협상이 전격 타결될 경우 경찰은 지율스님을 인근 강남 성모병원으로 긴급 후송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12신 대체: 3일 저녁 8시 55분]

'지율스님 살리기' 광화문 촛불대회...400여명 참석 성황


▲ 지율 스님 단식 100일째를 맞아 3일 저녁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앞에서 열린 촛불행사에 많은 시민들이 참가해 지율 스님의 뜻을 기리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어제 밤에 이어 오늘(3일) 밤에도 광화문 네거리에 '지율스님 살리기' 촛불이 켜졌다.

오늘 저녁 6시 30분부터 광화문 교보문고 입구에서 개최된 '천성산과 지율스님을 살리는 촛불모임' 행사에는 400여명 참석했다.

이날 행사장에는 지율스님을 생각하며 시민들이 만든 종이도롱뇽 12만 마리가 흰 비닐봉지에 싸여 선보였다. 촛불모임 행사에 참가한 시민들은 촛불 수 십개에 불을 붙여 '초록의 공명' 글자를 만들었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서울 미양초등학교 학생 4명은 "도롱뇽과 지율스님이 우리와 함께 같이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히고는 '친구하자'라는 노래를 무대에서 함께 부르기도 했다.

또 이날 촛불행사에는 민노당사에서 농성 중인 전국경찰청 고용직 노조원 40여 명도 참가했다. 김은미(30) 강원도지부장은 "나도 민노당사에서 40여일간 단식을 해봤지만 아직도 후유증이 있다"며 지율스님이 100일 단식을 하고 있다는 소식에 무조건 달려왔다"고 말했다.

▲ 남영주 국무총리실 민정수석이 3일 저녁 지율스님측과 협상하기 위해 정토회관에 들어서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11신 : 3일 저녁 8시] 남 민정수석, 정토회관에 다시 들어와

저녁 7시경 정토회관을 나섰던 남영주 국무총리실 민정수석이 저녁 8시경 다시 정토회관에 들어와 지율스님측과의 협상에 들어갔다.


[10신 대체 : 3일 저녁 7시50분]

남 민정수석 "아직 전할 것이 없다"


남영주 국무총리실 민정수석은 저녁 7시경 정토회관을 나섰다. 남 민정수석은 법륜스님과 40여분동안 논의를 했지만, '합의 사항이 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직 전할 것이 없다, 말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답변한 뒤 회관을 나섰다.

남 민정수석이 떠난 뒤 5분 뒤에는 홍기삼 동국대 총장이 진월 스님(동국대 정각원장)과 함께 정토회관에 들어섰다.

홍기삼 총장은 7시 40분경 정토회관을 나서며, 질문하는 기자들에게 "지금 협상이 진행중인데, 잘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율스님을 살려주세요!" 지율스님의 단식이 100일째로 접어든 가운데 환경정의 등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3일 저녁 광화문에서 열리는 지율스님살리기 촛불문화제에 참가하기 위해 서초동 정토회관을 출발, 초록 연등을 들고 광화문까지 도보행진을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 이해찬 총리가 3일 오후 천성산 터널공사에 반대해 100째 단식 중인 지율스님이 있는 정토회관을 방문, 법륜 스님·도법 스님을 만난뒤 1층 법당에서 절을 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9신 : 3일 오후 6시 10분]

이해찬 총리, 지율스님 관련 긴급 관계장관회의 소집


이해찬 국무총리가 3일 오후 천성산에 대한 제대로 된 환경영향평가를 요구하며 100일째 단식 중인 지율스님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긴급 관계장관회의를 소집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총리는 3일 오후 2시경 지율스님이 머무르고 있는 정토회관을 방문한 뒤 이 회의를 소집했다.

이 회의에서는 천성산을 관통하는 고속철도 터널 공사를 일시적으로 중단하고 환경영향평가를 재실시하는 문제가 논의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오후 6시 20분 남영주 국무총리실 민정수석과 도법 스님이 정토회관으로 같이 들어와 법륜스님 등과 얘기를 나누러 2층으로 올라갔다. 남 민정수석은 '어떤 절충안을 갖고 왔느냐'는 기자들 질문에 대답 없이 바로 올라갔다.


