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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14일 저녁 8시40분]

김종빈 총장, 전격 사직서 제출... 파문 확산

▲ 14일 김종빈 검찰총장이 고뇌에 가득찬 채 서초동 대검청사 구내식당으로 걸어가고 있다. 천정배 법무장관의 '수사지휘'를 수용한 김 총장은 이날 오후 사직서를 제출했다.
ⓒ연합뉴스 최영수
김종빈 검찰총장이 14일 천정배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수용' 입장 표명과 동시에 법무부에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총장의 사직서 제출은 강정구 교수 신병처리 판단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이라기보다는, 천 장관의 '불구속 수사' 지휘 발동에 대한 항변의 뜻이 담겨 있어 파문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 총장으로서는 천 장관의 수사지휘권을 수용하면서 사표까지 내지 않을 경우 더 이상 검찰 수장으로서 지도력을 유지하기 힘들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김 총장, 사직서 제출하고 퇴근

임채진 법무부 검찰국장은 14일 오후 "김종빈 총장의 사직서가 도착했다"고 밝혔다. 또 여권의 한 관계자도 "김종빈 총장이 천정배 장관에게 구두로 먼저 사의를 표명했다"며 "그러나 천 장관은 곧바로 김 총장의 사표를 반려할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김 총장은 이날 천 장관의 수사지휘권을 수용하기로 결정하면서 대검 간부들에게 사퇴의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대검 간부 및 참모진들이 적극 만류했지만 김 총장은 사퇴서를 법무부에 제출한 뒤, 평소 퇴근 시간보다 일찍 검찰청사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모는 이날 오후 기자실을 방문, "이번 사안이 총장이 (총장직을) 던지고 나갈 사안이냐?"고 말해, 김 총장이 이미 사퇴 입장을 굳히고 있었다는 사실을 암시했다.

이후 김 총장은 천 장관의 수사지휘권에 대한 입장 표명에서 "법무부 장관이 이번에 구체적 사건의 피의자 구속여부를 지휘한 것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며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일단 법무부로 접수된 김 총장의 사퇴서는 곧바로 인사권자인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고된다. 따라서 김 총장의 사표 수리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법무부 '뜻밖'... 철회 않으면 수리 불가피

청와대와 법무부는 김 총장의 사직서 제출이 '뜻밖'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또 김 총장의 사직서를 철회할 수 있도록 설득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김 총장이 끝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사직서 수리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강찬우 대검 홍보관은 "김 총장이 오늘 발표한 입장을 일선 검사들에게 따로 말씀할 것"이라며 "그때 본인의 거취에 대한 얘기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대검에서는 김 총장 사퇴에 따라 '준비팀'이 구성돼 이후 대책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 총장이 이날 천 장관의 수사지휘권을 수용하면서 갈등 국면이 해소되는 것처럼 보였지만, 김 총장이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갈등의 종결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그동안 공안부 검사들을 중심으로 한 검찰 내 일부 강경파들은 이번 파문과 관련 수사지휘권 거부와 함께 김 총장의 용퇴를 강하게 건의해 왔다.


[2신 수정 : 14일 오후 6시38분]

검찰총장, 수사지휘권 일단 수용... 거취는?


▲ 강찬우 대검공보관이 14일 서초동 대검청사 기자실에서 "검찰은 법무장관의 지휘권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발표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 천정배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과 관련, 검찰총장과 수뇌부의 향후 거취가 주목되는 가운데 김종빈 검찰총장이 고위간부들과 함께 14일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서초동 대검청사 구내식당으로 걸어가고 있다.
ⓒ 연합뉴스 최영수
김종빈 검찰총장은 14일 천정배 법무부 장관의 강정구 교수에 대한 '불구속 수사' 지휘권 발동에 대해 일단 '수용'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총장은 그러나 본인의 거취 문제에 대해서는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강찬우 대검 홍보담당관은 "총장이 힘들어하고 계신다"고 말해, 김 총장이 거취 문제를 심각하게 고심했음을 시사했다.

강찬우 대검공보관이 대독

김종빈 총장은 이날 오후 5시경 '법무부장관의 지휘와 관련하여'라는 제목의 A4 1장짜리 보도자료를 내고 "법무부 장관의 지휘를 수용한다"면서도 "다만, 법무부장관의 이러한 조치가 정당한지 여부는 국민이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총장은 "지휘권 행사 자체가 타당하지 않다고 하여 따르지 않는다면 검찰총장 스스로 법을 어기게 되는 것이며, 나아가 검찰은 통제되지 않는 권력기관이라는 비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 총장은 "검찰청법 규정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역대 법무부장관이 이를 행사하지 아니하고 자제하여 온 것은 그 행사 자체가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훼손할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법무부장관이 이번에 구체적 사건의 피의자 구속여부를 지휘한 것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훼손할 우려가 있어 심히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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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 거듭된 질문에도 "발표문으로 판단 바란다"

천 장관의 수사지휘권에 대해서는 수용할 수밖에 없지만, 천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 자체에는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김 총장이 이날 수사지휘권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함에 따라 사흘에 걸쳐 벌어진 법무장관과 검찰총장간의 갈등 양상은 일단 일단락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검찰 내부에서 '수사지휘권을 거부하고 총장이 사퇴해야 한다'는 강경론이 거세게 대두됐었던 만큼, 파문이 완전히 봉합되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앞서 김 총장은 지난 12일 법무부에 국보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강정구 동국대 교수에 대한 '구속 수사' 의견을 보냈지만, 천 법무장관이 다시 '불구속 수사' 지휘권을 발동하면서 파문이 일었다.

