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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지태 이장을 석방하라!" 현충일인 6월 6일 오전 11시, 조사를 받겠다고 자진 출두한 김지태 이장에 대한 검찰의 구속방침이 회자되자 대추리 도두리 주민들이 평택경찰서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 dczume
"전경 놈들, 니들은 가서 대추리 지켜라! 우리는 경찰서 지키러 왔다!"

평택 미군기지 확장 이전을 반대하는 대추리·도두리 주민들은 현충일인 6일 오전 11시부터 '김지태 이장 석방'을 촉구하며 평택경찰서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전날 오전 10시, 업무집행방해 및 집시법 위반 혐의로 지명 수배된 김지태(47·팽성대책위) 대추리 이장이 평택경찰서에 자진 출두하여 조사를 받고 있는 상태에서, 검찰의 구속 방침이 회자되고 있기 때문이다.

마을 주민들과 함께 평택 미군기지 확장 이전을 반대하는 싸움을 이끌어온 문정현 신부는 "대한민국 정부가 대화하자고 했으면 약속을 지켜야지, 집회도 없는데 마을로 드나드는 사람들 죄다 검문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문 신부는 "한 쪽에서는 주민대표 구속시켜 놓고 농지 다 파놓고 논마다 철조망까지 몇 겹으로 쳐놓고는, 자진 출두해서 조사받겠다는 사람까지 구속시키면 이게 정부가 대화를 하겠다는 건가"라며 정부에 속임수를 쓰지 말고 정직하고 성실하게 대화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이어 문 신부는 "나는 이런 속임수를 쓰는 정부에게 더 이상 김지태 이장의 석방을 요구하지 않겠다, 김 이장을 따르겠다"며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70, 80 먹은 노인들이 왜 목소리를 높여가며 경찰서 앞에 있습니까? 이 정도 날씨면 우리는 아스팔트 위에서도 농사지을 수 있습니다. 경찰서 앞에서 농사지읍시다."

문 신부에 이어 도두리 이상렬 이장의 말문도 터졌다. 이상렬 이장은 "관계자는 왜 자진 출두한 김지태 이장을 구속하겠다는 것인가에 대해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31일 1차 대화에 이어, 정부 측과 주민 대표 간 대화가 내일(7일)로 예정되어 있는 가운데, 주민 대표 가운데 한 명인 이상렬 이장은 정부의 대화 의지에 대해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 측이 한편에서는 평택 미군기지 이전 사업이 '국책사업'이라고 말하면서도 지난주부터 재계된 대화에는 대추리·도두리 주민 대표만을 참석시키기로 하자, 진정한 국책사업이라면 이 문제에 관심있는 모든 국민이 대화의 주체로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개진되었다.

이날 모인 주민들은 640여일간 진행해온 촛불집회를 평택경찰서 앞에서 진행하기로 했다.

김지태 이장은 평택 미군기지 예정부지 농지 수용에 거부, 팽성대책위원회 주민대표로 활동하면서 지난 4월 7일 국방부가 농수로를 폐쇄할 당시 주민들과 함께 콘크리트를 걷어내는 등 그동안 강제토지 수용에 반대하면서 각종 집회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국방부 측에 의해 업무방해혐의로 고발됐다.

이에 경찰도 김씨에 대해 집시법위반 혐의를 적용, 지난달 29일자로 수배했다. <뉴시스>에 따르면 '현재 경찰은 김 이장에 대한 조사가 끝나는 대로 수원지검 평택지청 공안부에 송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 평택 미군기지 확장 이전을 반대하는 범대책위원회 등 차량들이 속속 들어와 평택경찰서 앞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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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정부의 지질 측량 강행을 막다가 몸 이곳저곳을 다치 문정현 신부가 '정부의 대화 의지 없음'을 이야기하고 있다. 문정현 신부는 김지태 이장의 구속 철회가 아니라 그의 뜻을 따르겠다며 무기한 단식에 들어가기로 했다. 잠시 청중이 조용해졌다. 모두가 걱정스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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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택경찰서 현관문에는 "믿음직한 경찰 안전한 나라"라는 표어가 쓰여있다. 누구에게 믿음직하고 누구에게 안전한 나라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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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낮 1시 뜨거운 아스팔트 위, 평생 농사만 지어온 사람들은 오늘 경찰서 앞에서 농사를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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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평택경찰서 종합민원실 건물 위에는 경찰 감시 카메라와 캠코더가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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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들은 기자가 아니다. 기자 출입증과 명찰이 없으면 평택경찰서에 들어올 수가 없다던 이들은 아마도 사복경찰일 것이다. '평택 시민'이라고 자신을 밝히며 당당하게 기자를 밀어 제친 검은 셔츠의 사내는 평택경찰서 종합민원실 건물 위에서 감시 촬영하는 이들과 뭔가 얘기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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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몰래몰래 카메라를 들었다 놨다 한 한 사내. 그가 찍어서 나도 찍었다. 그러나 그 쓰임은 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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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추리 솔부엉이 도서관 관장 류재현씨가 이 집회를 알리는 피켓들을 붙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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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방부, 대화하자면서 속임수가 웬말이냐?" 정말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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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갈 곳을 잃은 옛따책방 쥔장이자 한 아이의 엄마, 그리고 구본주를나르는사람들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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