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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 부평초라 불리는 개구리밥이 벼논 가득 둥둥 떠돕니다.
ⓒ 조찬현
푸른 논길을 가로질러 갔습니다. 벼논의 벼 포기가 제법 성숙하게 자랐습니다. 벼 줄기가 튼실합니다. 부평초라 불리는 개구리밥이 벼논 가득 둥둥 떠돕니다. 요즘은 개구리밥을 확독이나 절구통에 관상용으로 키우기도 합니다.

▲ 벼 포기에는 고추잠자리가 조용히 앉아 미동도 하지 않습니다. 이따금씩 바람이 살랑거리며 벼논을 스쳐 지나갑니다.
ⓒ 조찬현
벼 포기에는 고추잠자리가 조용히 앉아 미동도 하지 않습니다. 이따금씩 바람이 살랑거리며 벼논을 스쳐 지나갑니다. 바람에 흔들거리는 벼 이파리에는 아주 조그마한 청개구리들이 앙증맞게 몸을 움츠리고 있습니다. 분홍 실잠자리는 벼논을 날아다니다말고 이내 벼 잎에 앉았다 날아오르기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 하동마을은 고즈넉하기만 합니다.
ⓒ 조찬현
벼논사이로 백로가 머리를 흔들며 지나갑니다. 긴 목을 빼들고 조심스레 주변을 살피다 날아오릅니다. 하동마을은 고즈넉하기만 합니다. 마을 골목길을 꼬부랑 할머니가 지나갑니다. 할머니는 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누군가를 기다리기라도 하는 듯 동구밖 길을 공허하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 밭둑에는 담쟁이넝쿨이 전신주 맨 꼭대기까지 휘감고 오릅니다.
ⓒ 조찬현
▲ 빈집이 있는 풍경
ⓒ 조찬현
마을 산밭에는 아주머니가 지심을 맵니다. 밭둑에는 담쟁이넝쿨이 전신주 맨 꼭대기까지 휘감고 오릅니다. 거미줄에 걸려있는 고추잠자리와 하루살이는 바람결에 떠밀려 그네를 탑니다.

▲ 연초록의 갓이 해풍에 흔들거립니다.
ⓒ 조찬현
마을 뒷길에 오르니 푸른 바다가 넘실댑니다. 산밭에는 고구마와 옥수수 등의 작물이 가득합니다. 고추밭에는 고추의 붉은 열매가 익어가고 있습니다. 연초록의 갓이 해풍에 흔들거립니다. 기다란 열매를 맺은 녹두는 이제 막 꽃을 피우기 시작합니다.

▲ 참깨도 하얀 꽃망울을 터트렸습니다.
ⓒ 조찬현
참깨도 하얀 꽃망울을 터트렸습니다. 밭을 매는 할머니에게 참깨가 너무 작다고 하자 할머니는 장마철이라 비가 많이 와서 그렇다고 합니다.

"비가 왔싼께 옹그라져부요. 햇빛이 나야 될껀디... 물에 담가 논께 다 죽어부요."

이놈의 비 때문에 참깨농사를 다 망쳤다며 참깨가 영 크지 않는다고 안타까워합니다.

▲ 밭둑에는 여린 강아지풀이 하늘거립니다.
ⓒ 조찬현
▲ 무덤가에는 하얀 개망초꽃이 피었습니다. 나비 한 마리가 노란 꽃술에 앉아 한가롭게 꿀을 빨고 있습니다.
ⓒ 조찬현
밭둑에는 여린 강아지풀이 하늘거립니다. 오후 햇볕에 입을 앙다문 나팔꽃이 수풀 속에서 살며시 엿보고 있습니다. 무덤가에는 하얀 개망초꽃이 피었습니다. 나비 한 마리가 노란 꽃술에 앉아 한가롭게 꿀을 빨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골아이, U포터뉴스에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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