[8신 : 3일 오후 6시]

김홍신 전 의원 "스님 꼭 살아나셔야 한다"


오후 5시 10분 김홍신 전 열린우리당 의원이 서초동 정토회관을 찾았다. 김 전 의원은 "지율 스님의 건강이 걱정돼 찾아왔다"면서 "(지율 스님의 단식과 천성산 문제는) 한 사람의 생명 문제가 아니고 지구 전체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김 전 의원은 또 "100일 동안 단식을 하는 것은 세계 최초일 것"이라면서 "모든 것은 실패를 통해 성공한다, 우리 나라도 이제 실패를 교훈삼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30여분간 법륜 스님, 유수 스님과 만나 면담을 나누고 1층 법당을 둘러본 뒤 정토회관을 떠났다.

한편 김 전 의원은 정토회관을 나서며 지율 스님을 향한 간절한 소망을 간접적으로 전하기도 했다. 김 전 의원은 지율 스님에게 "세상과 인류의 생명도 소중하지만 지율 스님의 생명도 소중하다, 의미있는 분인 만큼 꼭 살아나셔야 한다"고 전했다.

▲ 조승수 민주노동당 의원이 3일 오후 천성산 터널공사에 반대해 100째 단식 중인 지율스님이 있는 정토회관을 방문, 법륜 스님의 안내로 신도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7신 : 3일 오후 5시 10분]

조승수 민노당 의원 "오늘 총리공관 만찬에서 대안 제시"


이날 정토회관 방문자에는 국회에서 '지율스님 살리기와 천성산 환경영향평가 공동조사 촉구결의안'을 처음 제안했던 조승수 민주노동당 의원도 포함돼 있다.

오후 3시 45분경 법륜 스님과 면담을 끝낸 조승수 민주노동당 의원은 1층 법당으로 내려왔다. 법륜 스님은 100여명의 신도와 자원 봉사자들에게 "국회에서 지율스님을 살리기 위해 헌신적으로 노력하는 의원"이라고 조 의원을 소개한 뒤 "생명의 은인인 만큼 큰 박수를 부탁한다"고 청했다.

이에 신도와 봉사자들이 큰 박수로 조 의원을 환영했다. 조 의원은 "지율 스님을 위해 빠른 조치를 하지 못해서 오히려 송구스럽다"며 "지금이라도 스님이 자리에서 일어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조 의원은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오늘은 스님을 뵙고자 온 게 아니라 국회의원들이 국회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스님들에게 의견을 구하러 왔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오늘 건교위에서 결의한 내용은 불가피한 절충안에 불과하다"며 "그러나 지율 스님이 요구하는 내용이 들어있는 만큼 스님이 일어설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한편 이 총리 방문에 대해 조 의원은 "오늘 오후 6시30분부터 총리 공관에서 민주노동당 의원들을 위한 만찬이 열린다, 애초 그 자리에서 천성산 문제해결을 촉구하려고 했다"면서 "그러나 오늘 총리와 스님들 만남에 큰 소득이 없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날 저녁 만찬에서 이 총리에게 제시할 안에 대해서는 아직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지금 우리 사회에서 천성산 문제를 해결하려는 가닥이 잡혀가고 있어 곧 스님이 털고 일어설 것으로 예상한다"는 기대를 빼놓지 않았다.

종이도롱뇽 10만마리 광화문 '총출동'
촛불집회 참석... 환경·시민단체 '참회 초록등 행진' 시작

▲ 3일 오후까지 접은 종이도롱뇽은 모두 6만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다양한 색깔과 크기의 종이도롱뇽이 광화문 촛불문화제에 참가하기 위해 정토회관을 나서고 있다.
ⓒ오마이뉴스 남소연

지율스님 단식 100일째를 맞은 3일에도 신도 및 자원봉사자 100여명은 정토회관에 모여 종이도롱뇽 접기를 계속 이어갔다. 지난달 30일부터 접기 시작한 다양한 색깔과 크기의 종이도롱뇽은 이날 6만여 개에 이르고 있다.