[전문] "지휘권 행사가 타당하지 않다고 하여 따르지 않는다면..."

▲ 강찬우 대검공보관의 발표장에는 수많은 취재진이 몰려 이 사건에 대한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오마이뉴스 남소연

천정배 법무부장관의 수사지휘권 행사에 대한 14일 김종빈 검찰총장의 입장 표명은 강찬우 대검 공보관을 통해 대독됐다. 다음은 김 총장의 입장 발표 전문.

법무부장관의 지휘와 관련하여

검찰총장은 2005.10. 12 법무부장관으로부터, 경찰에서 구속수사를 건의한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 피의자 강정구에 대하여 불구속 수사하라는 지휘를 받았다.

'검찰의 정치적 중립'은 대한민국 검찰 역사상 검찰이 이를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여 온 매우 중요한 가치이다.

검찰청법 제8조에서는 '법무부장관은 구체적 사건에 대하여 검찰총장만을 지휘·감독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나, 이 조항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역대 법무부장관이 이를 행사하지 아니하고 자제하여 온 것은 그 행사 자체가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훼손할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법무부장관이 이번에 구체적 사건의 피의자 구속여부를 지휘한 것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훼손할 우려가 있어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그러나 지휘권 행사 자체가 타당하지 않다고 하여 따르지 않는다면 검찰총장 스스로 법을 어기게 되는 것이며, 나아가 검찰은 통제되지 않는 권력기관이라는 비판을 받게 될 것이다.

따라서 법무부 장관의 지휘를 수용한다. 다만, 법무부장관의 이러한 조치가 정당한지 여부는 국민이 판단하게 될 것이다.

검찰은 이러한 사태에도 불구하고 추호의 흔들림 없이 실체적 진실 발견과 인권보장이라는 검찰 본연의 소임을 다할 것이다.

2005. 10. 14. 검찰총장 김종빈

[1신 : 14일 오후 3시56분]

김종빈 검찰총장, 오후 5시 입장 표명할 듯


천정배 법무부장관의 강정구 동국대 교수에 대한 '불구속 수사' 지휘에 대해 검찰이 입장 표명을 유보하고 있는 가운데 김종빈 검찰총장은 14일 참모들에게 "내가 책임져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 총장은 여전히 수사 지휘권 수용 여부나 본인의 거취 문제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대검 관계자는 "김 총장의 입장 발표는 이르면 이날 오후 5시경쯤 나올 것 같다"고 전했다.

김종빈 총장은 천 장관이 수사 지휘권을 행사한 12일 오후부터 대검 간부를 비롯해 각 지검·지청 등 일선 검사들을 상대로 의견 수렴을 해오고 있다. 김 총장은 14일에도 오전 11시30분경부터 참모진들과 2시간에 걸쳐 대책회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 관계자는 "총장은 사퇴에 대해서는 한 말씀도 안했고, '내가 책임져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 이외에는 아무 말도 안하고 있다"며 "참모들이 신중히 해달라고 계속 건의하고 있고, 총장은 듣고만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이번 사안이 총장이 (총장직을) 던지고 나갈 사안이냐?"고 기자에게 반문, 김 총장이 자신의 거취 문제를 심각하게 검토하고 있음을 암시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수사 지휘권 수용 여부와 관련해 "총장의 말을 들어보면, 거부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면서도 "경찰에서 수사했던 사안을 가지고 자꾸 얘기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가 직접 수사해보고 난 뒤에 총장이 거취를 판단해도 늦지 않다는 의견이 유력하게 논의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서울중앙지검에서는 총장이 사퇴해야 한다고 요구한 것이 사실이냐'는 질문에 "촉구가 아니라 건의한 것"이라며 "수사 지휘는 부당한 명령이기 때문에 거부하고 (총장이) 나가지는 말아야 한다는 의견도 상당히 많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대법원쪽에서는 수용하고 그냥 계시는 쪽(의견)이 많더라"며 "그런 의견들도 총장에게 보고했다"고 부연했다.

이 관계자는 "어떤 결정를 내리더라도 총장이 직접 하실 것"이라며 "한참 (검찰 조직이) 안정되어 가고 있는데 의외의 변수가 생겨서 여러가지로 불편하게 됐다"고 곤혹스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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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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