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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버시를 생각할 때마다 시험관 속에 넣은 개구리가 생각난다. 과학 시간에 두 마리의 개구리를 준비하여 한 마리를 뜨거워진 시험관 속에 넣었다. 그 개구리는 시험관의 물속에 발이 닿자마자 너무 뜨거운 나머지 점프를 하여 뜨거운 시험관을 빠져나가 버렸다. 하지만 서서히 달구어지고 있는 시험관에 넣은 개구리를 자신이 죽어가는 줄도 모르고 그 따뜻함을 즐기다가 서서히 죽음을 맞이했다.

유비쿼터스 컴퓨팅 시대는 우리에게 너무나 달콤한 사탕을 던져주고 있다. 신용카드로 동전을 거스를 필요 없이 지하철과 버스를 탈 수 있고 더 나아가 할인까지 해준다. CCTV를 설치하면 도둑을 잡을 수 있고 속칭 삥땅을 치는 종업원도 잡을 수 있다. 심지어는 스마트카드 속에 주민등록번호, 의료정보기록, 범죄기록 그리고 신용카드 기능까지 넣어 두면 너무나 편리하게 하나의 카드로 모든 일을 할 수 있다고 이야기 한다.

사람은 서서히 편리함에 젖어 들고 있다. 물에 잠긴 시험관 개구리가 뜨끈뜨끈해지는 온도 올라감에 기분이 노곤해져 서서히 다리의 근육을 풀고 편히 죽음을 맞이했던 것처럼 말이다.

시간이 지나 손가락 끝이나 손톱에 칩을 넣어 여권,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신용카드, 의료보험증, 각종 증명 서류(호적등본, 대학 졸업 증명서, 학업 성적 증명서 등)를 가지고 다니지 않아도 우리 나라와 전 세계를 다닐 수 있다면, 모든 사람들이 칩을 몸에 넣기 위해 줄을 서는 일은 생기지 않을까? 이미 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 기술로 이와 같은 상상은 가능한 세상이 되었다.

오늘날 디지털화를 넘어서 네트워크로 촘촘히 연결되는 유비쿼터스 컴퓨팅 시대가 다가오는 시점에서 우리가 프라이버시의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하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다. 이는 편리함이 주는 미래에 대한 낙관과 법만 어기지 않으면 별 문제 없겠지라는 안일함 때문이다. 그 많은 정보를 누가 관리하고 분리하고 조정할지에 대한 고민도 없이 말이다.

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
마이크로 칩을 내장한 태그, 라벨, 카드 등에 저장된 정보를 무선주파수를 이용하여 자동으로 인식하고 읽어 들이는 기술이다. 상품, 화물, 화폐(유로), 옷 등 모든 물건과 동식물 등에 부착하여 생산, 유통, 판매 등에 있어 관리 효율 및 고객만족을 통해 획기적인 비용 절감을 가능케 한다. RFID 태그는 지능화 및 소형화되면서도 생산가격이 하락하여 일상 생활에 활용될 가능성이 아주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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