전국의 종이도롱뇽을 합치면 10만여 개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까지 만들어진 종이도롱뇽은 모두 오후 6시 30분 촛불집회가 열릴 울 광화문 교보문고 앞으로 모이게 된다. 촛불집회를 마친 종이도롱뇽은 지율스님이 생활하는 정토회관으로 옮겨진다.

정명희 녹색연합 대외협력국장은 "종이도롱뇽을 접는 것은 오랫동안 단식을 벌이고 있는 지율스님의 헌신적 노력에 대한 일종의 초록 공명"이라고 밝혔다. 이어 "도롱뇽 소송인단을 상징하는 100만개의 종이도롱뇽을 접으려 했다"며 "목표에 이르지 못했지만 많은 사람들의 소중한 정성이 지율스님에게 잘 전달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환경·시민단체 소속 활동가 30여명은 이날 참회 의미로 서초동 정토회관에서부터 광화문까지 도보행진을 시작했다. 오후 4시15분 경 정토회관 앞에서 약식 발대식을 연 이들은 "지율스님을 살려주세요"라고 적힌 피켓과 초록색 등을 들고 12km에 걸친 도보행진을 하게 된다.

환경정의 이진우 국장은 "오늘 행진은 지금까지 지율스님을 방치하고 스님이 고독하게 외치는 내용을 여론화시키지 못한 것에 대해 진정으로 참회하기 위한 것"이라며 "반성과 참회의 행사인 만큼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엄숙하게 걸어가겠다"고 밝혔다. 반포대교를 건너 남산 2호 터널을 통과 남대문, 명동, 종각을 거쳐 광화문까지 총 3시간 정도 걷게 된다. / 박상규 기자


[6신 : 3일 오후 4시]

"대화되는 것만으로도 큰 변화 있을 듯"
이해찬 총리-지율스님측 무슨 얘기 나눴나


이해찬 총리가 이날 지율 스님이 단식 중인 정토회관을 전격 방문함으로써 천성산 사태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30여분간 이 총리와 면담을 나눈 법륜스님은 이후 기자브리핑을 통해 양측의 대화 요지를 공개했다. 법륜스님은 "서로 이야기를 듣고 문제점을 알고 대화가 된다는 것만으로도 큰 변화가 있을 듯하다"고 상당히 고무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법륜 스님은 "총리에게 만남을 요청했으나 이뤄지지 못하다가 마침 방문을 해줘서 우리가 전하고 싶었던 진의를 알릴 수 있었다, 그것만으로도 만족한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답을 찾은 것은 아니다.

이 총리 역시 "정부정책 집행의 계속성, 법리적 문제 등을 한 사람을 위해 처리할 게 아니라 일관성을 어기지 않고 어찌 수용할 지가 과제"라며 "두 가지 문제를 갖고 (수용방안을) 생각해보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관계자들이 모여 이번 문제를 검토해보겠다고 답했다고 법륜 스님은 전했다.

또 이 총리는 "이런 문제를 빨리 해결하지 못하고 심려를 끼쳐드려서 미안하다"고 인사말을 건넸으며 국가정책을 이끄는 책임자로서 고충도 털어놓았다. 이 총리는 "이번 사안만 해결한다면 어려운 일이 아닌데 국가정책이 신속하게 진행되도록 할 때 예외를 만들면 또다른 예외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총리는 직접 지율 스님을 만나지 못했다. 지율 스님이 외부 인사를 만나지 않겠다는 입장에 따라 이 총리는 물론 어떤 외부 인사도 이날 지율 스님을 면담하지 못했다.

이 총리의 방문에는 곽결호 환경부 장관과 이기우 총리 비서실장, 총리실 남영주 민정수석이 동행했다. 지율스님측에서는 법륜 스님과 도법 스님이 참석했다.

