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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져야 한다는 당위성과 사라질 것이라는 희망을 안고 기술이 발달한 시대에 지역감정은 어떻게 변화할지, 없어질지, 그대로 존재할지를 모니터에 그려 보고자 한다.

일반적으로 지역감정이 무엇인지 쉽게 정의하기란 쉬운 일은 아니다. 오프라인에서 사람들은 끊임없이 '우리'를 만들어 가는 과정에 살고 있다. 이러한 우리 의식 중 가장 자연스러운 것이 가족일 것이다. '우리' 의식이 집단이기주의로 발전하고 아픈 한이 서려질 때 지역 간의 차이는 넘어설 수 없는 지역감정이 된다.

산업사회는 지역 간 소외현상을 심화 시켰다. 산업화가 진행됨에 따라 나라는 개발된 도시와 낙후된 농촌으로 나뉘었다. 즉 대량 생산 기술이 만든 아날로그 지역 차이는 도시와 농촌이었다.

따라서 아날로그 시대의 지역 차이는 서울과 영호남의 차별이지 호남과 영남의 지역감정이 아니다. 즉 변두리와 도심, 분권과 절대권력, 서울공화국과 소외된 지역의 차별이 문제이다. 아이러니하게도 하나로 뭉쳐 서울공화국에 대립각을 세워야 할 영남과 호남이 가장 극렬한 지역감정의 근원지가 되어 서로의 발전에 발목을 잡고 있다. 따라서 영남과 호남의 지역감정은 지극히 정치적인 매개 변수로 인하여 고착화된 민주화의 잔재이지 산업화의 병폐가 아니라는 특징이 있다.

공교롭게도 우리 나라에서는 중앙집권적인 국가 발전을 균형적 발전으로 서울 중심의 자원 집중을 호남과 영남으로 고르게 나누기 위해 서로 힘을 합쳐야할 영남과 호남이 불천지원수가 되었다.

디지털 시대로 들어서면서 인터넷 카페, 클럽, 블로그 이웃, 싸이 1촌 등 새로운 온라인 '우리'가 만들어졌다. 하지만 오프라인에서는 산업화의 '우리'가 발전, 확대된 집단이 공존한다. 따라서 학연, 혈연, 지연에 진저리를 치면서도 학연, 혈연, 지연에 연연하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인다. 디지털 시대는 산업화 시대와 유비쿼터스 시대의 다리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비쿼터스 도시(ubiquitous city)란?

유비쿼터스 컴퓨팅 기술을 지원하는 도시를 뜻한다. 여기서 유비쿼터스 컴퓨팅 기술이란 지리정보시스템(GIS), 지능형교통시스템(ITS), 시설물관리시스템, 홈네트워크, 지능형빌딩시스템(IBS), 스마트카드, 전자정부 등 기존 도시정보화 시스템과 서비스를 서로 유기적으로 통합해 제공할 수 있는 통합체계에 무선주파기술(RFID), 주소할당체계(IPv6), 유비쿼터스센터네트워크(USN), 광대역통합망(UCN) 등 신기술을 뜻한다.
유비쿼터스 컴퓨팅 시대에는 유비쿼터스 도시가 필연적으로 필요하다. 유비쿼터스 도시란 유비쿼터스 컴퓨팅 기술을 지원하는 도시 환경을 뜻한다. 따라서 일반 산업시대의 도시, 농촌 등은 상대적으로 열악한 환경에 놓일 가능성이 있다.

유비쿼터스 컴퓨팅 시대에는 정보화의 영향으로 지리적인 한계가 많이 개선될 것이지만, 정보 환경에 따른 자원 활용의 차이는 정보 콘텐츠 생산력에 차이를 가져오고 결국 유비쿼터스 도시와 다른 도시간의 정보화 격차, 경제력의 차이가 예상된다. 지역 차별은 현실의 문제를 감정의 물꼬로 바꾸는 탁월한 정치인에 의해 지역감정으로 폭발할 가능성을 가지게 될 것이다.

다가오는 미래 사회에 새로운 지역 차별이 없게 되기 위해서라도 유비쿼터스 도시는 산업시대에 낙후된 지역에 우선적으로 건설되어야 한다. 물론 유비쿼터스 도시의 입지 순위는 기존의 기반 시설, 배후환경 그리고 경제적 타당성을 종합하여 건설하여야겠지만, 국토 전체의 균형발전과 지방자치시대의 분권화를 이루기 위한 결정이 이루어져야 미래의 지역감정을 막을 수 있다고 여겨진다. 후세에게는 아날로그 시대의 지역감정이라는 전철을 밟게 하지 않는 정책적 결정이 이루어져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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