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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화대 약수터는 순식간에 떠들썩한 광장이 되었습니다.
ⓒ 서종규
현충일을 맞아 광주중앙중학교 1학년 3반 전체 학생들이 무등산으로 학급 단체산행을 떠났습니다. 요즈음 중학교 1학년 학생들 40여명을 인솔하여 단체산행을 실시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닌데, 윤영조 담임 교사의 노력으로 재적 40명 중 38명이 참석하였습니다.

윤 교사는 공휴일에 학생들과 함께 단체산행에는 어려움이 많았다고 하더군요.

“처음 학급에 제안을 하였을 때에는 학생들이 싫어했어요. 그런데 여러 번 설득을 하고, 학부모님들께도 양해를 얻고, 학교에도 허락을 받아 오늘 우리 반 단체산행을 할 수 있었습니다.”

윤 교사는 "단체 산행을 통하여 학생들이 잠시나마 학업과 성적의 억압에서 해방되어 마음껏 자연 속에서 즐거운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며 "산행을 통해 자연을 만끽하고, 자연이 주는 소중함을 느끼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산행 추진 계기를 설명했습니다.

▲ 광주중앙중 1학년 3반 남학생 15명과 여학생 23명 총 38명의 학생이 모여 무등산으로 학급 단체 산행을 위해 윤영조 담임 선생으로부터 주의사항을 듣고 있습니다.
ⓒ 서종규
산행 아침 광주 지산유원지에 남학생 15명과 여학생 23명 총 38명의 학생이 모여 산행 중 주의사항을 듣고 오전 10시쯤 출발했습니다. 산행을 돕는 동료 교사 도우미 3명과 학부모 1명이 동참하였습니다.

출발하면서부터 가파른 길을 올라 채야만 합니다. “선생님, 쉬었다 가요.”, “선생님, 이렇게 더운데 뭐 하러 산에 올라가요?”, “선생님, 안 가면 안되나요?” 등등 학생들의 입에서는 불평과 불만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김예성 학생도 학급 단체산행을 좋아하지 않았답니다. “처음에 담임 선생님께서 단체산행을 말씀하셨을 때, 안 좋았어요. 쉬는 날 등산 간다고 하니까 모두 불만이 많았죠. 그런데 선생님께서 친구들과 함께 하는 산행을 통하여 협동심도 기르고, 우정도 쌓고, 자연의 소중함을 배울 수 있다고 말씀하셔서 같이 참여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등산에 자신이 있다는 안효진 학생은 아버지와 함께 참여하게 되어 대단히 기대가 된다는군요. “오늘 집에 있었다면 텔레비전이나 게임을 하고 있었을 거예요. 한데 친구들과 함께 산에 오르니 좋을 것 같아요. 저는 아빠와 함께 설악산이나 지리산, 무등산 등 여러 산들을 올라 봤기 때문에 아빠께 같이 가자고 부탁하였어요. 오늘은 더 좋아요”라고 자랑했습니다.

▲ 출발하면서부터 가파른 길을 올라 채야만 합니다.
ⓒ 서종규
출발하여 깻재까지 오르는데 30여분이 걸렸습니다. 깻재에서 휴식을 취했는데, 모두 기진맥진하였습니다. 가지고 온 물은 거의 다 마셔버린 상태가 되었고, 주저앉아 일어나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이제 이 봉우리만 넘으면 능선을 가는 길이기 때문에 별로 어렵지 않다고 설득을 하고 다시 출발했습니다. 휴일을 맞은 많은 시민들이 계속 오르내리면서 학생들의 산행을 신기하게 바라봤습니다. 내려오던 어떤 아주머니는 들고 있던 물병을 통째로 학생들에게 주면서 격려하기도 했습니다.

▲ 깻재에서 휴식을 취했는데, 모두 기진맥진하였습니다.
ⓒ 서종규
지산유원지 전망대 부근부터는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을 계속 걸었습니다. 선두는 담임교사가 이끌고 중간과 끝에 도우미 교사들이 학생들을 챙기며 평두봉과 낙타봉을 넘어 바람재까지 두 시간을 거쳐 올랐습니다.