한편 지율 스님은 아직 이 총리 방문을 알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본인의 진의가 알려지고 받아들여지는 것에 대해 어린아이처럼 좋아하며, 이날 아침에는 생기가 돋아나는 정도였다고 법륜스님은 밝혔다. 그러면서 가끔 "옛날에 이랬다면 해결이 됐을 텐데"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지율 "옛날에 이랬다면 해결됐을텐데..."

다음은 법륜 스님이 전한 이날 면담 요지이다.

▲ 지율스님의 단식이 100일째로 접어든 가운데 법륜스님이 3일 오후 정토회관에서 이해찬 총리와의 면담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법륜 스님 "이런 상태에서 이분에게 어떤 협상의 상대가 될 수가 없다. 이 분이 이 지경이 되도록 간절하게 요청하고 있는데, 지하수 유출위험 붕괴위험 등이 있어 환경영향평가를 한번 제대로 해주십사 하는 것이다. 이 동안 발파공사는 중지하도록 해달라는 게 마지막 요청이라고 이야기했다. 이를 온전히 받아들여서 이 분에게 희망의 길을 열어주는 것이 낫지 않겠나 이야기했다. 이분은 자신과 천성산을 한몸처럼 생각하기 때문에 몸에 대한 검증도 없이 수술을 하겠다고 할 때 거부하는 것 같은 현상 가지고 있으므로 특별히 고려가 돼야 한다. 이분은 천성산을 마치 제 자식처럼 생각하기 때문에, 특히 발파에 대해서 민감하다. 자신의 의지로 이것을 쉬 양보하기 어려운 상태에 있다."

이해찬 총리 "종교인들이 갖는 긍정적 가치는 국가정책을 지탱하는 사람들로서는 해결하기 어렵다. 이 사안 하나만 해결한다면 어려운 일은 아닌데 앞으로 국가정책이 신속성을 가지고 진행되도록 하려고 할 때 이런 예외를 만들게 되면 또다른 예외 등이 생길 수 있으므로 많은 어려움 겪고 있다."

법륜 스님 "우리도 이 부분을 공감한다. 그러나 21세기 문명사회에 사고는 항상 있는 것이 아니고 개인 이해관계가 아닌 환경에 대한 문제제기인데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아서 죽었다고 하면 이 또한 우리 사회가 지녀야 할 부담이다. 국민들이 겪을 상실감 등이 얼마나 크겠는가. 이 문제도 고려해달라. 한 차원 뛰어넘는 정치적 결단이 필요하다. 계속성 때문에 어렵다면 이게 하나의 특별 사안이 될 수 있는 모습도 보일 수 있다."

이해찬 총리 : 잘 알겠다. 그러나 정책집행의 계속성, 법리적 문제 등을 한 사람을 위해 처리할 게 아니라 일관성을 어기지 않고 어찌 수용할지가 과제다. 이런 두 가지 문제를 가지고 생각해보겠다."

법륜 스님 "지율 스님이 살 수 있는 길이 열리도록 부디 좋은 길을 열어달라."

"지율, 사회 관심에 어린아이처럼 좋아해"
법륜 스님과 기자들과의 일문일답

- 이 총리가 지율 스님은 만나지 못했는가.
"지율은 어떤 외부인사도 만나지 않겠다고 한다. 오전에도 이런 분 저런 분 오신다는데 어떡할까, 특히 정치인이나 정부 관계자보다도 큰 스님들 오시는 문제가 더 부담스럽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지율은 부담되겠다고 답했다. '가장 걱정되는 것은 스님의 건강'이라고 얘기했다. 외부에서 찾아온 사람은 현재 일절 만날 수 없는 상태다. "

- 이 총리가 제안한 것은 있나.
"없다."

- 환경부 장관이 더 논의해 보겠다고 했다던데.
"우리 요청과 정부가 정책집행 일관성이라는 측면에서 갖는 어려움을 어떻게 조화를 이뤄낼 것인가에서 우리는 생명의 문제니까 특별히 다뤄달라고 요청했다. 이것이 예외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예외는 많이 나오지 않을 것이다. 이 경우를 특별히 생각해달라고 말했다."

- 다음 약속은 없었나.
"돌아가서 이 문제를 가지고 관계자들이 모여서 검토해보겠다고 했다. 종교인들의 신념과 관계되는 환경문제는 행정적 입장에서 다루기 어렵다. 이런 말 가운데 여러 측면에서 검토됐지만 아직까지 답이 찾아지지 않았다."

- 지율 스님은 현재 어떤 반응인가.
"지율 스님은 사활과 관계없이, 여러분들의 노력이라고 할 수 있는데 자신의 진위가 안 받아들여진다고 생각하다가 알려지고 받아들여지면서 가끔 '옛날에 이랬다면 해결이 됐을 텐데..." 라고 말한다. 조금 일찍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의미일 듯하다.

자신의 소리에 조금 귀기울여 주는 것에 대해서 어린아이처럼 좋아하는 것 같다. 아침에 생기가 돋아나는 것 같았다. 정부의 정책적 해결뿐 아니라 이후 지율 스님이 자기 몸을 추슬러서 살아나는데 기회가 너무 늦지 않았나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마음의 변화가 건강의 변화를 가져오는 것 보면서 가능하겠다고 생각한다."

- 이 총리가 지율에게 전하는 말은 없었나.
"지금 건강상태에 대해 말해줬다."

- 강동석 건교부 장관이 민·관 환경영향평가를 할 수 있다고 발언했는데 정책의 변화를 이끌지 않겠는가.
"환경영향평가는 법리적으로 어렵다고 한다. 그래서 이 부분을 말해줬다. 실질적으로 지하수나 지질 등에 대해 조사하는 게 목적이지 용어 문제는 아니라고 거듭 강조했다. 환경에 대한 전문가 조사라든지 환경영향 평가라고 하는 단어에 의미 두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번에는 분명하게 되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된다면 보증서겠다고 이야기했다. 서로 이야기를 듣고 문제점을 알고 대화가 된다는 것만으로도 큰 변화가 있을 듯하다."

- 지율 스님은 총리가 다녀간 걸 아는가.
"그런 이야기는 모른다."

[5신 : 3일 오후 2시35분] 이 총리 30여분 면담 뒤 떠나

이 총리는 오후 2시 25분경 정토회관을 빠져나갔다. 정토회관측과 이 총리의 면담은 30여분 소요됐다. 이 총리는 회관을 떠나기 전 도롱뇽 종이접기와 함께 철야기도를 하는 1층 법당을 둘러보고 부처 상에 절을 세 번 했다.

이 총리가 정토회관을 벗어날 때 이를 취재하려는 기자들로 현장이 매우 붐볐으며, 몇몇 사람들은 "총리는 지율을 살려내라"고 외치기도 했다.

▲ 이해찬 총리가 3일 오후 천성산 터널공사에 반대하며 100째 단식 중인 지율스님이 있는 정토회관을 방문해 법륜스님, 도법스님과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4신 : 3일 오후 1시 57분] 이해찬 국무총리 오후 1시 50분경 도착

이해찬 국무총리가 오후 1시 50분경에 정토회관에 도착, 법륜스님 등과 만나고 있다. 정토회관측 관계자는 "면담에는 최소 30분 정도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총리가 지율 스님을 직접 만날 수 있을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법륜 스님은 이보다 앞서 오전에 열린 기자 브리핑에서 "총리는 오겠다는 말이 없다"면서 "지율 스님과 직접 만날 사람은 아직 없다"고 밝힌 바 있다.


[3신 : 3일 오후 1시30분]

이해찬 국무총리 오후 2시경 도착할 듯


▲ 이해찬 총리.
ⓒ 오마이뉴스 이종호
이해찬 국무총리가 지율스님을 직접 만나러 온다. 이 총리는 오후 2시경 지율스님이 단식 중인 서초구 정토회관에 도착할 예정이다. 국무총리실 공보수석실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2시에 가게 된다"고 확인했다.