낮 12시에 바람재에 올라 너덜겅 약수터에서 휴식을 취했습니다. 약수터는 한꺼번에 들이닥친 학생들 때문에 난리가 났습니다. 학생들뿐만 아니라 많은 시민들이 물을 마시려고 붐볐습니다. 낙오된 학생은 한 명도 없었는데, 언제 밥을 먹느냐고 수없이 불만을 늘어놓던 학생들이 활기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 점심은 모둠별로 준비한 비빔밥입니다.
ⓒ 서종규
12시 30분에 바람재에서 토끼봉을 지나 봉화대 약수터에 도착했습니다. 모두들 배낭을 내려놓고 점심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점심은 모둠별로 준비한 비빔밥입니다. 담임 교사는 산행을 위하여 남녀가 포함된 여섯 개의 모둠으로 나누고 세심한 준비를 시켰습니다.

점심 메뉴인 비빔밥을 위하여 모둠원끼리 각각 준비할 반찬을 정하고, 비빔밥에 필요한 도구들을 챙겼습니다. 밥은 보온밥통에 넣어 와서 고추장이나 참기름까지 넣고, 모둠원 전체의 밥을 비볐습니다.

봉화대 약수터는 순식간에 떠들썩한 광장이 되었습니다. 많은 시민들이 다양한 시선으로 단체로 온 학생들을 바라보았습니다. 떠드는 학생들이 불편한 사람들도 있었고, 이렇게 단체로 산행 온 학생들을 대견해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 천제단에는 약간의 공간이 있어서 학생들의 단체 행동에 좋은 장소입니다.
ⓒ 서종규
점심을 먹은 뒤에 다시 이동을 하여 천제단으로 갔습니다. 천제단에는 약간의 공간이 있어서 학생들의 단체 행동에 좋은 장소입니다. 담임 교사의 지도 아래 '둥글게 둥글게', '짝짓기', '토끼와 거북이', '인간줄다리기', '신발탑 쌓기' 등 여러 가지 모둠별 대항놀이를 했습니다.

떠들썩한 학생들의 놀이에 천제단 주위에서 쉬고 있던 시민들의 시건은 곱지 않았습니다. 조용한 휴식을 위하여 찾은 산에서 학생들의 함성에 불편했나봅니다. 여러 대항 놀이를 마친 학생들은 쉬고 있는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고, 산에서 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 담임 교사는 산행을 위하여 남녀가 포함된 여섯 개의 모둠으로 나누고 세심한 준비를 시켰습니다.(모둠별 짝짓기 놀이)
ⓒ 서종규
▲ 모둠별 신발탑 쌓기 놀이
ⓒ 서종규
학부모 도우미로 참여한 안삼현씨는 "학급단위의 산행이 매우 어려운 일인데, 이렇게 동참하고보니 지도하시는 선생님들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평소에 우리 애가 말을 잘 듣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대부분의 학생들이 하는 행동이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청소년기에는 학생들의 성격 변화가 심한 것 같아요. 특히 요즈음 학생들은 터 놓고 이야기하거나, 스트레스를 풀어 버릴 수 있는 기회나 장이 마련되지 않아서 더 반항적인 모습이 드러나는 것 같아요.”

▲ 토끼와 거북이 놀이
ⓒ 서종규
오후 4시 30분 무등산 증심사 입구에 도착했습니다. 모두 무사히 학급 단체 산행을 마친 것입니다.

김도흔 학생은 힘든 산행이었지만 모둠별 비빔밥 식사나 대항놀이가 가장 재미있었다는군요.

“참, 힘들었어요. 봉우리를 올라갈 때에는 다리에 감각이 없었어요. 그러나 올라가면서 친구들을 생각하였고, 내가 낙오하면 선생님이나 친구들이 얼마나 힘들어할까 하는 생각에 이를 악물고 올랐어요. 그래서 낙오되지 않은 것 같아요. 다음에 다시 오자고 하면 글쎄요. 보세요. 넘어져 무릎에 생채기가 났지만, 모두 마치고 나니 기분이 좋아요.”

▲ 모둠별 인간줄다리기 대항전
ⓒ 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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