서초 경찰서는 이 총리의 방문을 위해 교통정리와 경호 등을 정비 중이다.

한편 오후 1시경 신분 공개를 거부한 정장 차림 세 명의 남자가 정토회관 2층으로 올라갔다. 이들 중 2명은 오후 1시 20분경 다시 회관을 빠져나왔고, 1명은 아직도 내부에 머물고 있다.

현재 이 곳에는 해인사 주지 현응 스님과 도법 스님도 방문 중이다. 도법 스님은 이 총리의 전격 방문 소식을 전해듣고는 "시원한 냉수 한 그릇 얻어먹고 싶다"는 말로 이 총리의 '선물'을 기대했다.

"대통령님 이게 이 시대의 한계인가요"
종교인참회기도추진위 등 노 대통령에게 호소문 보내

"노무현 대통령님! 이것이 이 시대의 한계인가요? 지율 스님이 살아난다면 기적입니다. 지금 기적을 만들 수 있는 분은 노무현 대통령님 오직 당신뿐입니다."

지율 스님의 단식이 100일째를 맞은 가운데 '지율 스님과 생명평화를 위한 종교인 참회기도 추진위원회'와 전교조, 도롱뇽 친구들, 정토회는 이날 노무현 대통령에게 지율 스님을 살려달라는 호소문을 보냈다.

이들은 호소문에서 "천성산의 뭇생명을 살리고자 하는 지율 스님을 살려달라"면서 "공사하기 전에 3개월이라도 환경에 대한 전문가 공동조사를 한번 제대로 해달라는데, 붕괴위험이 있으니까 조사기간만이라도 발파공사만 중지해 달라는데 그렇게도 어려운 일이냐"고 물었다.

다음은 이들이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낸 호소문이다.

노무현 대통령께 드리는 호소문

지율 스님을 살려주세요.
노무현 대통령님

지율 스님을 제발 좀 살려주세요.
자신의 몸을 한알의 밀알로 심어
보이고 보이지 않는 천성산의 뭇생명을 살리고자 하는 지율 스님을 살려주세요.
지율 스님은 죽을 수밖에 없다고 하지만 지율 스님은 죽고 싶지 않아요.
천성산의 뭇생명들과 더불어 살고 싶어요.
살고 싶어요.

천성산은 활성단층지대라 터널을 뚫었을 때 붕괴위험이 있다고 하는데
지하수와 계곡수가 누출될 위험도 있다는데 그래서 공사하기 전에
부족하지만 3개월이라도 환경에 대한 전문가 공동조사를 한번 제대로 해달라는데
공사 중 붕괴위험이 있다니까, 조사기간만이라도 발파공사만 중지해달라는데
그것이 그렇게도 어려운 일입니까?

노무현 대통령님!
이것이 이 시대의 한계인가요?
지율 스님의 여윈 얼굴을 쳐다보고 있으면
느껴지지 않는 맥박을 잡고 있으면 자꾸만 눈물이 납니다.
지율 스님이 살아난다면 기적입니다.
지금 기적을 만들 수 있는 분은 노무현 대통령님 오직 당신뿐입니다.

2005. 2. 1.
지율스님과 생명평화를 위한 종교인 참회기도 추진위원회
전교조, 도롱뇽 친구들, 정토회


[2신 대체 : 3일 오후 1시 25분]

지율스님 "단식에만 초점 맞추지 말고 환경단체 중요성 강조해달라"
법륜스님 "지율스님은 희망 찾기 시작하면서 얼굴의 생기를 찾았다"


"죄송하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합니다. 여기까지 온 것은 내가 한 것이 아니라 기자들과 함께해 온 것입니다. 그동안 꾸준히 다뤄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우리 사회가 생명의 가치와 자연의 가치를 느끼고 알아야 합니다. 단지 내가 그것에 좀 더 예민하게 느낄 뿐입니다. 지금 관심이 천성산에만 집중되어있지만, 관심을 자연에 돌려주어야 합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개발 가치와 환경가치에 관한 가치관의 혼란을 겪고 있으나 앞으로 환경가치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가치가 인정되는 사회가 되길 바랍니다. 너무 단식에만 초점을 맞추지 말고 환경단체의 중요성을 강조해주십시오."


지율스님이 3일 오전 구술한 것을 법륜스님이 기자들에게 전달한 내용이다. 법륜스님은 "오전에 지율스님을 찾아가 '기자들에게 한말씀 해달라'고 요청하자 이 말을 해줬고 내가 받아적었다"면서 오전 브리핑에서 기자들에게 지율스님의 말을 소개했다.

법륜스님은 이어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가 모처럼 국민의 아픔을 알아가고 있고, 따뜻한 소식이 들리기 시작한다"면서 "여러분들의 관심과 염려로 조금씩 희망의 싹이 터가고 있다, 청와대를 비롯한 정부 당국자 노고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법륜스님은 또 "지율스님 본인이 희망을 찾기 시작하면서 마음의 안정과 얼굴의 생기를 찾았다"며 "더 노력하고 기도하면 우리 사회의 희망의 꽃을 피울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법륜스님과 기자들과의 일문일답.

- 지율 스님의 건강상태는?
"몸은 마찬가지로 좋지 않지만 정신적으로는 기분이 좋고 의식은 또렷한 상태다."

- 정부와 여당이 당정협의를 통해 환경영향재평가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번에는 어느 쪽이든 약속을 하면 지켜야 한다. 법률적으로 환경영향평가가 아니라 환경에 관한 전문가 공동조사라는 것이 있다. 이 방식이 법률적으로 보장되는 게 좋다. 형식이 아니라 실제로 환경에 대해 조사를 해달라. 특히 지하수에 관해 확실히 점검해 달라는 것이다."

- 지율 스님은 어떤 모습을 보며 희망을 찾는다는 것인지.
"정부 당국자들에게 사람을 살리려면 최소한의 소원은 들어주는 것이 어떻겠는가 했더니 힘닿는 데로 하겠다고 말했다. 누구도 지율을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지율은 문제를 풀기 위해 국회에서 발벗고 나서는 것, 특히 총무원장 스님께서 종단 이름으로 감싸안아 주면서 본인이 외로움에서 점차 벗어나는 것 같고 진의가 조금씩 전달되는 것 같아 좌절과 절망에서 희망을 틔우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 든다.

본인이 죽는다 하더라도 진의가 알아지는 것에서 마음이 가벼워지고 건강도 추스르게 되고 그러는 것 아닐까. 해결의 실마리가 주어졌다기보다 우리 사회가 해결점을 찾기 위해 애쓰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아침 신문을 보니 해결이 안 나더라도 걱정해주거나 귀를 기울였으면 하는 기사가 많이 나오더라. 이것이 지율 본인에게는 매우 큰 희망이 됐다. 그동안 지율 스님 소리에 거의 귀를 막고 있지 않았나. 언론들이 기사를 전향적으로 다뤄주니까 본인에게도 희망이 생긴다. 수행자는 사안보다 마음이 중요하다."

- 지율 스님의 싸움 방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개인적으로 이런 방식의 투쟁이 옳은가에 대해서는 선뜻 동의를 하지 않는 편이다. 그러나 나는 북한 동포들이 굶어 죽을 때 단식을 해서 북한 동포를 살리자고 나섰다. 우리 사회가 지율스님의 목소리를 받아들인다면 한 생명이 살아날 수 있다. 옳다, 그르다를 떠나 한 생명을 먼저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 지율 스님에게 여론 등 소식은 어떻게 전해주나.
"일일이 전해줄 수는 없다. 스님을 안 좋아하는 신문들도 스님이 원하는 쪽으로 기사를 썼다는 것이 고무적이다. 이런 이야기를 간간이 전하고 있다."

- 정부와 구체적 대화창구는 마련돼 있나.
"지속적인 대화 창구는 없다. 다만 정부가 이 문제로 애를 쓰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 지율스님 건강을 염려해 단식을 그만두라고 제안할 생각은 있는가.
"중단하라, 말라고 하는 것보다 본인 이야기를 들어주는 게 현재 지율스님의 건강에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지금 물질적인 힘으로 사는 것이 아니다. 본인 마음이 편안하다면 수행자 입장에서는 이러다가 생을 마감하는 게 문제가 없는 것이다."

- 지율 스님은 무슨 일을 하며 시간을 보내나.
"보통 바느질을 한다. 도롱뇽 수놓는 등 틈만 나면 바느질을 한다. 그리고 어제(2일) 저녁부터 상당히 이야기도 잘 하고 기분이 좋아진 상태다."

- 오늘 방문하고자 하는 신청자는 누구인가.
"우선 부산 시장이 방문할 예정이고, 총리는 오겠다는 말이 없다. 그리고 법정 스님과 조계종 총무부장을 지낸 원택스님도 오기로 돼 있다. 물론 지율 스님은 못 만난다고 이야기했다."


▲ 지율스님이 100일째 단식을 벌이고 있는 서초동 정토회관 3일 새벽 풍경. 승합차 3대로 입구를 막아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고 있다.
ⓒ 박상규
[1신 : 3일 새벽 5시 5분]

정토회관 24시간 철통경비...승용차 3대 입구 막아


3일 새벽 3시 30분. 지율스님이 100일째 단식을 하고 있는 서울 서초구 서초3동 정토회관에는 아직 불이 꺼지지 않고 있다. 오마이뉴스를 비롯한 KBS, 연합뉴스, 조선일보 등 기자 십여 명도 밤샘을 하며 취재를 벌이고 있다.

현재 정토회측은 24시간 철통같은 경비를 서며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고 있다. 정토회관 정문은 굳게 닫혀 있으며 두 명의 남자가 외부 출입을 철저히 봉쇄하고 있고, 진입 골목에서도 경비를 서고 있다. 물론 기자들의 회관 출입도 허용하지 않아 기자들은 모두 건물 밖에서 대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토회관 정면에는 "지율스님을 살려주세요"라고 적힌 현수막이 찬바람에 나부끼고 있다. 또한 회관 입구에 12인승 승합차 3대를 배치해 사람들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없게 만들었다. 정토회의 한 관계자는 "승합차로 입구를 막은 것은 경찰측의 갑작스런 방문을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정토회관 1층에서는 정토회 관계자와 신도, 그리고 환경단체 회원 60여명이 밤샘을 하며 '종이 도롱뇽'을 접고 있다. 지율스님 단식 100일을 맞아 규모가 확대돼 열리는 3일 광화문 교보문고 앞 촛불집회에 종이 도롱뇽 100만개를 접어갈 예정이다.

▲ 지율스님이 100일째 단식을 벌이고 있는 정토회관의 문은 굳게 닫혀있다. 유리문 안으로 정토회 관계자, 신도, 환경단체 회원들이 종이 도롱뇽을 접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 박상규
3층 규모의 정토회관에 불이 꺼진 층은 아직 없다. 지율 스님이 생활하는 것으로 알려진 3층의 일부 창문에서도 여전히 불빛이 새어나오고 있다.

여러 언론사 기자들은 정토회측에 "절대로 방해하지 않을 테니 1층 기자실만이라도 출입을 허용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정토회측은 "많이 미안하지만 지율 스님의 안정을 위해 어쩔 수 없다"며 양해를 구했다. 대신 정토회측은 밤샘 하는 기자들을 위해 푸른색 천막 1개동을 설치하고 석유난로와 전기난로를 각각 1개씩 설치했다.

어느덧 지율 스님의 단식 100일을 맞은 3일 새벽. 지율스님을 둘러싼 정토회관은 환한 불을 밝힌 채 고요히 시간을 보내고 있다. 아직까지 찾아오는 사람은 없다. 그리고 스님 주변의 많은 사람들도 잠들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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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랭은 고양이를, 저는 개를 업고 다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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